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鳴(공명)-여백의 잔향

유영경展 / YOOYOUNGKYUNG / 兪伶炅 / painting   2015_0826 ▶︎ 2015_0901

유영경_조우(遭遇)_순지에 수묵꼴라주_67×14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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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8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1. 현실에서의 삶과 벽 ●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와 무수히 많은 정보들로 혼란스러운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 젊은이들의 삶은 항상 외부요인들에 의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늘 현실에서의 조건과 나의 호오(好惡)라든가 취미, 시비(是非)와 마주하고 선택하게 한다. 그것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일 때 사람들은 이를 정상적이라고 하지만, 삶은 언제나 우리의 생각과 오차 없이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술에 취해 집을 찾아갈 때처럼, 휘청휘청, 구불구불 휘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결국은 집에 도착하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우회의 길로 접어들어 잘못 찾아갈 때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현실과의 커다란 괴리감을 실감하게 된다. 때로는 이런 순간들을 합리화하여 그것을 기준인양 강요하는 사회와 알지 못할 것들로 나를 구속하는, 보이지 않는 기성의 틀로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우리의 삶은 언제나 무기력하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쉽지 않은 것이 바로 현실이다. ● 어렸을 적 내가 생각했던 화가라는 직업은 나에게 있어 환상이었으며 대단한 존재였다. 하얀 종이에 생동감 있게 나타나는 대상들과 붓의 움직임들, 알록달록한 색들은 나의 눈을 사로잡았고 마음을 매료시켰지만 화려하게 보였던 화가라는 직업 이면에는 창조라는 고통과,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순간 부딪히는 자신이 정한 꿈과 진로, 지향하는 목표, 인간관계, 가정, 노후 등의 사회적 잣대와 기준들은 순리대로의 삶의 기준들로 인해 나에게 현실의 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현실과 삶의 잣대들을 나 스스로 만들고 가둬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잣대들에 대한 소리를 들어보았는지 생각해본다.

유영경_백세청풍(百世淸風)_장지에 수묵꼴라주_130.3×162.2cm_2015
유영경_도등(導燈)_장지에 수묵꼴라주_2015
유영경_그 고정된 시선_장지에 수묵꼴라주_194×365cm_2015

2. 마음의 외침 ● 나는 현실과 직면했을 때의 나의 행동양상과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이 이입되는 사물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림과 마주하고 있을 때, 한국화는 종이와 먹의 특성상 흡수성이 높아 서양화와 달리 솔직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가끔은 세밀하고 밝게 표현을 하면 덩달아 나의 기분이 밝아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먹먹함이 드리워질때면,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리는 표현방법이 오히려 감정의 골을 깊게만 만드는 것 같다. 수묵의 농담과 퍼짐이 나의 마음에 울림을 더해 나의 감정은 진해지기도 하고 담담해지기도 하며, 때로는 흘러 내려가기도 하고, 위로 올라가기도 하며, 서로 마주하여 융화되면서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흘러내리고 촉촉하게 먹기가 적셔진 종이는 마치 나의 눈물 같고 환희와 같은 외침으로 다가오기도 하며, 나의 작품에 선명하게 보이거나 때로는 투명하게 드리워진 벽의 형상은 사회가 혹은 나 스스로가 만든 틀과 잣대를 말하기도 하며, 현실에서의 삶에 지칠 때 그 속에 숨어버려 나를 보호하는 장소로, 때로는 그 벽을 부수고 밖으로 뛰쳐나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먹의 흐름을 통해 나의 감정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동물들이 뛰어다니듯 나는 이 곳 저 곳을 바라본다. 세상에 대한 두근거림과 스스로에 대한 벅찬 감정들이 때로는 밝고 큰 외침으로, 때로는 어둡고 조용한 외침으로 소용돌이친다. 먹이 이러한 인간의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형으로 스스로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적과 같이 신비하다. 아마도 한국회화사에서의 수묵화는 이러한 면 때문에 이리도 긴 세월동안 우리와 같이 해온 것 같다.

유영경_고정된 시선을 넘어Ⅲ_장지에 수묵_130.3×162.2cm_2015
유영경_마음의 울림-山鳴부분도_순지에 수묵꼴라주_708×194cm_2015
유영경_설원(雪原)_장지에 수묵꼴라주_162.2×260.6cm_2015

수묵의 배경 위에 드러나는 꼴라주 형상들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재해석된 사물들이다. 그림 안에는 크고 작은 생명들과 그들에게 필요한 사물이 존재한다. 공간의 안과 밖에 매달려 길을 밝혀주는 밝은 등불은 나에게 있어 삶의 지침과 같은 존재이며, 우리가 사는 집들은 마음의 안식처인 휴식의 공간이다. 그리고 흡착근을 통해 위로 위로 자라나는 넝쿨들은 현재의 삶에서 이상향을 향해, 그리고 떨어지지 않기 위한 암벽등반을 하는 나의 모습 같고, 바람으로 흔들리는 모습들은 휘청거리며 울부짖는 소리 없는 인간의 아우성 같으며, 형상들은 때로는 거대한 자연으로 다가와 경이로우며 경외심을 갖게 한다. 이는 나에게 밝고 포근하고, 작고 귀엽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때로는 어둡고, 차갑고, 거대하며 공포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는 이 시대에 나와 달리 살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 벽같이 느껴지는 현실 속에 등불처럼, 또는 넝쿨처럼 사는 것이 우리들의 진정한 삶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질문을 해 본다. ■ 유영경

유영경_조우(遭遇)_장지에 수묵꼴라주_80×170cm_2015
유영경_고정된 시선Ⅱ_장지에 수묵꼴라주_162.×130.32cm_2015
유영경_마음의 울림_장지에 수묵꼴라주_50×42cm_2015

1. Life and wall in reality ● Although people move fast voluntarily or involuntarily in a fast-changing and confusing modern society with countless information, lives of young people are continuously changing by external factors. This reality forces us to face and choose conditions in reality, likes and dislikes, hobbies and rights and wrongs. When it is general and universal, people say it's normal but life does not always unfold precisely as we think. It's sometimes like a drunken person faltering goes back home but still gets home and other times it got into an unexpected detour and get lost. At such times, we realize a great sense of separation from reality which we can do nothing about. Even though sometimes we desire to escape from society which justifies these moments and forces them to us as if they were standard and from fetters of routine which restrict us with something we do not know and repeats in invisible frame in existence, our life helplessly keeps going back to and getting out of its original place repeatedly. Nothing is ever easy in reality. ● When I was young, the occupation of a painter was a fantasy and looks great for me. The vivid objects in the white paper and strokes of brushes and diverse colors captured my eyes and fascinated my heart but agony of creation behind the glamorous-looking occupation of a painter, the dream, career and goal I set for myself which I confront each moment and the social criteria for human relationship, family and aged life approach me as a wall of reality. And yet, I reflect on it if I make criteria in reality and life and confine myself in them and if I have tried to listen to the voices of those criteria. ● 2. Cries of Mind When I confront reality, I express my modes of behaviors, emotions and things in which I put my emotions metaphorically. When a painter faces a Korean traditional painting, unlike in Western paintings, a painter cannot but be honest as Korean painting has a high level of absorption due to the traits of paper and ink. At times, I feel bright when I express minutely and brightly while minute painting method hurts feeling when I feel heavy heart. Thus, I work with ink and water which naturally spreads and flows down. Degree of thickness of ink and its spread adds reverberations of mind, rendering my emotion even thicker or thinner sometimes or flows down or up or harmonizes by fusion while facing each other. The paper flowing down and moist with ink is just like my tears and sometimes approaches me as a cry of joy and the shape of wall which is clearly seen in my works or sometimes transparently cast sometimes means the frame and criteria established by society or myself and it becomes a place where I hide that protects me when I feel exhausted in reality or space where I greet a new world by breaking down the wall and going out of it. As such, my emotions are expressed in various ways through the flow of the ink. ● And as if small animals are running around in it, I look around here and there. Heartbeats for the world and overflowing emotions for myself swirl in bright and loud cries sometimes and in dark and quiet cries other times. The fact that ink can express the flow of human emotions and its own thoughts in natural-looking forms is really mysterious like a miracle. Perhaps ink-and-wash painting has been with us for such a long time because of these traits in the history of Korean painting. ● Collage forms appearing on the background of ink and water are things reinterpreted under each circumstance. In the painting exist big and small lives and things they require. Bright lamps hanging inside and outside that light the roads are like a guideline of life for me and the houses we live in are a safe haven and resting place for our mind. The vines that grow up with adhesive disks are like myself who climbs rocks from this life to utopia and keeps climbing not to fall down. Swinging appearances by wind are like silent cries of humans who stagger and wail, and the shapes sometimes come as enormous nature and give us awe and wonder. Though they may approach me brightly, softly and in cute small forms, they sometimes come in dark, cold, huge and frightful appearance. To other people in this age who live differently from me, I cautiously and quietly question if living like lamps or vines aren't our real life in the reality that feels like a wall. ■ YOOYOUNGKYUNG

Vol.20150827c | 유영경展 / YOOYOUNGKYUNG / 兪伶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