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빛...피어나다 The light...blooming

어떤 모임에서 선배 작가가 말하기를, "작가는 일단 그림을 그려놓고 이론을 끼워 맞춰넣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고 한다. 그 말에 동감하고 그 선배도 또한 작가이기에 경험에서 나온 말인것 같다. 나 역시 미리 이론을 정해놓고 그리지는 않는다. 그저 표현하고 싶은 대상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충 윤곽을 잡고 작업을 시작하지만 그 끝은 예상치 못한다. 예술은 창의적인 놀이라 한다. 작업을 하면서 방향이 예상치 않았던 쪽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그래서 작업을 중단해야 할때도 나오고, 또 어떨때는 생각보다 더 좋은 작업이 나오기도 한다. 마치 놀이의 규칙은 같지만 누가 어떻게 누구랑 노느냐에 따라 재미와 스토리가 달라지듯이 한팡 신나게 놀다,머물다 보면 이미 어느시점에 도달해 와있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박정란_그 빛... 모란 1 The light...peony 1_한지에 석채_90×90cm_2015

박정란_그 빛...다알리아 2 The light... dahlia 2_한지에 석채_90×90cm_2015

박정란_그 빛... 모란 2 The light...peony 2_한지에 석채_53×72.7cm_2015

박정란_그 빛... 피어나다.맥문동 The light...blooming.Big blue lilytrurf_한지에 석채_53×72.7cm_2015

박정란_그 빛... 능소화 The light... trumpet creeper_한지에 석채_65×53cm_2015

박정란_그 빛...피어나다. 모란 2 The light...blooming.peony 2_한지에 석채_72.7×53cm_2015

박정란_그 빛...피어나다. 모란 1 The light...blooming.peony 1_한지에 석채_72.7×53cm_2015

작년 개인전을 끝내고 이리 저리 뭔가 새로운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끄적거리고, 그 끄적거림들을 완성해 왔다. 그러면서 그 이미지들이 이제 피어나고 움트려하는 순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나의 상태를 반영한것 같았다. 그리고 그 주제를 갖고 여러 작업들을 하다보니 그 피어남이 빛과 연관되어져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냥 빛이 아닌 "그 빛" 그 빛에 의해서만 움트고 자라고 꽃이 되어 피어나는 것 같았다. 그 빛에 반응하고 되어져가는 상태로 표현되어져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의 주제를 "그 빛... 피어나다"로 정해보았다. 형태 보다는 색감에, 색을 절제한 상태에서 최대한 형태를 흐뜨려보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시도는 무척 힘들고 낯설다. 어쩌면 세련되지 못한 어리숙함이 먼저 눈에 들어 올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혹 이번 작업들이 미숙해서 지난 작업들의 작업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난 좀 더 새로운 작업들에 머물고 싶다. 내가 더 성숙해 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 박정란

Vol.20150922e | 박정란展 / JUNGRAN / 朴正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