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11

공모당선 작가展   2015_0716 ▶︎ 2015_0904 / 주말,공휴일 휴관

1부 초대일시 / 2015_0716_목요일_05:00pm 2부 초대일시 / 2015_0814_금요일_05:00pm

1부 / 2015_0716 ▶︎ 2015_0731 참여작가 / 강민정_김정은 2부 / 2015_0814 ▶︎ 2015_0904 참여작가 / 권희수(즉비)_안다혜

본 프로그램(사업)은 서울문화재단의 2015년도「서울메세나 지원사업」의 지원금으로 추진됩니다.

주최 / (사)캔파운데이션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12:00pm, 01:00p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오래된 집 Old House 서울 성북구 성북동 62-10,11번지 Tel. +82.2.766.7660 www.can-foundation.org

급격한 세월의 변화에도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62-10번지와 62-11번지. 두 낡은 단층가옥은 성북동의 지역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캔 파운데이션이 진행하는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는 낡고 오래된 이 공간이 가진 장소성과 역사성을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드러내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본 재생프로젝트는 캔 파운데이션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로, 매년 공모를 통해 오래된 집과 함께 호흡하며, 시간의 흔적과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풀어나갈 참여작가를 선정해왔다. 올해로 7년째 진행 중인 본 프로젝트는 7, 8월의 장마 기간 동안 진행된다. ● 본 프로젝트는 지난 6월에 진행된 공모의 지원작가 중 선정된 강민정, 김정은, 권희수(즉비), 안다혜의 전시가 각각 1부(강민정, 김정은), 2부(권희수(즉비), 안다혜)로 나누어 진행된다. '오래된 집'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장마 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만들어질 이번 프로젝트는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캔파운데이션_오래된 집

강민정_순간의 정령_나무, 의자, 목재 파레트, 모터_가변설치_2015

나는 상상력이 흘러가고 축적되고 다시 흩어지는 과정 자체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주변의 오브제와 상황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그러한 과정을 표현한다. 상상력은 비물질적이며 측정할 수 없는 어떠한 것이지만 물질과 상황과 시대와 엮였을 때 하나의 몽환적이며 망상적인 시간과 공간과 사건을 만들어내고 신화적 존재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손에 잡힐 수 있는 상업적 물건으로 물질화되기도 한다. ● 나는 이러한 상상력의 흐름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나는 이런 실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이야기의 편린들을 통해 사물 표면의 내부를 응시하는 즐거움과 그것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할 때 해방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를 상상해나가는 행동자체가 다양한 상황의 동력이 된다고 믿고 있다. 작품을 통해, 기존하는 오브제에 반영된 사사로운 상상력이 관객과 교감하며 변화되는 과정을 표현함으로써 작품을 상상력의 결과물을 넘어선 그 발아로서 표현하고자 한다. ● '오래된 집'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이 공간은 시간과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한 시간과 사건의 침식과 퇴적은 공간에 여러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특정한 기류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이렇게 공간 위에 자연적으로 새겨진 시간의 자취들은 때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와 느낌을 준다.

강민정_슈팅스타_목재 파레트, 모터_84.5×111.5×12cm_2015
강민정_젊음의 샘_시멘트, 빗물, 양철양동이_가변설치_2015

이번 전시에서는 고정되어 있지 않은 이미지를 주는 자취들로부터 시작된 상상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마치 오래된 집이 주는 공간의 이미지가 그러하듯, 항상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정지된 이미지 덩어리가 아니다. 이들은 때에 따라서는 그 모습을 감추기도 하고 일그러지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공간과 공간 속의 사람들과 함께 공생하는 존재들로서 그 형체를 드러낸다. 즉 흔적으로부터 파생된 상상의 존재는 그것이 머물러있는 환경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그 이미지와 형태가 고정이 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작품에 사용되는 오브제는 집과 관련된 것들로, 집 일부를 차지하거나 그것을 건축하는 데에 사용되는 물건들이다. 각기 다른 집의 구성물이 있던 오브제들은 오래된 집의 물건들로 다시 모인 셈이다. ● 마당에 설치될 작품 「젊음의 샘」은 방수페인트와 스프링쿨러를 이용하여 물이 닿아야 그 전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실내에 놓일 작품 「슈팅스타」와 「순간의 정령」은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이미지와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정된 하나의 이미지를 갖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한다. 오브제로 표현된 존재들은 획일적으로 재단된 하나의 이미지를 벗어나 고정되어 있지 않은 공간과 물이라는 물리적인 물질을 만나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흘러간다. 이러한 모습은 통해 허구적이기도 하고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한 상상력과 삶의 한 단면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 전설속의 「젊음의 샘」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혹시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들, 그리고 내가 겪어보지 못한 수많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강민정

김정은_Self mapping : 자.가.실.측 Ⅰ-mapping_아크릴판, 드로잉_가변설치_2015_부분
김정은_Self mapping : 자.가.실.측-나열된장소 115_포맥스, 드로잉_가변설치_2015

본인은 지도를 작업의 소재이자 자료로 이용하되, 개인적인 기억과 몸의 움직임, 일상적이고, 주관적 감성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한다. 본인이 만들어낸 지도는 현실의 지형을 반영하는 지도이자 동시에 몸과 기억이 스며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지도'이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와 그 주변의 길들을 단순한 길로 구성된 지도를 그린다. 또한 이 지도는 자신이 일상의 볼일을 위해 걸어 다녔던 길의 흔적이자, 몸의 움직임을 기록한 드로잉이기도 하다. ● 본인이 만드는 지도/드로잉 작업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에서 '생활세계(Lebenswelt)'라고 부른 장 혹은 환경이 어떻게 본인의 경험이나 몸과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현상학에 따르면, 모든 의식은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이며, 세계의 모든 대상은 의식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객관성과 주관성의 양자택일은 무의미해진 것이다. 후설에서 더 나아가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세계와 나의 이러한 얽힘은 몸을 매개로 이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지도/드로잉 작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몸과 기억, 경험으로 구성된 공간의 지도이다. 이 공간은 객관적 세계에 속한 것이면서 동시에 주관에 의해서만 완성되는 공간이다. 기존의 지도가 그 속을 걸어가는 인간의 몸이나 경험과는 무관한 추상적 세계를 보여준다면, 본인이 다시 만들어낸 지도는 몸과 경험 그 자체를 통해서만 구성되는 객관적 세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객관성은 본인의 손에 의해 채워진 주관성의 반쪽이며 그 풍부한 이면이다. (전시 서문 중)

김정은_Self mapping : 자.가.실.측 Ⅲ-로드타일_포맥스, 프린트시트_가변설치_2015

본인은 실제 지도를 지표적으로 활용하여 입체, 평면, 설치 등을 통해 장소를 다층적으로 성찰한다. 그리고 신체의 경험과 기억의 흔적들을 공간에 표상하여,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지도를 만든다. 이러한 지도 그리기를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상상해보고 이에 얽힌 삶의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그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우리는 실제장소(이동거리)를 향해 객관적인 공간 속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각자의 기분과 분위기, 감각에 따라 또 다른 주관적인 공간을 걷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인은 오래된 집 『self mapping : 자.가.실.측(62-11번지로 가는 길)』전시에서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공간-지도 위에 거닐었던 몸의 공간, 장소들-주관적인 장소를 동시에 연결하여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실제의 현장, 현장에서 발견된 사물이 있는 곳으로 각 지점의 위치와 그 지점들 간의 이동 거리를 본인의 신체가 측량기가 되어 보폭 수, 이동했던 길의 흔적을 줄자, 영상으로 기록하여, 실제 이동거리를 신체와 기억, 감각으로 측량 한다. 본인은 그 길 위 에서 신체의 경험으로 장소가 갖는 우연한 단서나, 정황, 그로 인한 신체의 반응, 장소가 가지고 있는 기억을 통해 객관적인 측량과 주관적인 생각과 감각을 따라 특정장소를 향하는 맵핑을 오브제, 아카이브, 영상, 설치 등으로 다양하게 시각적으로 구조화 시키고자 한다. ■ 김정은

권희수_암묵적 관계도_어항, 소금, 조약돌, 화분, 디지털 프린트액자, 텔레비전_가변크기_2015
권희수_에테르를 혹은_수초, 라이트패널, 방석_3×100×100cm_2015

권희수 작가는 「공동체를 위한 플랜B : 혹은 플랜츠」에서 식물의 사유를 통해 공동체의 공존 방법을 모색한다. 오래된 집에서는 실제 유기물을 소재로 이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공간 밖으로 확장된 오브제들을 통해 작품의 네트워킹을 실험한다면, 「즉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포럼(forum)에서는 전시기간 중 수집된 자료와 이미지들을 통해 집에서 기르는 화분처럼 자연의 조각만을 곁에 둘 수 밖에 없는 모순적 상황과 결국 자연의 차용이 될 수밖에 없는 예술작품의 한계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 '즉비(卽非)'란 대상이나 개념에 집착하지 않고 열린 상태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단어로 금강경(金剛經)에서 언급하고 있는 명제이다. 그에 따라 「즉비 프로젝트」 역시 제도나 판단에 얽매이지 않는 상태에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대하고자 하는 마음을 반영하고자 한다. ● 「공동체를 위한 플랜B : 혹은 플랜츠」에서 권희수 작가는 식물적 사유로부터 촉발된 공동체적 연대의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소통의 창구가 많아진 시대에 과연 실질적 소통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질문을 던지는 작가는 본 전시를 통해 또 다른 형태의 '관계 맺기'를 제안한다. 그 첫 번째 시작점으로 작가가 주목한 것은 식물들의 소통방식이다. 식물들은 화학성분을 대기로 방출하여 위험을 서로에게 알리기도 하고 초감각적 생체 신호로 물리적 반응을 뛰어넘는 에너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들의 교신방법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가는 '오래된 집'을 공동체 의식을 위한 구심점을 삼고 주변의 장소와 거리로 확장된 형태의 전시를 모색한다.

권희수_암묵적 관계도-무제_비파물고기, 어항_30×25×25cm_2015 권희수_유령 DNA_단채널 영상_2015 권희수_0112358_각종 열매_가변크기_2015 권희수_암묵적 관계도-00주의를 위한 준비자세_2채널 영상, 텔레비전 2대_2015
권희수_공_패널, 고무공_가변크기_2015 권희수_잃어버린 새를 찾자_화분들_가변크기_2015 권희수_3.14_테이블, 종이컵, 물통_가변크기_2015 권희수_무제_흰색 천_100×250cm_2015

식물들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대신에 오감을 뛰어넘는 '공통된 세포의식'을 통해 서로 교감을 나눈다는 것은 이미 몇몇의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러한 식물들의 근원적인 지각능력은 생명체 사이의 일체감에 바탕을 둔다. 또한 0과 1을 이용한 이진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교신하는 이들의 체계는 오늘날 미디어 매체의 네트워킹 방식과 비슷하다. 네트워킹을 정보교환을 위한 기술수단이 아닌 정신적 교감과 공생을 위한 형식으로 바라본다면 이들의 교감체계는 동시대에 요구되는 연대의식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소통방식을 보다 진보된 차원의 지각능력으로 보고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들의 네트워킹 체계를 전시에 적용시켜 삶과 예술의 공동체적 연대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장소와 장소, 사람과 사람의 네트워킹을 통해 예술과 삶을 연결시키는 매개자의 역할을 감행한다. ● 따라서 본 전시에서는 씨앗이나 열매처럼 가변적인 재료들을 이용하거나 이질적인 오브제들을 설치하여 장소들을 연결하고, 퍼포먼스나 토론의 장을 작품의 일부로 선보이기도 한다. 행동을 중시하고 변화하는 상태 자체를 주목하는 본 전시는 예술행위 자체를 삶으로 참여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공간과 공간, 작품과 작품의 유기적 연결을 만들어나가는 작가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은 성장하는 식물처럼 만들어지고 변화한다.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길거리나 뒷골목 혹은 누군가의 삶의 터전인 장소처럼 또 다른 유기체로 상정한 공간에서 작품들은 사람들의 일상과 공유된다. 이처럼 직접 삶 속으로 들어간 전시는 적극적인 행위의 주체로서 예술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때 전시공간인 '오래된 집'은 네트워킹을 위한 구심점이다. 사유와 소통, 욕망과 감정이 오가는 소통의 주체로서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몸덩이로 존재한다.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전시공간은 식물의 내부를 표상한다. ● 집의 의미가 기능적인 역할을 행하는 목적성으로 귀결될 때 그 관계는 수동적으로 정립된다. 그러나 껍데기에서 벗어나 생명성을 추구할 때 집은 삶을 이어나가고 관계를 형성시키는 중심으로 거듭난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날씨에 따라 내부의 공간과 설치물들은 시시각각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특정한 사건을 발생시키는 주체로도 작동한다. 따라서 전시장에서 관객이 발견하는 것은 네트워킹이 집적된 기억의 결과물이자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상태 그 자체이다. 이처럼 이성과 사고 이전에 생명의 직접적 교감 자체에 주목하는 것은 예술이 사회에서 회복하고자 했던 정신과도 유사하다. 예술행위 역시 삶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삶에 참여한 작품들은 꽃가루처럼 또 다른 생명의 탄생 그동안 실천됐던 집단의 움직임이 특정한 목적에 기반을 둔 행보로 귀결됐다면 「공동체를 위한 플랜B : 혹은 플랜츠」는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움직임 자체에 주목한다. 인간이 본래 자연이라는 거대한 공동체 일부분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본다면 본 전시에서 제안하는 또 다른 플랜은 그 오래된 믿음을 되살리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 질문의 여정에 식물적 사유가 동행한다면 공동체적인 교감은 이미 세상 안에 작동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권희수(즉비)

「즉비 프로젝트」 포럼(forum) 일정안내 2015년 9월 4일 오래된 집(64-10번지) 오후 7:00 9월 3일 까지는 일반적인 전시장관람이 가능하며, 4일은 포럼 준비로 인해 관람이 불가능합니다.

안다혜_문패_문패, 조각_21×9×2cm_2015 안다혜_무게_모래주머니, 비단, 전통자수 실_17×35cm_2013 안다혜_Dream House_바비 드림하우스 거실놀이, 아크릴채색, 색연필, 천_29.3×33.3×9cm_2013 안다혜_아버지 지우기_사진, 사포질, 줄줄이 액자_가변설치_2013
안다혜_아버지를 거세하는 50가지 방법_종이에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안다혜_엄마의 품_패브릭 마커, 이불, 베개, 침대_35×210×160cm_2013 안다혜_엄마(애증)_캔버스에 유채_160.2×130.3cm_2012~5
안다혜_엄마의 밥상_4인용 식탁, 밥그릇, 수저_75×115×73cm_2012

어떤 집안이든 저마다의 갈등이 존재한다. 우리 집은 아버지의 성(性)중독적 외도와 어머니의 히스테리, 그리고 자식들의 방관으로 인해 평온하지 못했다. 나는 이런 자전적 이야기를 예술을 통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잦은 갈등으로 인해 집은 점차 황폐해졌고, 우리 집은 '폐가'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집에 대한 트라우마를 드리우고 그것의 실체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래서 황폐한 나의 가족사는 성북동 62-11번지 오래된 집을 '폐가'로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행위에는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그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굳이 사적이고 불편한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하는 이유는 이것이 내 삶의 진실이고, 치열한 현재이기 때문이다. 작업의 진정성은 예술가 자신의 내적 경험에 근거한다. 또한, 작품에 작가의 삶이 투영될 때 고유한 내러티브를 형성하며, 작가의 작품은 하나의 문화적 유대감을 갖춘 무엇으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작품의 내러티브를 공유하는 것은 그래서 작가의 의식세계, 역사, 그 시대의 다양한 삶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따라서,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는 단순히 경험의 차이만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 속에서 같이 고민되는 삶의 문제들을 표면화한다. 나의 케케묵은 역사가 감상자들과 조형적인 방법으로 소통하길 바라며, 작품에 대한 미적 판단 이전에 한 가족의 갈등과 한 인간의 무기력한 슬픔이 먼저 공감되길 바란다. ● 나의 작품을 마주한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 경험들을 투영하며 각자의 의미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로 표현된 나의 고백을 통하여, 그들 또한 자신의 삶을 고백할 기회를 얻고 가족이라는 개념이 주는 보편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다면 이번 「폐가」전은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삶으로부터 만들어진 예술작품은 세상에 표상되어 구체적인 삶의 담론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나의 예술도 의도했건 안 했건 간에 끊임없이 실제 삶과 엄숙한 긴장관계를 가진다. 그 긴장관계 안에서 분노와 용서, 희망과 절망, 변명과 죄의식들은 모두 나만의 뜨거운 현실을 이룬다. ■ 안다혜

Vol.20150716a |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11-공모당선 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