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the Ego

배수영展 / BAESOOYOUNG / 裵秀英 / installation   2015_0813 ▶︎ 2015_0921 / 월요일 휴관

배수영_Eve and Adam Ⅲ_재활용한 부품들, 비즈, LED, 혼합재료_102×6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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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_(주)씨에이치이엔티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 NaMu Modern & Contemporary Art 서울 종로구 북촌로 21-15 Tel. +82.2.745.2207 www.namucontemporary.com

NaMu Modern & Contemporary Art Gallery는 관계, 사랑, 상생, 치유를 주제로 한 기획 초대전 『Take The Ego, 배수영』을 오는 8월 13일부터 9월 21일 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NaMu Modern & Contemporary의 개관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설치 작품 전시이다.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조화로운 공간 안에 독창적인 설치작품과 함께 화려한 색채의 조명이 결합된 작품들은 감상자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장관을 선사한다. 배수영 작가는 일본에서 수학하고 주로 일본에서 활동 해 온 작가로서 한국과 일본의 정서를 동시에 작품 안에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 타국에서 생활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즉 "연(緣)"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해온 작가의 예술적 가치관을 기초로 NaMu Modern & Contemporary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역사적으로 뜻 깊은 국가적 시점에 맞추어 배수영 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역사적 아픔에 대한 치유와 두 나라의 긍정적인 문화 교류를 위한 가교적 역할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였다. ● 타국에서의 오랜 활동 속에서도 우리나라 고난의 역사에 대해 상기하며 더 큰 애국심을 품게 된 배수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작가의 역사적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배수영_The Dream of Psyche_재활용한 부품들, 비즈, LED, 혼합재료_132×60cm_2015

특히, 한국에서 촬영하여 올 한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의 제목을 본 따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Co-Vengers」는 반만년의 유구한 세월 동안 대한민국을 지키고 빛내온 위인과 영웅들 즉, 이순신 장군, 안중근 열사, 논개, 류관순 열사, 김구선생, 명성왕후, 피겨의 퀸 김연아 등을 기리는 오마주 작품에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다. 높이 3m가 넘는 이 거대한 기념비적 작품은 화려한 색채조명과 어우러져 웅장한 숭고의 미를 감상자에게 전달한다. 동시에 작가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뿐 아니라, '자연'이라는 거대한 공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발전시켜 총체적인 탐구의 결과를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소모되어 버려지는 산업 폐기물에서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 버려진 폐기물들은 작가의 손에 채택되어 작품으로서의 생명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작가는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다양한 인연의 모습을 감상자에게 전달한다. 이와 더불어 실제 500년 된 나무를 기조로 전통과 현대가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친환경 Green Art Project를 지향하는 NaMu와 리사이클링 작품을 선보이는 배수영 작가와의 만남으로 이번 전시를 통하여 대중에게 친환경 슬로건이 적극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 최은주

배수영_명량_재활용한 부품들, 비즈, LED, 혼합재료_80×80cm_2015

배수영, 상생의 멜로디 ● 배수영은 실내와 실외, 사적인 영역과 공공의 영역, 평면과 입체를 종횡무진 오가는 다재다능한 미술가이다. 그의 관심은 생태계문제, 여성성, 역사문제, 현대사회의 소외 현상 등 광범위한 편이며, 사회적 의제(議題)에 대해서 적극적인 발언을 해오고 있다. 작가로서 자신의 가치관을 작품에 접목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엿볼 수 있는 기발한 상상력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 배수영이 사용하는 재료는 현대문명의 찌꺼기, 특히 전자기기안의 '회로기판'이 주를 이룬다. 기술발전의 상징인 '회로기판'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누구의 환대도 받지 못한 채 마지막을 보내는 것은 아이러닉하다. 그런데 작가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회로기판'의 마지막 여정에 동행하며 의미를 불어넣는다.

배수영_Covengers_필름, LED, 혼합재료_300×150cm_2015

작가는 이렇듯 처량한 신세의 '회로기판'을 이용해 여러 형태, 즉 인물도 만들고, 나비도 만들고, 하트도 만드는 리사이클링 예술을 선보인다. 게다가 LED를 연결하여 빛을 내게 함으로써 고물을 값진 것으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펼친다. 완성된 작품은 원래의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한다. 「낙원」은 새와 나비가 날아드는 안식처를, 「I'm from Good News」는 영원한 생명을 전하는 상징으로서 새의 이미지를, 「프시케의 꿈」은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變態)하는 과정을 거쳐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아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것을 창출해내고 있다. ● 그의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회로기판'이 빨갛고 파랗고 초록빛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무가 수맥을 따라 영양분을 제공받듯이 그 회로를 따라 전기를 공급받는다. 작가가 그 회로의 얼개에 주목한 것은 '관계의 역학'을 암시하기 위해서이다. 인간과 자연이 밀접히 연관되어 있듯이, 인간과 인간 사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작가는 강조한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이지만 우리가 상생을 도모할 때 삶이 더 풍부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점을 알려준다. ● 「축복의 땅」은 이런 면모를 잘 나타내준다. 전자회로와 램프, 레이저 빔을 이용한 이 작품은 언뜻 보기에 우주선을 연상시키지만 실은 화면 좌측의 열쇠 이미지, 빛의 이미지, 그리고 나무의 이미지나 하트의 이미지와 같은 일련의 의미망으로 짜여 있다. 좀더 풀어서 설명하면 우리가 망가진 생태계나 인간 간의 관계단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긍정적인 마음(열쇠)을 갖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대를 신뢰하고 인내하다 보면(태양), 생명(나무)을 키워낼 수 있고, 마침내 깨어진 관계의 회복(하트)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배수영_여왕벌_더미인형, LED,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21C 여성의 조건」은 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 작품은 회로기판을 여성들이 선망하는 집, 하이힐, 열쇠, 하트의 이미지와 결부시킴으로써 더 이상 산업폐기물이 아닌 '값비싸고' '사치스런' 대상으로 탈바꿈된다. 이 작품은 여성들의 욕망을 패러디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마이더스의 손처럼 그가 손을 대는 것이면 무엇이든 귀하고 탐스런 것으로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이번 개인전에는 몇 점의 설치작품도 공개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의 공공미술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낸 바 있다. 폐기물을 이용한 작품과 달리, 설치작품에서 작가는 여성과 연관된 문제, 즉 여성성과 역사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한복 천을 위에서 아래로 늘어뜨린 「Castle in the Womb」은 인터렉티브한 작품으로 관객이 천막같이 생긴 천 안에 들어가 편안한 시간을 누릴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이 경우 천막의 이미지는 어머니의 뱃속을 의미하며 우리가 희원하는 꿈의 궁전을 상징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머니의 품안에 있을 때 충만한 사랑의 기운을 얻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어머니의 배 안에 있을 때처럼 어머니의 온기와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페트병에 명성왕후의 이미지를 새겨 박스에 넣은 설치작품은 페트병 아래로 새어나오는 은은한 불빛과 천장위로 나비가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비운의 삶을 살았던 명성왕후의 일생을 떠올리게 한다. 비록 현실에서는 많은 제약으로 시련과 고난을 겪었으나 그도 역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던 여인이었음을 보여준다.

배수영_Effloresce_플라스틱 병, LED,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영화 '어벤져스'란 타이틀을 본 딴 「Co-Vengers」는 화면 중앙의 '8.15'와 '3.1', 그리고 태극문양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영웅 군단', 즉 이순신 장군, 안중근열사, 논개, 류관순 열사, 김구선생, 명성왕후, 피겨의 퀸 김연아 등의 이미지가 펼쳐져 있다. 이 작품은 흑백의 시트지를 잘라붙여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의 숭고한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 작가의 이런 역사의식은 오랜 일본체류가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교에서 학부와 석, 박사과정까지 마친 작가는 18년간 이국에 머물면서 잊어버리고 살았던 우리나라의 고난의 역사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 결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때마침 이번 개인전은 민족의 경축일인 광복절과 겹쳐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층 의미가 남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애쓴 분들을 기리는 이 '오마주' 작품은 굴곡졌던 역사속에서도 기개와 용기를 잃지 않았던 위인과 영웅을 조명하는 뜻 깊은 기념비적 성격을 갖는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배수영_I'm from "Good News"_재활용한 부품들, 비즈, LED, 혼합재료_60×120cm_2015

또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분명한 의식, 우리 사회가 직면한 환경오염 및 생태계의 파괴, 일제 강점과 광복과 같은 현실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월터스토프(Wolterstorff)가 말한 '책임지는 존재'로서 임하고 있는 자세를 느낄 수 있다. 예술가는 경계인처럼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는 사회의 방관자가 아니라 참여자로서 능동적으로 우리의 현실문제에 대처하는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상생'이라는 화두가 요즘만큼 절실하게 다가오는 시기도 없다. 언제 우리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연한 세태속에서 '평화의 멜로디'가 들려오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배수영의 예술세계는 그 소망을 촉진하고 더 고조시키는 증폭기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 서성록

Vol.20150813d | 배수영展 / BAESOOYOUNG / 裵秀英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