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영展 / KOJIYOUNG / 高芝英 / painting   2015_1023 ▶︎ 2015_1114 / 월요일 휴관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31.8×40.9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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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시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이목화랑 YEEMOC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 94(가회동 1-71번지) Tel. +82.2.514.8888 www.yeemockgallery.co.kr

고지영의 회화는 안개에 갇혀있다. 안개는 대상을 지우고 덮어나가다가 조금씩 출몰시킨다. 그것은 완전한 무(부재)도 아니며 그렇다고 온전한 것도 아니다. 지시성과 은폐 사이에 머뭇거리는 회화, 가시성과 비가시성 사이를 오가는 회화다. 그린 듯 그리지 않은 그림이자 구상과 기하학적 추상회화 사이에 머뭇거리며 형상과 색 면 추상의 틈에 마지못해 서식하는 그림이다. 모종의 경계를 넘나들고 흔드는 회화, 질료와 형상, 붓질과 색채 사이에서 진동하는 그런 그림이다. 화면 안에는 분명 시각에 호소하는 '형상'이 있다. 그것은 외부세계에 실재하는 대상이나 사물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기 위해 끌어들인, 그림을 충족시켜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흔적이자 이른바 기호에 해당한다.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30×30cm_2015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5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45×37.9cm_2015

고지영은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작품이 '스스로' 말하게 하며 따라서 납작한 평면과 물감, 붓질이 스스로 발화하게 한다. 따라서 이 그림은 작가라는 주체를 뒤로 물러서게 한다. 그로인해 유기적 만족감은 거부되며 주제나 완성이란 개념도 실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림은 미리 선행하는 전체성에 귀속되지도 않고, 잃어버린 어떤 동일성 자체에 근원을 두고 있지 않는 조각들과 관련되어 있다.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15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41×31.8cm_2015
고지영_캔버스에 유채_22×27.5cm_2015

애매하고 불명료한 형상 앞에서 시선들은 무너진다. 이 그림은 그 무엇 같으면서도 결코 그것과 동일시되지 않는 전략에서 나온다. 부득이 형상을 빌어 드러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집과 길, 하늘이 연상되지만 사실 그것은 색을 칠하고 붓질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매개에 불과하다. 이 막막한 기호들, 파편들이모여 그림을 형성한다. 희박한 색채를 칠하고 불명료한 형상을 보여주면서 그림 자체를 다시 보게 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전적으로 시각적이고 이름을 지을 수 없는, 우리의 개념 밖으로 달아나는 색채와 형상을 드러내는 '이상한' 그리기이다. 사실 그것이 그림이다. ■ 박영택

Vol.20151024f | 고지영展 / KOJIYOUNG / 高芝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