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pes are Queer

주도양展 / ZUDOYANG / 朱道陽 / photography   2015_0824 ▶︎ 2015_0912 / 일,공휴일 휴관

주도양_Hexascape42_Gum Bichromate on Canson ARCHES, Kodak TMax100, Handmade pinhole camera_55×8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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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양 홈페이지_www.zudoyang.com

초대일시 / 2015_0824_월요일_06:00pm

작가와의 만남 / 2015_0828_금요일_05:00pm~06:30pm_세미나룸 주제_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작업에 집중하는 법

후원 / 서울문화재단_미진프라자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SPACE22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90 미진프라자 22층 Tel. +82.2.3469.0822 www.space22.co.kr

'주도양의 작품설명서' 책에 실린 작가 노트 ● 지금까지 11번의 개인전과 122여 회의 단체전을 치르면서 전시라는 행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개인전의 경우 작가가 전시에 드는 거의 대부분의 경비를 지출하는데 나의 경우 작품 제작비와 도록 제작비가 많아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간 작품을 종종 팔았다. 개인전을 열고 전시된 작품을 거래하고 나면 갤러리에 작품가격의 5할을 판매 수수료로 지급하고 액자비, 프린트비, 도록 제작비를 정산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 항상 지갑은 가벼웠고 추가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일과 작업을 병행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단했다. 특히 머릿속에는 재료연구와 색감, 촬영 방법, 작품 크기, 여백……. 작업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일을 마치고 작업실에 돌아와 밀린 빚을 결제하고 나면 종이 한 장 살 여유가 없었고 이런 상황은 작품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작업에 대한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면 경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작품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작가들은 추운 겨울에 만나면 주로 난방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반대로 무덥고 습한 여름에 만나면 제습, 환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대화에서 늘 빠지지 않는 소재가 작업실과 관련된 이야기다. 더 넓고 편안하며 안정적인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 작가들의 소박한 꿈인 셈이다. 레지던시에 1년간 입주하는 날 처음 나누는 대화에서도 "여기서 나가면 또 어디로 가지?" 하는 작업실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동안 거쳐온 작업실 이주의 역사 이야기로 밤을 지새운다. 젊은 작가든 원로작가든 작업실 이야기는 항상 대화의 중심을 이룬다. 이렇듯 작가들은 안정적으로 작업하며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작가는 작업을 지속하고 싶기 때문에 작품활동의 기본이 되는 최소한의 공간인 작업실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것이다.

주도양_Hexascape43_Gum Bichromate on Canson ARCHES, Kodak TMax100, Handmade pinhole camera_55×80cm_2013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지만 실제로 작업하다 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경험해본 끝에 배운 방법을 혼자만 알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연한 기회에 작은 작품을 많이 만들 기회가 생겼다. 액자 전문집에 의뢰하면 작품이 판매되어도 남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작업실에서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전에 제작한 액자를 모두 분해하여 액자가 어떠한 구조와 재료로 구성되어 있는지 면밀히 분석했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을지로, 청계천 등을 헤매고 다녔고 웹서핑과 해외 자료를 검색하여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하나하나 사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망치는 게 많았는데 계속 연구하고 노력을 하니 점점 나아졌다. 어렵게 터득한 내용들인데 알고 보니 쉬웠다. ● 2013년 갤러리 이즈의 개인전은 새로운 돌파구를 뚫는 분수령과 같은 전시였다. 패널을 스스로 제작해서 작품 제작비와 제작 시간을 단축시켰고 작품의 마무리도 손색없었다. 많지 않은 예산으로 전시를 개최할 수 있었다.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만들 때 나처럼 헤매지 않고 작업할 수 있게 잘 정리된 설명서를 만들고 싶었다. 주변에서는 그러한 기술을 공개할 필요가 있냐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러한 행동이 다른 이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이 책은 작가가 개인전할 때 작품을 설명하거나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 도록이다. 개인전을 준비하는 데 있어 도록에 관한 예산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나의 경우도 지금까지 10권이 넘는 개인전 도록을 발행했다. 20~30페이지 분량의 도록에는 관습처럼 내려오는 일종의 형식이 있는데 때로는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작가 자신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내용의 평론과 영국인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난해한 영어로 번역된 영어번역 문장들이다. 고급 종이에 인쇄된 작품사진들만으로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작가가 많은 비용을 들여 제작한 도록이지만 대부분 잠깐 보고 버리든지 혹은 집에 차곡차곡 쌓았다가 모아서 버린다. 정말 아깝고 소중한 자원을 낭비한다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의미 있는 도록을 만들어서 쉽게 버려지지 않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도양_Hexascape46_Gum Bichromate on Fabriano Artistico, Kodak TMax100, Handmade pinhole camera_91×91cm_2015

버려지지 않을 도록은 예쁘고 디자인이 화려한 것보다 내용과 본질에 충실해야 된다. 개인전 도록은 무엇보다 작품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록에는 일반적으로 작품이 완벽히 마무리된 최상의 최종 결과물이 인쇄된다. 나는 이번에 기존의 틀을 깨고 작품의 완성된 부분뿐만 아니라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과 각 과정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 그리고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전시장의 작품은 아쉽게도 작가가 이미 쭉 빨아먹은 껍질만 전시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이 작업하는 영역에 대해 가장 최고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작품의 제작 과정을 모두 기록하여 공유하고 여기서 작가가 연구한 노하우까지 드러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도록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고급 종이가 아닌 단행본 책자에서 쓰이는 미색 모조지를 사용하면 지면을 늘일 수 있다. 그리고 컬러 도판을 포기하고 1도(흑백)으로 인쇄하면 인쇄비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기성 규격의 책자 크기를 선택하면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

주도양_Hexascape48_Gum Bichromate on Fabriano Artistico, Kodak TMax100, Handmade pinhole camera_91×91cm_2015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무선인터넷이 탑재된 고해상 컬러 디스플레이의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있다. 화려한 색감의 작품 이미지는 웹공간에서 보여주고 도록은 작품설명에 충실하면 된다. 작가가 죽거나 혹은 원로대가가 되어서야 비로소 두툼한 화집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개인전 도록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 어려운 글과 사진 몇 점 수록된 노트처럼 얇은 도록을 발행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지식과 방법을 개인전 도록의 형식을 빌려 기록으로 남기고 작품설명에 충실한 내용으로 채워진 도록이라면 종이가 아깝지 않는 도록이라고 느꼈고, 이를 제작하게 되었다. ● 근대의 계몽주의자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사전을 발행하는 일이었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와 개념을 정리했을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변변한 재료학 서적이나 작품 제작에 관한 기술서적이 없다. 여기 있는 내용은 내 작품에 관한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 수록되었다. 나처럼 헤매지 말고 이 책에 적혀 있는 노하우를 시작으로 작품활동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을 스스로 해결하면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이 나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빌면서. ■ 주도양

주도양_Scapes are Queer IV_Gum Bichromate on Fabriano Artistico, Kodak Ektar100, Handmade pinhole camera_100×143.5cm_2015

작품을 보여주기 까지1. 2013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 8개월간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제작한 바늘구멍 사진기에 필름을 넣고 촬영한 다음 수채화 물감과 감광물질을 이용한 19세기 고전 인화기법인 검프린트 작업을 보여준다. 디지털이 남발되는 시대에 고전 인화의 아름다움을 작가의 장인적 기술과 감성으로 일깨워준다. 손으로 만드는 보석과도 같은 작품은 디지털 복제시대에 새로운 대안 예술작품이다. 회화와 사진 그리고 판화의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한 작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전통의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2. 많은 작가가 작품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얻기 위해 시간을 들여 아르바이트를 한다. 작가가 작품 제작에 관한 모든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고 이를 기록한 사진자료와 스케치 등 모든 자료를 기록하여 책의 형태로 만들고 전시와 교육을 한다.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작업에 집중하여 지속적인 작품 활동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 3. IMF 시절에 어렵게 대학생활을 했다. 회화를 전공한 나에겐 비용이 많이 드는 작품 활동은 작업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사진은 복제가 쉽고 제작이 빨랐다. 작업실이 없어도 가능했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민주적인 매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고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매체라고 믿은 사진을 18년간 지속적으로 연구했다. 지금이 작품활동 하기에는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시기다. 지금까지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도 주변의 도구를 활용하면 가정에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사진의 근원적인 작업을 보여주려 한다. ● 4. 카메라 제작 〉 촬영 〉 현상 〉 필름 제작 〉 인화 〉 액자 만들기 〉 작품 포장 / 위에 열거한 순서는 사진작품 제작에 필요한 일반적인 작업 순서이다. 여기서 촬영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외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이 만든 카메라와 렌즈를 사야 하고, 작품을 인화하려면 전문 출력소에 가야 하고, 사진 결과물은 납작한 종이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전시하려면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액자 제작을 맡겨야 한다. 모두 비용과 시간이 들고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작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해야만 했고 그 시간만큼 작품에 작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많은 작가가 고단한 삶을 살았고, 때로는 작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안이 필요했다. 이 모든 것을 작가가 스스로 해결하면 조금 더 작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도양_Scapes are Queer VII_Gum Bichromate on Fabriano Artistico, ILFORD FP5 PLUS, Handmade pinhole camera_100×143.5cm_2015

5. 전시도록은 사람들에게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다. 하지만 고급종이에 인쇄된 이미지와 어려운 글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폰으로 작업을 내려받아서 보는 것이 접근이 더 쉬울 뿐만 아니라 선명하고 경제적이며 효과적이다. 하지만 작가들은 천편일률적인 도록 제작에 많은 비용을 쓴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도록을 보여주는데, 작품제작 설명서 및 기록서와 같은 것이다. 작가는 도록에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사진과 그림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 완성된 작품이 중요한 만큼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여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과 기술, 재료, 업체, 처리하는 곳 등을 정리했다.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실패와 고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중질지와 1도 마스터인쇄를 활용하면 200~25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도록을 기존 도록(고급종이에 20~30페이지 정도 제작하는 경우)의 제작비 수준에서 만들 수 있다. ● 6. 손수 제작한 카메라는 사진의 본질적인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를 극대화한 형태다. 이 카메라에는 어두운 방과 작은 구멍만 있을 뿐이다. 360도의 여러 각도에서 들어온 빛이 휘어진 필름공간에 맺혀진 이미지들이다. 주로 도시의 풍경이 기록되는데 익숙한 공간이 보는 방법에 따라 기이하게 보인다. 이번 작업에서는 '풍경의 기이함Scapes are Queer'이라는 주제로 오리지널 수공 인화법인 검프린트 형식으로 드러낸다. 카메라 제작부터 고전인화법과 전통방법의 액자를 짜는 방식 그대로 작가가 직접 제작하여 작품제작비를 줄이고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전시의 핵심이다. 더불어 도록은 이 모든 기술과 노하우를 모아놓은 설명서 형식이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작성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 7. 대안공간 SPACE22는 예술의 공유와 소통을 위해 적합한 장소이다. 이번 전시기간 중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통해 모든 사람이 스스로 사진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작성한 도록을 제작 및 배포하여 교육할 예정이다. ■

Vol.20150824b | 주도양展 / ZUDOYANG / 朱道陽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