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방향 Ringwanderung

이지아展 / LEEJIA / 李지아 / video.photography.installation   2015_0807 ▶︎ 2015_0829 / 일요일 휴관

이지아_환상방향_단채널 비디오_00:27:20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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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보는 GALLERY BONUN 서울 마포구 독막로 55(합정동 354-32번지) 1층 Tel. +82.2.334.0710 gallerybn.com www.facebook.com/gallerybonun

"우주개발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전 인류는 겸손한 자세와 적극적인 자세로 우주 문화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1976년 동아일보 '미래에 산다' 연세대 법학과 교수, 신현준박사 [우주법]) '환상방황'은 등산 용어이다. 독일어로 둥근 원을 뜻하는 'Ring'과 걷는다는 뜻 의 'Wanderung' 이 합쳐진 링반데룽은 등산 도중에 짙은 안개 또는 폭우나 폭설 등 악천후로 인해서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길을 찾아간다는 것으로 같은 장소에서 맴돌며 방황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길을 잃고 무질서한 사이클 속에서 결국 끝없이 맴돌기만을 반복하는 우리 삶 의 일부를 나타낸다. 이를 방황이 아닌 방향성에 의의를 두고 무한의 가능성을 염두 해 '환상방향' 이라고 작가는 일컫는다. 이러한 현상에 빗대어 이분법적 구도의 공상적 낭만에 대해 재해석한다. ● 이번 작업의 시작점을 찍는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중앙아프리카의 렐레족이 천산 갑이라는 포유 동물을 먹는 의식에 관한 것이다. 렐레족은 남/여, 인간/동물, 좌/우 와 같은 '이진 연산'의 논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렐레족에게 있어서 천산갑은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않는 예외자(괴물)이다. 이를 먹는 행위는 '생생한 현실'을 자신들의 몸 안에 받아들임으로써 자신들의 세계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여기며, 삶과 죽음의 대립을 초월한 리얼 현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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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 「환상방향」에서는 메인 비디오 작업, 서브 비디오 작업, 사진, 오브제가 전시된다. 특히 메인 비디오 「환상방향」은 한 남성의 이야기와 한 여성의 내레이션의 형태로, 두 장면을 교차로 편집하여 각각의 장면을 이어붙여 보여줌으로써 몽타주 기법(Montage technique)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영상에 나오는 한 남자는 아마추어 사진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산에 가면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 자연을 마주하는 것이 그 어떠한 역경이나 고난도 해소된다고 여기며, 프레임에 풍경을 담고 시를 쓰고 위로를 받는다. 이와 동시에 영상에서 출연하는 또 다른 한 여자는 60-70년대에 나온 미래사회에 대해 쓰인 발췌문을 바탕으로 낭독하는데 이는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여러 학문 분야의 전문가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여 써내려졌고 더불어 공상적 상상의 미래를 창조해낸 양상을 띄고 있다. 이를 공상에 불과한다고 단정 짓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여하튼 다양한 학문적 이견뿐만 아니라 현대 인간 삶에 기이 관여하고 있는 SF(Science Fiction)가 과거에도 꽤나 낭만적인 요소였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 이미 이루어진 과학 기술 외에 과대망상에 불과한 공상들이 기사로 1년간이나 연재되었던 것을 보면 참으로 과거의 미래나 공상적 낭만을 꿈꾸는 현재와 달 라진 바가 없다. ● 낭만에 대해 흔히들 로망의 언어로 구사하는데 사실상 규정된 낭만의 의미는 없지만 무의식에서는 좀 더 총체적으로 쓰이고 있는 단어이다. 우리 현실에서 보이는 낭만은 극히 제한적일 수도 무한한 유한성을 띄고 있을 수도 있다. 천산갑을 먹는 렐레족의 관습에 빗대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예술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환상방향 속에 막다른 공상을 창조해내는 것일 뿐이다. 대화의 방식이 아닌 대사만 존재하는 작품 「환상방향」에서 등장하는 이 둘은 부녀 관계이지만 그들의 떠듦은 인과적 연결성은 없다. 하지만 불가분의 관계로 각자의 공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공상뿐, 허무한 유토피아적 낭만을 꿈꾸며 제의적인 행위를 통해 해소하는 나약한 존재 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된다. 누구나 미래에 대한 공상을 하고, 그것을 낭만이라고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무한한 환상 방향 속에 존재한다. ■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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