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산수

김윤재展 / KIMYUNJAE / 金倫栽 / sculpture   2015_0723 ▶︎ 2015_0812 / 일,공휴일 휴관

김윤재_메탈산수 시리즈_FRP, 강화플라스틱_가변크기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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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723_목요일_05:00pm

2015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공모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2:00pm~05:00pm / 일,공휴일 휴관

포스코미술관 POSCO ART MUSEUM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대치4동 892번지) 포스코센터 B1 Tel. +82.2.3457.1665 www.poscoartmuseum.org

메탈산수: 이상향을 꿈꾸다 ● 작가 김윤재는 인간의 몸 일부에 자연을 융합(融合)한다. 삐죽빼죽 솟은 머리카락, 굽은 등, 접은 팔과 다리 등 자연을 닮은 인체의 굴곡은 금강산의 만이천봉이나 바위산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 사이사이 골짜기의 시냇물이 된다. 이 안에 작은 기와집, 물 위의 나룻배, 연을 날리는 도인, 책을 읽는 선비 등 많은 생명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며 소우주를 이룬다. 김윤재는 겸재(謙齋) 정선, 단원(檀園) 김홍도 등 대가들의 진경산수 한 폭을 사람의 인체 위에 재현해 놓는 작업으로 자연에 동화되고픈 삶의 갈망을 표현해 주목 받는 작가이다. 그는 과거의 그리운 산수와 현대인의 만남, 이 서로 다른 이야기의 접점 어딘가에서 미래를 상상한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믿음은 이번 전시 '메탈산수'에서 더욱 선명해지며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쳐 보인다.

김윤재_메탈산수 시리즈_FRP, 강화플라스틱_가변크기_2015

인간을 닮은 정밀한 밀랍의 느낌보다 인간의 벗은 몸을 기본 덩어리로 날 것의 거친 질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인체조각 「메탈산수(2015)」시리즈는 조물주가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듯 보이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존재로도 느껴진다. 이 인체가 대지의 자양분인 양 그 살갗을 뚫고 솟아 나온 매화(梅花)가 시선을 멈추게 한다. 옛 선비들의 이상향이었던 매화는 문인들의 화폭이 아닌, 인간의 몸에서 피어난다. 눈 속에서 추위를 견디는 강인함과 격동하는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초연함을 상징하는 매화가 메탈이라는 단단한 입체의 금속으로 재탄생하여 인체조각에 강인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현실 속에는 실제로 존재할 수 없지만 과거와 현재의 결합을 통해 미래에 대한 우리 안에 숨겨진 욕망을 발현하는 그의 인체조각은 SF(science fiction)영화의 주인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SF영화의 주인공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외계에서 온 악의 세력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역할을 보여주지만 영웅적인 면만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현대사회에서는 현실이 아닌 무의식이나 꿈과 같은 환상적 공간에서 오히려 미래에 대한 진정한 소망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있어 오히려 '환상성'은 이 시대 문제적 징후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환상은 물리적 현실과 반대되는 심리적 현실을 통해 사실을 자기식으로 변형시켜 사실(reality) 아래 감추어진 진실(truth)을 보여준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한 열쇠는 과거에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작가만의 방식으로 변형시킨 이 인체조각은 미래를 향한 우리들 바람의 상징물이다. 여기서 우리는 간절히 원하고 찾아 헤매던 진정한 영웅의 실체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김윤재_메콘크리트 위에 핀 꽃_나무, 시멘트, 테라코타,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15
김윤재_하우스 시리즈_FRP, 철_가변크기_2015

작가만의 일관된 상상력은 「콘크리트 위에 핀 꽃(2015)」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손가락 크기의 셀 수 없이 많은 신선들이 기둥 위에 서 있는데, 이 기둥은 개발을 상징하는 현대의 콘크리트 건물들을 의미한다. 그 위로 공허하게 자리 잡은 신선들의 상대적인 모습 속에 현대인들이 바라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시끄럽고 번잡한 곳인 세속에 얽매인다는 것은 어느 인간이고 바라지 않는 일이다. 구름과 안개가 피어오르는 곳에 사는 신선이나 성인은 누구나 항상 만나보기를 원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존재다. 불안감을 떠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선의 모습은 편안한 안정을 제공한다. 과거는 현재를 살지만 과거의 무릉도원(武陵桃源)을 꿈꾸고, 과거와 현재의 융합이 미래의 현실로 다가올 것을 기대한다. '메탈'과 '산수', '콘크리트'와 '꽃' 등 김윤재의 작품 타이틀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낯선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의 공간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우리의 상상의 통로가 되어 준다.

김윤재_기와1_혼합재료_스테인리스_2015
김윤재_기와1_혼합재료_스테인리스, 혼합재료_2015

이번 전시에서 사용된 주된 재료는 메탈(metal)이다. 작가는 용접으로 하나하나 금속을 이어 붙여서 원하는 형상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 나갔고, 자신의 철학과 감정을 불어 넣었다. 「하우스(2015)」시리즈와 「기와(2015)」에서는 메탈로 된 수많은 기와집 형상을 볼 수 있다. 과거 사람의 인체 위 산수 조각 안에서 평화로운 풍경과 어우러져 있던 미니어처 기와집들은 이제 독립적으로 새로운 군집과 다양한 형상을 이룬다. 색은 거의 배제되고 메탈을 이용해 선적인 요소가 강조된 기와집에서 현대적 조형미가 함께 빛을 바라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집'을 만든다는 행위는 죽은 친구를 위한 마음을 담은 숙연함에서 시작된 작업이자, 우리가 살아가고 또 살아 갈 공간에 대한 고뇌에서 탄생한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급조된 높은 건물은 어느덧 빌딩숲이 되었고, 과거의 공간은 지금까지 수많은 움직임 속에 분주하게 지나가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선대의 건축가들이 자연을 골조로 지은 기와집은 이제 세월의 먼지를 머금은 유적이 되어 과거의 기억으로 존재한다. 그는 잊혀져 가는 과거의 공간(건축)을 금속이라는 현대적 재료를 통해 재현하며 미래에 펼쳐질 (주거)공간의 가장 높은 곳은 결국 자연을 품고 있을 것이란 자신의 의지를 이 건축조각을 통해 표출한다.

김윤재_기와2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김윤재의 작업에서는 사람과 자연, 삶과 죽음, 생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자세가 전해진다. 개념적이지만 수공(手工)적 노고가 느껴지고, 디지털적인 반복에서 아날로그적 정서를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젊은 예술가의 작업에 대한 진중한 태도를 통해 탄생한 이번 작품들은 작가 김윤재가 또 한 번 진화중 임을 증명하며, 앞으로 이어질 그의 작업을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만 새로운 미래의 터전을 구축할 수 있다고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작가의 말에 귀기울여 보자. 메탈산수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에 한발 짝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인간내면에는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을 통해서 삶을 영위하고 자연과 더불어 질서와 규범 속에서 소중히 살아가려는 의지가 존재한다. 앞으로 발전을 위한 개발과 자연 사이의 모순을 극복하고 진정 자연과 인간의 동행이 가능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그러나 나의 작업에 나타난 소우주적 인체관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환기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노트 중)"강정하

Vol.20150723h | 김윤재展 / KIMYUNJAE / 金倫栽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