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Monologue

강석호展 / KANGSEOKHO / 姜錫昊 / painting   2015_0808 ▶︎ 2015_0929 / 월요일 휴관

강석호_Untitled_215×20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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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808_토요일_02:00pm

관람료 / 5,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행사 일정에 따라 휴관하거나 관람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MIMESIS ART MUSEUM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Tel. +82.31.955.4100 mimesisart.co.kr

예술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학을 가시화하기 위해 알맞은 형식을 탐구한다. 「예술가가 어떤 형식을 택하는가」는 예술 작품이 구상의 단계에서 실현의 단계까지 창작의 전 과정을 관통하는 문제다. 형식은 예술의 존재 방식이며 관객과 만나는 접촉면이기 때문이다. 강석호는 1999년 뒤셀도르프 유학 시절부터 정사각형에 가까운 캔버스에 토르소를 반복적으로 그려 왔다. 얼굴과 팔다리가 트리밍된 인물의 몸통을 반복해서 그리는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그린 2백여 점의 토르소 그림에서 작가는 어떤 미학을 가시화하려는, 혹은 찾으려는 것일까.

강석호_Untitled_54×51cm_2012
강석호_Untitled_103×97cm_2008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날개를 이루는 두 공간에 각각 흑백 토르소 연작과 컬러 토르소 연작을 건다. 흑백 토르소 연작들은 TV 시사 프로그램이나 신문 속 인물들의 상반신 사진에서 얼굴과 그 일부를 잘라 내어 그린 작품이다. 캔버스 속 얼굴 없는 정치인이나 스포츠맨들은 목걸이나 권투 글러브, 무궁화나 넥타이 같은 액세서리들과 함께 웅변적이거나 서사적인 손동작으로 제 사회적 위치나 직업을 드러낸다. 흑백의 간결성과 얼굴 없는 토르소라는 단순화된 구성은 강석호가 택한 회화적 형상이다. 컬러 토르소 연작들은 몸통을 감싼 복장의 무늬나 천의 질감이 회화적 형상이다. 토르소가 그리스 시대에 뚜렷한 입체감과 완벽한 미를 가진 인체를 구현한 조각 작품에 유래한다면, 강석호의 토르소는 평평한 신체를 감싼 물결치듯 이어지는 체크 무늬 셔츠의 패턴이나 속옷의 주름이 드러나는 청바지의 질감을 말한다. 몸 자체를 인식하기 보다는 그 몸을 감싼 의복의 무늬나 질감에 집중한다. 신체의 입체감이 희미해진 복장의 패턴들은 모더니즘 추상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준다.

강석호_Untitled_215×205cm_2015

강석호는 자신의 작업을 「풍경화」라 말한다. 예술가의 체험이 시대와 공간마다 다르듯, 예술가의 작품은 그 시대와 공간의 흔적을 담기에, 강석호의 회화는 동시대를 공유하는 군상들의 풍경이 된다.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산등성이의 한 부분처럼 토르소라는 소재는 하나의 회화적 풍경을 이룬다. 가오싱젠은 「추상과 구상 사이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광활한 세계가 존재한다. 구상과 추상이라는 구분은 사실 시각적 체험이 아니라 관념에서 나온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강석호의 작품은 「토르소」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회화의 소재로 차용할 뿐, 그 미술사적 의미는 배제한 추상에 가까운 풍경이다. 그는 전통적 의미로의 구상 재현 회화와 현대적 의미로의 개념 추상 회화, 이 두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한다.

강석호_독백 Monolog展_미메시스 아트 뮤지엄_2015

강석호는 토르소만을 그리지만, 이를 전시하는 방법은 유연하고 실험적이다. 금호미술관 개인전에서 같은 구도, 같은 색상의 「뒷짐 진 남자의 뒷모습」 70점을 전시했다. 브레인팩토리 개인전에서 전시공간에 단 한 점의 회화를 거는 대신 전시기간 중 매일 새벽 2시에 회화 작품을 18번 교체했다. 그의 작품이 갖는 형식이나 소재의 단순함, 그리고 이를 놀이하듯 다루는 전시법은 현대 회화의 실험성에 대한 작가의 질문이다. 강석호는 형식적 단순성을 유지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은유와 인간의 감성, 태도 등을 자신의 예술 안에 담는다. 스스로를 「미학 탐구자」라 부르는 강석호는 캔버스를 매개로 대상과 자신, 구상과 추상 사이를 복잡하게 가로지는 모종의 회로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 양지윤

Vol.20150808d | 강석호展 / KANGSEOKHO / 姜錫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