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전

2015_0804 ▶︎ 2015_0817

초대일시 / 2015_0804_화요일_06:00pm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_의정부예술의전당 기획 / 김유리

전시문의 / +82.31.828.5837

의정부예술의전당 UIJEONGBU ARTS CENTER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로 1 Tel. +82.31.828.5826 www.uac.or.kr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어렵다. 어렵다고들 생각한다. 예술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반드시 내가 보고 있는 것 이상을 함축하고 있을 것이라 전제하기 때문이다. 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 학습과 훈련이라는 과정이 없다면 실현되기 어려운 접근법이다. 언어체계에 대한 습득이 없이 문학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예술에는 인류가 축적시키고 발전시켜온 나름의 전달체계가 존재한다. ● 작가를 둘러싼 외부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응으로 작품이 제작되는 프로세스에 대해 요약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작품이 표현되는 양태는 동일한 원리로 이해할 수 없을만큼 결과물이 제각각이다. 여기에서부터 작품 이해의 어려움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의도를 살펴보고 접근하더라도 감상자는 그 의도와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 작가의 표현이 잘못되었다거나 감상자가 예술을 모르기 때문일까. ● 제2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전에 선정된 김치신, 권선영, 박한샘, 서윤아, 오완석, 윤대희, 윤민섭, 이나림 8명의 작가들은 작품을 제작하는 다양한 과정과 그 원리에 대하여 넓은 스펙트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회이슈와 같은 외부문제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작업으로 발전시키는 김치신과 자아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과 혹은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오는 알 수 없는 공허함과 상실감과 같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대하여 관찰하고 작업해 나가는 윤대희, 이나림은 작가를 중심으로 하여 외부와 내부라는 상반되는 지점으로부터 주제를 찾고 접근해나간다. 서윤아 역시 내면에서 주제를 찾지만, 삶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써 내면에 접근해가는 것이 차이라 할 수 있다. 윤민섭은 개인적 공간인 집을 외부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나의 집은 곧 나 자신이며 상처받기 쉬운 나의 내면 치유라는 방법론을 통하여 결과물을 이끌어낸다. 윤민섭에게도 내면이 주제로 쓰이지만 치유라는 과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에 연관되어 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작품의 주제를 통해 감상되어야 하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작업의 진행방식으로도 함께 이해해야 하는 작품이 있다. 권선영은 페이퍼 꼴라쥬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작가이다. 책, 잡지와 같은 일상의 이미지들을 오리고 변형하여 그것이 본래 지니고 있던 고유의 질서 대신 작가의 의식 흐름을 반영하는 결과로 나타낸다. 종이가 가공되는 동안 걸리는 그 시간 역시 작품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는 부수적이지만 이 지점에 대하여 인식하고 작품을 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작업방식과 더불어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그 방식을 사용하는 작가의 의도이다. 박한샘의 작품은 수묵화이다. 풍경을 재현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실재하는 풍경임에도 어쩐지 낯선 환영에 가까운 이미지로 먼저 다가온다. 작가의 의도가 대상을 둘러싼 공간, 그 시공간의 질감을 옮기고자 하는 시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첩작업을 통해 현장을 기록하고 작업실에서 再제작 하는 방식은 박한샘의 작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대상에만 집중하여 작품에 접근한다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대상을 둘러싼 시공간에 대한 이해를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작가들에 있어 작업 동기와 과정은 작업 그 자체이기도 한 경우가 종종 있다. 결과물 자체보다 오히려 작품을 선명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오완석에게 있어 중요한 요소는 작품 주변을 거닐며 의미를 찾는 관람객의 반응과 사유이다. 감상하는 주체를 작업에 끌어들여 그들의 사유까지를 작품의 범주에 속하게 하는 그 행위까지가 오완석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주제와 작업의 과정 그 외에 관찰자까지도 작품의 요소로 흡수된다. 사실상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가 없다면 작품은 그것의 가치를 다 수행해낼 수 없다. 작가 각자가 만들어내는 작품들은 감상자를 만나 또 다른 의미를 파생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감상자를 만나는 것은 작품이 그 소기의 목적을 다하게 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자 요소이다. 여러 요소들을 통해 작품을 살펴보는 까닭은 오늘날의 작가들은 작품 스스로의 당위성을 위하여 구조적 장치로서 앞서 설명한 요소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작품 표피를 이루는 재료들의 이해도 필요하지만 내부의 질서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의 배열과 다층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온전한 감상이 이루어 질 수 있다. ● 이 전시는 아직은 그 작품세계의 농도가 옅은, 그렇기에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또한 좋은 감상자를 길러내기 위한 일환으로 체험수업을 진행하여 작가의 생각과 의도의 흐름을 따라 사유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본인만의 문법체계를 발전시키며, 작가의 세계관이 짙은 농도로 응축되고 그 내재적 구조가 뚜렷하게 구축되어가는 과정의 작가들을 지켜보는 것은 감상자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오늘날 미술의 여러 지점을 건드리고 있는 이 작가들을 통해 작품과 감상자가 공명해 보는 경험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 ■ 김유리

박한샘_도담삼봉 嶋潭三峰 DO DAM SAM BONG_한지에 수묵_162×520cm_2014
이나림_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는 것_장지에 혼합재료_182×454.6cm_2015

솔직하게, 더 진지하게 그리고 보다 더 치열하게 ● 예술적 현실은 언제나 그랬듯이 척박하다. 불러주는 이 없고 알아봐 주는 이 없는 광막한 황무지, 그곳에서 예술을 향한 열망만을 두 손에 꼭 쥔 작가들이 살아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대전제이고 경제적 궁핍함 역시 청년 예술가들의 일상을 옭죄는 쇠사슬 같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포기 하지 않는다. 아니 포기할 수 없다. 그러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해 나가더라도 어느 순간 찾아올지 모르는 예술적 성취의 충만감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단색화 대가들이나 미디어 작가들 역시 그런 젊은 시절을 통과했다. 대부분 작가들이 작업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고 괴로웠던 청년기를 지났노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그런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누가 뭐라 하든 집요하게 자신 만의 예술적 사고, 표현, 작업방식을 고집하여 각자의 예술적 독창성을 발현시킨 이들이 살아남아 한국 현대미술의 특성과 성과를 전 세계로 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술적 독창성은 그것이 개인적 탐색에서 시작된 것이든 혹은 집단적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든, 비록 그것이 너무 빠르거나 늦게 발견되는 한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그 진가가 인정되는 그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질과 가능성을 지닌 신진예술가들을 발굴하여 용기를 북돋아주는 일은 정말이지 중요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단법인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시도하고 있는 신진작가공모전 제도는 그런 의미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제도이다. 이 공모전을 통해 암중모색 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치열하게 전개시키고 있는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작가들 중 어느 누가 한국을 대표하는 혹은 세계현대미술계에 메시지를 던지는 중요 작가로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의 선배와 스승이 그러했던 것처럼 솔직하면서도 진지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 내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혹은 보다 근본적인 예술적 질문을 쏟아내는 이들에게서 한국 현대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이 배태되고 있기 때문이다. ● 박한샘은 모두가 한국 수묵의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 '수묵만큼 현장성을 잘 드러내는 재료가 없다.'고 주장하는 작가이다. 그는 스케치북 혹은 사진기, 붓과 먹을 들고 전국을 배회하며 그가 주장하는 수묵의 현장성을 포착해 낸다. 이 젊은 작가가 보여주는 「섶섬」, 「사인암」, 「차귀도」, 「밤섬」, 「거북이섬」, 「도담삼봉」의 풍경은 전통산수화의 웅변성이나 고답성과는 거리가 멀다. 화려한 채색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의 풍경화는 정말이지 친근하고 생동감 있다. 자신의 눈에 비친 풍경의 실재를 신세대의 환영적 감각과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이나림 역시 전통 회화의 영역에서 작업한다. '수동적인 삶'이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비루한 일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나림의 작품은 청년기 예술가의 고뇌와 극복의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수동적으로 움직여지는 일상의 사물들로 대치시켜, 사물들이 조금씩 움직이며 존재하거나 혹은 소멸되어가는 그 시간성을 화면에 쌓아간다.

서윤아_지혜의 눈_장지에 목탄_162.2×130.3cm_2012
윤대희_자라난다자라난다자라난다_종이에 목탄_171×306cm_2014

서윤아는 가장 기본적인 회화 재료인 목탄과 종이로 그림을 그린다. 그의 그림 역시 매우 내밀하고 고백적이다. 이 작가는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유형에 속한다. 어두운 배경 속 얼굴을 드러내는 인물은 사물을 꿰뚫어 존재와 세계, 생명과 소멸의 진리를 인식하는 지혜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의 눈이 사물과 공간, 자연으로 향하며 심오한 풍경의 차원을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윤대희 역시 인간 내면의 풍경을 그리는 작가이다. 그 중에서도 불안의 심리를 다룬다. 「사소한 뿔」이라는 작업의 명제는 불안과 분노에서 갑자기 폭발되는 인간 심리의 날 선 단면들을 상징한다. 불안의 심리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까지 커져버려 마치 인간의 두상이 터져 나가는 듯한 강렬한 이미지들을 거침없이 그려내는 이 작가에게서 한국 표현주의 회화의 한 양상이 집약되고 있다.

권선영_Returning01_혼합재료_112×325cm_2014
윤민섭_Closet_플라스틱_가변크기_2013

권선영은 한마디로 꼴라쥬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책, 잡지, 브로셔 등에서 오려낸 새, 나뭇잎, 버섯, 집의 이미지들은 그녀의 손을 통해 화면 위에서 새롭게 구성되며 기묘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미지를 골라내고 가위로 자르고 그것을 화면에 붙여 나가는 꼴라쥬 작업과정 그리고 시간 그 자체가 작가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라고 이야기하는 진지한 작가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 윤민섭 역시 무엇인가를 자르는 물리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권선영이 종이를 오리는 대신 윤민섭은 플라스틱 막대를 잘라내어 그것을 공간 안에 입체적으로 설치한다. 일종의 공간 드로잉인 셈이다. 그가 선으로 지어낸 집이나 방 속으로 들어가면서 관람객들은 마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이 특이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제시한 '낯선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억, 체험, 환상 등을 스스로 재조합하는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김치신_someday_한국산 완력기에 아크릴, 독일산 완력기에 테이프, 2011년 12월 29일 독일의 신문
오완석_Case_idea_설치_2011~5

김치신오완석은 개념미술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미술의 소재와 주제가 남발되는 한국현대미술의 현시점에서 이들의 이런 작업은 여전히 새로운 주제와 형식의 탐색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김치신은 일상적 소재에서부터 세월호, IS, 후쿠시마사태 등의 사회적 이슈까지를 예술가의 눈과 손으로 재해석 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한국산 완력기와 독일산 완력기의 일부를 장식하거나 변형하여 사회정치적 패러독스를 비교하는 작가적 재치가 돋보인다. 오완석은 예술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다가가는 개념적 시도를 제시한다. '당신은 작가입니까?', '계획 중인 다음 작업이 있습니까?' 등 일반 대중과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불특정 설문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설문의 결과를 예술의 형식으로 치환하는 개념작가로서의 진정한 면모가 오완석을 주목하게 하는 이유이다. 작가, 작품, 관객, 장소를 새롭게 관계 짓고 이를 통해 오늘날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작가이다. ● 박한샘, 이나림, 서윤아, 윤대희, 권선영, 윤민섭, 김치신, 오완석 이들 8명의 솔직한 그러면서도 진지한 그리고 정말이지 치열한 작업들을 기억하자. 한국현대미술의 미래가 이들 어깨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니... ■ 최은주

Vol.20150804a | 제2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