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ntexted

문진욱展 / MOONJINWOOK / 文進郁 / installation   2015_1016 ▶︎ 2015_1028 / 일요일 휴관

문진욱_untitledtext 2014_오브젝트 설치, 사진 캡션(description)_1000×1000×50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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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일요일 휴관

대안공간 싹 ALTERNATIVE SPACE SSAC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287-1 B1 Tel. +82.53.745.9222

주지하듯이, 언어는 현대 미술에 있어 주요한 도구이자 대상이었다. 언어 조작(linguistic manipulation)은 다다이즘의 핵심이었으며, 뒤샹은 급진적인 언어유희(wordplay)를 통해 개념 미술을 제안했다. 이후, (문자 언어, 즉 글의 형태로) 텍스트는 음악, 문학, 정치학, 철학 등과의 절합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현대 미술, 특히 개념 미술을 읽어낼 때, 텍스트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다시 말해, 그림을 읽을 때 글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현대 미술의 독해는 지적인 개념들을 통해 개입된 텍스트를 읽어 낼 수 있는 감상자의 능력을 요구하게 되었다.

문진욱_untitledtext 2014_오브젝트 설치, 사진 캡션(description)_1000×1000×500cm_2014

이런 의미에서 문진욱의 작업, 무제의 텍스트(Untitled Text)는 현대 미술 작품에서 텍스트를 (못)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의 작업이 딩뱃(dingbat)과 점자라는 특정한 언어적 형태의 기호를 텍스트의 위치에 놓으면서, 직접적으로 제기하는 첫 번째 문제의식은 텍스트의 (불)가독성이다. 그가 사용하는 딩뱃과 점자는 제한된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언어 형식이다. 즉, 딩뱃은 언어 시스템의 오류에 의해 발생하는 언어적 형태의 기호이며, 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언어이지만 그것이 시각화된 언어로 제기될 때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언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보일 때), 그것은 언어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읽을 수 없는 텍스트로서 그의 작품에 사용된 딩뱃과 점자는 (고의적인) 비언어이다. 작품을 보는(읽는), 감상자는 딩뱃과 점자를 (작품과 연계된 텍스트로서의) 언어로 읽으려 하지만, 그들은 그것들을 읽어 낼 수가 없다. 텍스트의 위치에서 그것들은 해독되거나, 번역되거나, 해석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상자의 관습적인 읽기의 시선을 방해하고 교란하기 위해서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텍스트(딩뱃과 점자)는 새로운 언어로서의 오브제, 혹은 기호학적 분석의 대상으로서의 텍스트로 기능하는 대신 관람객의 읽기 욕망을 좌절시키는 무의미(non-sense)를 만들어 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작품에서 사용된 텍스트는 모두 맥거핀*이다. 그가 딩뱃과 점자가 읽을 수 없는 것으로 남긴 채 제기하는 두 번째 문제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생성이다. 읽을 수 없는 텍스트는 그것들의 정보적 기능을 상실한 채, 이미지로서의 형태학적 효과만을 남긴다. 딩뱃과 점자의 그림문자(pictogram)적 특징들을 전경화하면서, 다시 말해 이미지와 텍스트의 기능적 구분을 흐리면서, 작가는 이렇게 다시 질문한다. 이미지화된 텍스트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 같은 의미로, 텍스트화된 이미지에서 무엇을 읽을 것인가? 혹은 이미지를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진욱_Newspaper Ding_가변크기 프린팅_2013~15
문진욱_BBC&MBC News Ding_스틸컷_2013

문진욱의 작업, 무제의 텍스트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읽는다는 것"의 문제를 통해 비판적으로 개입하면서, 현대/개념 미술이 생성한 의미의 발생 지점을 문제적으로 만든다. 그는 이렇게 읽을 수 있음이 아닌 읽을 수 없음에 주목하면서 의미의 생성이 아닌 무의미의 조건들을 구성하는 것에 집중한다. 역설적으로 의미는 언제나 무의미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 김정구

문진욱_hypnosis Hello_installated in 500×500cm LED Motor_2015
문진욱_Ending_영상_00:08:30_2015

* 맥거핀 (MacGuffin): 영화감독 알프레도 히치콕으로부터 유래된 용어이다. 맥거핀은 영화의 스토리에서 플롯을 진행시키기 위한 동기가 되는 영화적 요소로 기능한다. 그것은 영화 상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위장해서 관객의 주의를 끄는 트릭으로 사용되며, 플롯을 진행하는 기능 이외의 다른 목적은 갖지 않는다.

Vol.20151018b | 문진욱展 / MOONJINWOOK / 文進郁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