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thical Truth-black swan story

박이원展 / PARKYIWON / 朴以援 / painting.video   2015_0829 ▶︎ 2016_0110 / 공휴일 휴관

박이원_black swan story_종이보드에 잉크, 과슈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공휴일 휴관

모스만 아트 갤러리 MOSMAN ART GALLERY Corner Art Gallery Way and Myahgah Road Mosman 2088 Australia Tel. +61.2.9978.4178 mosmanartgallery.org.au

블랙 스완의 주술(呪術) 또는 신화, 이미지의 직조(織造) ● 모호한 형상들이 커졌다 작아졌다 그림자처럼 늘어나며 이리저리 움직이며 변화하고 운동한다. 날개와 사람의 하반신이 결합한 이상한 존재가 움직이며 마치 한편의 꿈처럼 변화한다. 그것은 춤처럼 보이기도하고 그냥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체와 동작, 리듬을 타고 음악이 흐르는 몽환적 이미지가 천천히 또는 빠르게 도약하고 회전하고 위치를 전후좌우로 바꾼다. 대체로 그 분위기는 우울하고 뭔가 깊은 고뇌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원하게 창공을 비상하지 못하고 지상에서 머뭇거리며 낮은 날개 짓을 반복한다. 굳이 시인 이상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던 영화도, 또는 베를린 천사의 시가 아니어도 날개는 현실의 중력을 거부하는 힘을 은유한다. 게다가 날개는 역설적으로 현실이 얼마나 강력한지 반증한다. 날개의 이미지는 위로 오르고 아래로 내리는 이중의 운동을 한다. 날개가 은유하는 상승과 하강의 운동은 지상에서 천공을 향하고 그 역으로 운동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상에서 지하세계로, 또는 속세의 세계에서 개인의 내면의 심연으로 하강하고 또 솟아오르는 것을 은유하기도 한다. ● 날개달린 존재는 대지와 천공을 연결하는 매개자이다. 신과 인간의 전령이고 곧 기호와 상징의 가장 정통한 해석자이다. 인간이 날개를 상실한다는 것은 신의 언어를 해독할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신은 신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동시에 자기 자신의 본질 또는 본성과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모른 채 방황하는 것이다. 존재의 순환이 삐걱거리며 제 길을 잃고 탈선해버린다. 신화와 환상의 심리가 작품을 관통해 흐른다.

박이원_Mythical truth-black swan_캔버스에 잉크, 과슈_41×31.5cm_2015
박이원_Mythical truth-black swan_싱글채널 비디오, 설치_2015

작가에게 이미지는 현실과 초현실이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버리는 이미지이다. 평범한 수준의 상상을 넘어서는 그리하여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크기와 넓이와 무게와 깊이로 다가오는 이미지의 세계이다. 그 이미지는 개인의 취향에 국한되지 않는 상징으로서 제시된다. 작가가 작업의 모티브로 삼은 '블랙스완'은 기이하고 섬세한 상징을 낳는다. '검은 백조'라는 부조리한 존재가 정말 눈앞에 등장할 때의 초현실적 경험은 평범한 꿈보다 더욱 기이한 자연이고 현실이다. 이 이미지는 문명과 자연이, 과거와 현재가 뒤얽히고 버무려진다. 우리의 정신은 동물과 인간이 분리되기 전의 시절의 시간여행을 한다. 한때 날개가 있었던 인류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반인반수의 반신의 존재들의 차원으로 함몰하면 우리는 물질과 정신이 분리되기 전의 원형적 존재 또는 의식으로 비상한다. 그런 방식으로 인간의 기원이 솟는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문명의 미래를 몽상한다. 브랑쿠시와 같은 조각가들이 오랫동안 돌과 브론즈를 사용해 포획했던 구체화한 날개 또는 비상의 신화는 박이원의 손을 거쳐 부드러운 섬유질의 이미지로 변화한다. 이미지의 화학(化學)이자 연금술이다. ● 정신의 연금술이 사물과 사건을 생생하게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 신화이다. 신화는 오래전 사라져버린 사건과 관계와 문명이 영생하도록 하는 비의이다. 인간과 인간의 밖의 존재가 교집합 되어있는 세계이다. 신화는 개인의 사유가 아니가 집단의 사유의 운동이고 그 운동의 집적이다. 사실들과 사실에 대한 해석과 꿈이 고리기아스의 매듭처럼 뒤엉켜있다. 집적이 힘을 가질 때 신화는 온전히 살아있게 된다. 자연을 이탈한 인류의 비전, 생존과 진화의 열쇠가 숨겨진 미궁이 바로 신화이다. ● 한편 어떤 이들은 미궁과 미로는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로에서는 길을 잃어버리지만 미궁에서는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말 그대로 미궁은 길이 아니라 집이기 때문이다. 왕 또는 신이 거주하는 집이기 때문에 집에서는 길을 잃을 수 없는 것이다. 백남준에 따르면 인연이나 업(業)을 의미하는 산스크리스트어 '카르마'에서 '카'는 인과적이자 동시에 비인과적인 관계를 의미하는 는데 그것이 '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를 연결해보면 신 또는 세계의 지혜가 거주하는 집인 미궁은 만남과 헤어짐이 동시에 가능한 신비한 장소가 된다. 미궁을 미로와 혼동하며 길을 잃는다고 겁을 먹는 것은 인간의 어리석은 착각인 것이다. 그런데 이미지는 마치 미궁처럼 작동한다. 신화는 곳 미궁이고 원형적 의미에서 이미지 중의 이미지인 것이다.

박이원_you and you_종이보드에 아크릴채색, 잉크, 과슈_2015
박이원_Black swan#5_종이에 잉크, 과슈_2015

18세기의 이탈리아 미학자 비코는 인간의 자신의 손으로(노동) 만든 것은 그것이 무형이든 유형이든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강력한 상상력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어째든 우리가 인류의 생존의 지혜를 품은 신화를 풀 수 있는 것은 어렵지만 가능한 일이다. 바로 인류의 정신이 자신의 손으로 구축한 정교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신화는 인간의 정신의 비약을 통해 저절로 그 신비를 풀어내기 마련이다. ● 그런 이미지가 그 힘을, 그 신통력을 상실했을 때 인류는 절망의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억겁의 시간동안 쌓아온 지혜의 미궁에 들어가는 열쇠를 잃어버린 것이니 말이다. 인간은 어디에 기댈 것 없이 자연과 사물의 무정한 힘에 무력하게 노출되어 버린다. 물질문명이 결코 제공할 수 없는 인간 스스로에 대한 비전과 힘을 인류 정신의 집적물인 신화가 품어주기 때문이다. 박이원 작가가 풀어내는 이미지의 실타래는 현실의 시간을 초월하는 정신의 연속성과 그 정신을 배양해온 신화의 터에서 빛과 무늬를 엮는다. 문명 또는 예술이 직조해내는 것들은 결국 천개의 얼굴을 한 신화의 반영이다. 신화는 인류의 깊은 내면화의 과정이다. 구술되고 전승되어온 이 내면화의 시간은 신비한 지혜들로 조밀하게 채워지고 작동해왔다. 유년기의 인류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자극하고 지도하면서 신화는 인류와 함께 했다. ● 신화가 쇠퇴한 시대의 하늘과 대지를 단단히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매듭처럼 기이한 인연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엇인가? 중심을 상실한 시대의 균형추는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작가의 이미지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엉킨 어떤 혼란의 감정을 재현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신화와 동떨어진 시대의 인류가 겪는 보편적 혼란의 감정을 은유한다. 인류의 희로애락이 비극적으로 창백해진 시절을 사는 이들이 불가피하게 꿈에 매달린다. 물질과 비물질,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 도래하지 않은 사건과 관계 등이 뒤섞인 주술(呪術)의 몸짓이다. ● 박이원 작가가 오랜 시간을 보낸 호주는 국가를 넘어 문명과 인류의 문화를 떠올리는 장소이다. 광막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지는 세계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사막을 횡단하던 중에 성찰했던 진리의 기둥을 혹 만날 수 도 있는, 대자연의 맨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블랙 스완의 춤은 잠시 고독하게 고립의 길에 떨어져 있던 예술의 몸짓이 점점 주술과 오버랩하는 풍경이 된다. ■ 김노암

박이원_Mythical Truth_싱글채널 비디오_2015

"Korean artist Yiwon Park's drawing animation Mythical truth is a new experiment in the artist's process of art making. 'Black swan' is the first part of the Mythical truth project and is a personal response to the recent ferry disaster at Jindo, Korea in which several hundred children were drowned at sea. The black swan is employed as a metaphor for uncertainty and raises questions about conflict, identity, social issues and humanity." Exhibition developed with assistance from Arts NSW and MGNSW International Fellowship ■

Vol.20150829f | 박이원展 / PARKYIWON / 朴以援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