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

이영욱展 / LEEYOUNGWOOK / 李榮旭 / photography   2015_0803 ▶︎ 2015_0820 / 일,공휴일 휴관

이영욱_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집 Responses to invisible-북성동_C 프린트_90×6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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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803_월요일_06:00pm

작가와의 만남 / 2015_0811_화요일_05:00pm~06:30pm_세미나룸

후원 / 미진프라자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SPACE22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90 미진프라자 22층 Tel. +82.2.3469.0822 www.space22.co.kr

사진 ․ 미술 대안공간 SPACE22의 중진작가 지원전시 열세 번째로, 이영욱 개인전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을 기획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열세 번째 개인전으로 초기작 「자유공원」(1995)으로부터 「이상한 도시산책」(2014)을 비롯한 최근작까지, 160여 점을 SPACE22의 휘어진 벽면과 계단식 벽, 넓은 창이 있는 라운지 갤러리의 특성을 살려 새롭게 선보인다. 아마도 이번 전시는 이영욱이 걸어 온 지난 20여 년 간의 사진의 길을 따라가며 '사진생각'에 깊게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사진가이자 이론가, 사진교육자로서 이영욱은 사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이제껏 그의 작업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답이라는 것이 명확하지도 단 하나이지도 않다. 사진가의 질문에, 관객은 재깍 응답을 해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음미와 헤맴으로 작품 주위에서 서성이게 된다. 불명료하기에 불편하고, 정답은 언제나 희미하거나 연기되기에 답답할 수도 있다. 이영욱의 사진작품이 보는 이에게 어떤 화답이 될지는 작가도, 관객도 알지 못한다. '알 수 없음'을 제시하는 것이 그가 작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일 터인데, 드디어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의 때가 도래한 것인지, 그렇다면 그 답은 어떤 모양새일지 이번 전시에서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이영욱_거울의 기억_젤라틴 실버 프린트_8×10inch_2001
이영욱_대상과 침묵에 접촉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98
이영욱_북간도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80×100cm_2007

이영욱의 사진은 그의 삶의 터전과 그를 촘촘히 에워싸고 있는 환경 속에 있다. 일상의 공간이 주제와 배경이 되기도 하고, 그가 살고 있는 도시의 풍경이 전경과 후경을 이루기도 한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나무는 무성한 가운데 삐뚤게 서 있고, 전선은 꼬여있다. 복잡함과 황량함이 동시에 드러나거나, 위급하지만 단단하게 자리한 집과 담들 사이에 의미에서 박탈당한 것들이 중심에 놓여있다. 심심하고 단조로움 속에서 스멀거리는 어떤 기운들. 대게 이영욱의 사진은 삶의 편린들이 배열된 채로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무엇이 찍혀 있는지 알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설명해 주는 온갖 담론의 바깥으로 밀어내기에 사진을 보면 볼수록 관객은 알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그의 사진은 보는 이에게 제 자신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관객이 이영욱의 사진 속에서 무엇인가를 보았다(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의미는 멀어지거나 그림자처럼 떠돌게 된다. 불온하고 불안한 사진이다. 이처럼 사진으로 표현될 수 없지만, 사진을 '통해' 사진을 '사유'하게 하고 침묵에 잠기게 하는 것. 이 모순이야말로 그의 사진의 중핵을 이룬다.

이영욱_불확실한 여행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00×150cm_2009

그러니 그가 사진의 본질을 고민하는 일은 결코 사진의 중심으로 환원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사진 바깥에서 노출되는 보이지 않는 '경험'들을 말하려는 듯하다. 「대상과 침묵의 접촉」, 「불확실한 여행」, 「북간도」, 「즐거운 유배지」, 「이 도시가 꿈꾸었던 그 꿈은 무엇인가」, 「이상한 도시산책」 등 그가 붙인 작업의 타이틀에서 드러나듯 '불확실하고 이상한 유배지'에서 '발견된 오브제'가 그의 사진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이영욱이 떠나 온 즐거운 사진유배지의 풍경에 '접촉'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 런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은 사실 말(언어)이 아니라 우리를 끝없이 혼돈에 빠지게 하는 이미지인 채로 남아있지 않을까. ■ 최연하

이영욱_자유공원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995
이영욱_즐거운 유배지-연변 사진일기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60×90cm_2007
이영욱_이 도시가 꿈꾸었던 그 꿈은 무엇인가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00×150cm_2012

사진생각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 ● 사진에 대한 오랜 생각을 해왔다. 참 지치지도 않고 지속된 이 생각들. 그리고 작업. 이젠 좀 멈추었으면 한다. 지치고 힘들어서가 아니다. 생각은 결국 내 작업을 잘 하고 싶었기 때문인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이만 하면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접고, 이제 자유롭게 작업을 마음 것 하고 싶은 데 여전히 작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생각이 보는 눈을 만들어 남 지적 질은 잘 하는데 정작 내 것을 보지 못한다. 그렀다면 이건 눈이 밝아 진 것이 아니라, 머리로만 생각하는 요령만 늘었을 뿐 점점 더 눈은 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 이전에 생각이 짧을 때는 몸이 움직였고, 직관적으로 판단했고 그것을 믿었다. 내게는 특별한 감각이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늘 공허한 것이 작업에 의미와 가치를 찾기 어려웠다. 한편 자유롭기를 갈구하면서도 작업을 통한 나의 인정욕망을 채우고 싶었다. 그게 잘 되지 않으니 자꾸 이론공부만 했다. 지식이 축적되고 아이디어는 늘어갔지만, 실천은 늘 따라 주지 못한 채 가르치는 일에 대리 만족을 했다.

이영욱_이상한 도시산책 #11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00×150cm_2014

지난 30년간 나의 작업을 되돌아본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내가 작업에서 기뻐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본다. 결론은 이렇다. 내가 사진에서 좋아하는 것은 어떤 장면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대상이다. 나는 그저 대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뿐, 더 이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항상 전시회를 준비할 때면 일정한 컨셉을 그럴싸하게 정하고 거기에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이것들이 모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 또 다시 이번에도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이라는 거창한 표제를 습관적으로 달았다. 솔직히 전시회 제목을 멋지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정한 것이 아니다. 마음에 안 들지만 사실 이 생각 말고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제목을 붙였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은 나의 사진작업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이다. ● 처음 나는 사진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고 그 방법론을 『실체와 허상』이란 퍼포먼스와 사진설치 작업을 했다. 『자유공원』, 『대상과 침묵의 접촉』, 『불확실한 여행』, 『북간도』, 『즐거운 유배지』, 『이 도시가 꿈꾸었던 그 꿈은 무엇인가』, 『이상한 도시산책』, 그리고 최근 『인천 프로젝트』작업들 까지 사진에 대한 나의 고민과 근본적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 사진 작업하는 누군들 사진매체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었겠는 가? 새삼스럽게 나만 한 것처럼 떠벌리는 진부한 이런 고민들을 늘어놓는 것은 나의 솔직한 태도에서 찾고 싶다. 그동안의 작업들은 모두가 나와 관계된 지역과 대상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기인하고 그때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기본적으로 작업은 나와 관련이 없는 것들을 말할 수 없다는 어떤 고집이 작용했다. ● "사진은 말이 없고 그 말없는 사진에 말 걸기"가 최근 나의 작업에 화두다. 사진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말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붙도록 하는 것, 그러니깐 대상 스스로가 말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전시는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이는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 곧 의미를 만드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들은 이런 나의 사진생각들을 과거 사진들과 최근 작업을 함께 보여주는 일종에 중간보고형식을 띄고 있다. 생각은 많은데 작업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제자리를 항상 맴돈다. 이제 생각을 좀 버려야 할 것 같다. ■ 이영욱

Vol.20150803b | 이영욱展 / LEEYOUNGWOOK / 李榮旭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