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숲 옆에서 By the Bamboo Forest

김다움展 / KIMDAUM / 金다움 / installation.video   2015_0806 ▶︎ 2015_0826 / 월요일 휴관

김다움_어쿠스틱 디퓨저-대나무숲 B_플라스틱 분류철, 나무_160×106×60cm_2015_부분

초대일시 / 2015_0806_목요일_06:00pm

아티스트 토크 / 2015_0822_토요일_04: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SPACE WILLING N DEALING 서울 서초구 방배동 777-20번지 2층 Tel. +82.2.797.7893 www.willingndealing.com

"『대나무숲 옆에서』展에서 현대인들이 불완전한 삶의 현실적 조건에서 적응/순응하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2012년 이후 인터넷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며 여러 트위터 계정 혹은 인터넷 커뮤니티로 존재하는 '옆대나무 숲'과 사적, 사회적인 이유로 부모가 지어준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으로 개명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시작 되었다. 나는 이들이 '떠돌이 vagrant'또는 '정신적 망명자 exile'의 '상태'를 취하면서도, 그 안에서 나름의 '시민 member' 또는 '체제도전자 rebel'로서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이들의 행위가 나름의 방법으로 새로운 소통 방법과 사회적 신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이자 실천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응전력'을 키우는 인터페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노트 중) 대나무 숲에서 듣기-김다움 개인전에 부쳐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의 전시 『대나무 숲 옆에서』에는 대나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에 의존하여 들여다 본다면 그 관람방식이 단순하지가 않다. 김다움 작가의 작업은 풍경을 본 다음에는 그 풍경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을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운이 좋게 작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 관객은 그의 작업을 충분히 그리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관찰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작가를 만날 수도 없었다 하더라도 관객은 최소한 자신이 본 공간이 가진 독특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김다움_대나무숲 옆에서展_스페이스 윌링앤딜링_2015

김다움 작가는 "인터페이스"에 관심을 가진다. 그는 "옆 대나무숲"이라는 SNS 계정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로를 전혀 모르는 익명의 사람들이 개별의 목소리를 내면서 동질감을 느끼는 특이한 인터넷 공간을 관찰하였다. 물리적인 거리와는 별개로 생기는 인터넷 공간 속에서의 인간 관계 간 거리의 형성을 들여다본 것이다. 이 안에서 낯선 이들 간에는 감정의 가장 밑바닥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별 거리낌이 없다.

김다움_무향실_흡음판, 와이어, 경첩_가변크기_2015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 구현된 그의 작업 「무향실」은 분리되고 동떨어진 파편들-흡음판-간의 거리에 대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물리적 형상들은 하나이면서 다수이고 전체이면서 부분이다. 관객 제각각의 눈과 머리로 이들의 조합과 통합을 유도한다. 물리적 거리감은 감각적으로 그 거리가 좁혀지면서 구조적으로 만나게 된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구조물이었다는 가능성은 매달려 있는 흡음판들 한 장 한 장의 모서리 끝 결합 장치를 발견하면서 확실해 진다. 이 작품의 사이에 산재한 영상 작업 「미교」 역시 네 등분으로 흩어져 상영되고 있는데, 이들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 또한 관객에게 맡겨졌다. 「미교」와 함께 하나의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마리」라는 작업은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바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마리」는 DJ를 직업으로 하는 마리라는 친구의 이야기인데 부모님이 지어준 자신의 이름이 알고 보니 특별한 이유로 다른 이의 이름을 빌어서 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마리'라고 짓게 되었다는 사연에서 시작되었다. DJ라는 직업상의 특징인 여러 음악의 파편을 모아서 믹싱하는 과정을 김다움 작가의 작품 속에서 시각적, 청각적으로 구현되어 주인공의 단편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재확인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은 파편화된 자아를 하나로 통합하게 하는 매개의 행위일 수 있겠다.

김다움_마리_단채널 영상, 오디오_00:04:30_2015
김다움_미교_4채널 영상, 오디오_00:03:00_2015

「어쿠스틱 디퓨저」는 공연장의 음향을 분산시키고 흡수하면서 그 소리를 가공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를 가리키는데, 작가는 개별 악기의 소리들이 모여서 하나의 소리를 내듯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모종의 힘을 가진 소리로 작용하는 현상을 은유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작가가 즐겨 찾는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라는 계정에서 만난 이들에게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책을 모았다. 「어쿠스틱 디퓨저」는 그렇게 서로 연관도 없었던 익명의 이들에게서 모아진 책들을 모아서 하나의 오브제로 재구성한 작업이다. 이 시리즈에는 책 외에도 파일 홀더를 이어 붙여서 만든 패턴도 있는데, 이는 이전에 전시하였던 『RSVP』展의 오마쥬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라 짐작된다. 김다움의 작업은 매 전시마다 새롭지만 언제나 그가 사용하는 뉘앙스와 언어를 알아볼 수 있는 형식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다움_어쿠스틱 디퓨저-대나무숲 A_수집된 책, 나무_160×106×60cm_2015
김다움_어쿠스틱 디퓨저-모듈 B_수집된 책, 나무_15×80×23cm_2015

이전 작업부터 김다움 작가가 연구해오고 있는 "인터페이스"는 물리적, 심적 간극을 모두 포함한다. 시작은 물리적인 공간에서부터이다. 2009년도 작품 「Part of you」는 어느 지하 공간 전시장의 습한 공기를 일부러 모아서 다시 분출해내는 장치를 만들어 공간을 채우고 비워내기를 반복하는 순환시스템을 만들었다. 인터넷에서의 채팅을 통해 오랜 기간 동안의 대화 기록을 드러내는 2010년도 작업 「리카」, 「벨라」, 「프랜져」 등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그의 관심은 인간과 인간 사이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업에서의 사람들 간의 간극은 물리적 간극과는 다른 개념이다. 인터넷 공간을 인터페이스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실체를 알지 못한 채 친분이 생긴다. 이런 종류의 만남에서 형성되는 관계는 실체가 없는 만남과 대화이기 때문에 물리적 대면보다 훨씬 더 사적일 수 있다. 소통의 부재를 느낀다고들 얘기되는 현대는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 혼자서 읊조리는 익명의 소리들로 가득하다. 전시장의 흡음판들과 디퓨저들은 그런 소리들을 품고 있는 가상의 인터페이스를 대변하고 있다. 그 소리는 전래동화처럼 바람을 타고 허공으로 흩어져버리는 대나무 숲에서의 비밀 질러대기와 또 다른 소리들인 듯 보인다. 그 소리들에서 발산되는 이야기들의 영향력과 힘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라진 줄 알았던 소리가 바람이 불때마다 살랑살랑 재현되는 전래동화에서의 그 대나무 숲은 텍스트들이 떠돌아다니며 순환하는 인터넷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일수도 있겠다. ■ 김인선

Vol.20150809f | 김다움展 / KIMDAUM / 金다움 / installation.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