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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대식展 / PYOUNDAESIK / 片大植 / painting   2015_1105 ▶︎ 2015_1124 / 월요일 휴관

편대식_Untitled 2073_한지에 연필_130.5×130.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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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05_목요일_06:00pm

스페이스선+ 주최 신진작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팔판동 61-1번지) B1 Tel. +82.2.732.0732 www.sunarts.kr

매일의 한 걸음, 두 걸음이 쌓이면 그이가 걸어온 길이 된다. 이를 조형언어와 빗대보면 사람의 한 걸음은 하나의 작은 점이고 걸음이 모인 길은 점이 이어진 선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선을 만들며 살아간다. 편대식 작가는 그렇게 시간이 녹아든 선을 작품에 담는다. 그의 그림은 흑백의 선으로 가득하다.

편대식_Untitled 2076_한지에 연필_130.5×261cm_2015
편대식_Untitled 2128_한지에 연필_130.5×130.5cm_2014

작품의 제작 과정은 명료하다. 장지를 뾰족한 것으로 눌러 선을 각인하고 선을 피해 나머지 부분을 까만 연필로 채운다. 눌러진 선은 하얀 음각으로, 연필로 채워진 부분은 까만 양각으로 남는다. 작가는 이 단순하고 묵묵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본질에 다가간다. 완벽한 선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종이표면과 손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선은 미세하게 떨린다. 연필로 채운 부분역시 빈틈없이 칠해보아도 결국엔 희끗한 부분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작품은 완벽에 이를 수 없는 필연적 한계를 수반한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 선을 긋고 면을 칠한다. 불완전함 속에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작가는 현실적인 한계와 의지 사이에 있는 자신을 작품으로 직면한다.

편대식_Untitled 2410_한지에 연필_130.5×130.5cm_2015
편대식_Untitled 2628_한지에 연필_130.5×130.5cm_2015

작업의 첫 시작이 육각형의 화면 안에서 완벽하게 균형 잡힌 형태를 찾는 것이었다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정방형의 화면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육각형의 틀을 벗어나 선이 만드는 다양한 공간의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Untitled 2628'처럼 정방형 화면의 중앙으로 귀결되는 흐름은 사방 끝에서 시작한 많은 하얀 선들이 모이고 모여 백색공간으로 변화한다. 이로써 화면은 의식으로 가늠할 수 없는 선 너머의 곳으로 시선을 넘긴다. 그의 작업은 화면 위를 벗어나 공간으로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Untitled 2092'는 점점 줄어들었다가 늘어나는 검은 직선형태의 조형물이 공간을 나란히 나눈다. 선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선을 공간에 놓은 이번 작업은 수행과 같은 작업과정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가늠해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의 한 가지다.

편대식_Untitled 2829_한지에 연필_130.5×130.5cm_2014
편대식_Untitled 2924_한지에 연필_50×200cm_2015
편대식_Untitled 2925_한지에 연필_130.5×130.5cm_014

관람객들은 흑백으로 구성된 촘촘한 짜임새 있는 화면 앞에서 시각적 환영을 맛본다. 모든 직선이 방향과 각도를 맞추며 생겨난 짧고 긴 리듬 속에서 화면은 미세하게 움직인다. 이런 반응은 관람객이 가진 시지각의 한계에서 발생한다. 작가가 자신의 한계 안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만큼 관람객 역시 감각의 한계를 통해 작품을 경험하는 셈이다. ● 작가는 작업을 만들면서 물리적 한계에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한계를 품은 채 계속 나아간다. 그의 선이 가진 의지는 단순한 평면의 선을 깊은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벽면을 가득채운 고요하고 긴 흑백의 길 안에서 당신은 지금 어떤 선 위를 걷고 있는지, 그 선은 어디로 나아가는지 자신의 걸음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 스페이스 선+

Vol.20151106g | 편대식展 / PYOUNDAESIK / 片大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