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공작소 Ⅴ

안정주展 / ANJUNGJU / 安正柱 / video.photography   2015_1113 ▶︎ 2015_1227 / 월요일 휴관

안정주_기억공작소 Ⅴ展_봉산문화회관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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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주 홈페이지_www.anjungju.com

초대일시 / 2015_1113_금요일_06:00pm

Bongsan Cultural Center 제4전시실 기획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2층 4전시실 Tel. +82.53.661.3521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또 다른 기억, 낯선 풍경을…. ●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안정주_Smoking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2:05_2007

'소리' ● 전시장 입구 벽에 걸린 사진 1점, 일부 형태들을 오려낸 브뤼셀의 독립문 기념사진이다. 어린 시절의 종이인형 오리기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쉽게 읽기는 어렵다. 오려낸 공간을 채우는 할로겐 빛의 그림자가 무심하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오랫동안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 오려낸 모양이 자동차와 나무, 깃발,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그것이 소리를 내는 것들의 이미지이고, 전시장 안쪽에는 비디오 영상 속 한 장면의 사진을 같은 의도로 오려낸 작업이 3점 더 있다는 사실을 조금 후에야 알게 된다.

안정주_Harmony at the Tor (brandenburg gate in berlin)_78×111cm_2008 안정주_Harmony at the Puerta (Alcala Gate at Madrid)_78×111cm_2008 안정주_Harmony at the Porta (constantine gate at Rome)_78×111cm_2008 안정주_Harmony at the Tor (brandenburg gate in berlin) / Poort (Independence gate at Brussel) / Tor (Triumphal gate at Innsbruck) / Puerta (Alcala Gate at Madrid) / Porte (Triumphal gate at Paris) / Porta (constantine gate at Rome)_단채널 영상_00:03:44_2008

안쪽 벽면의 영상에는, 담배를 피우려고 베란다에 나온 흰 셔츠 차림 남자의 움직임이 보인다. 붉은색 벽을 배경으로 담배를 피우는 화면 속 인물의 호흡과 미세한 움직임에 덧씌워진 소리는 '만지작 만지작', '피~후', '물끄럼', '풀석' 등 상황에 잘 일치하지만, 원래 현실의 소리가 아닌 사람의 입으로 내는 소리들이다. 조금은 어설프고 웃음이 새나오는 이 한국말 립싱크는 무심한 일상 행위들에 집중하도록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2007년 핀란드에서 제작한 이 'Smoking'과 'Fishing', 'Crossing' 등 3편은 2분30초 정도 간격으로 연속하여 반복 재생된다.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는 이미지에 결합시킨 립싱크,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들과 주변 광경을 담은 이미지를 립싱크한 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이미지에 가려 보지 못했던 소리의 존재를 눈여겨보게 된다.

안정주_Crossing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2:35_2007

뒤돌아 보이는 반대편 벽에는 가운데 모니터와 좌우로 3점의 사진이 전시되어있다. 모니터에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유럽의 유명 관광지와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그곳은 의미심장한 역사 현장의 기념비적인 건축물, '문'이 있는 장소이다. 그러나 지나치는 사람의 행동과 주변 움직임의 소리는 유쾌 발랄, 생기 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소리, 단체 여행자의 감탄사, 카메라 셔터 소리, 바쁜 발걸음 소리, 깃발의 무심한 펄럭임과 나뭇잎의 마찰 소리 등은 가볍게 스치는 일상 풍경의 소리들이며 사람의 입으로 내는 소리이다. 베를린, 브뤼셀, 마드리드, 파리, 인스브루크, 로마 등지의 역사적 건축물을 각각 촬영한 6편의 영상은 연속적으로 반복되며, 작가는 이 비디오 영상에서 그 장소 원래의 현장 소리를 모두 제거하고, 촬영한 지역의 국가 출신 참여자들의 언어와 목소리로 화면 속의 움직이는 대상을 묘사하는 립싱크로 'Harmony'를 보여준다. 2007년보다 좀 더 진전된 2008년의 립싱크 'Harmony' 연작은 소리에 대한 주목과 함께 각 민족별 언어습관과 표현이 다르고 소통이 어려운 문화적 이질감 혹은 인류의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문화적 정체성의 차이와 조화에 대한 탐구를 더한 것이다.

안정주_Fishing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2:05_2007

'립싱크' ● 원래 립싱크는 화면에 나오는 배우나 가수의 입술 움직임과 음성을 일치시키는 일이지만, 2007~2008년 사이에 제작한 안정주의 'Lip-Sync' 는 본래의 현실 소리를 대신하는 인공 소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실험이다. 그는 친숙한 비디오 영상 이미지 위에 새롭게 가공된 소리를 덧입히는 자신의 작업에서 소리 자체는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오히려 현실의 내러티브를 깨고 사라지게 하거나 인공적인 현실로 그 자리를 대체하여, 세상의 어딘가에 가려져 소외되어 있을지 모르는 소리를 발견 해내려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그의 비디오 영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소리에 대한 오랜 사유와 상상, 자유롭고 리듬감 있는 미적 시도는 고등학교 시절의 밴드 활동, 동양화를 전공한 대학시절, 군악대의 행진 지휘 등의 경험 기억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소리가 가진 속성을 확장하고 영상의 의미를 극대화시키려는 이 'Lip-Sync'의 매력은 침묵을 관찰하고 소리의 가치에 대해 주목하며, 언어와 소리가 가지는 문화적 소통과 단절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여행을 통하여 작가 자신이 촬영한 자연 상태의 소리와 이미지 덩어리로부터 소리를 제거하고 사람의 입으로 구현하는 의성어와 의태어 등의 언어적 소리, 즉 인공의 소리로 대체하여 풍경화면 속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깨어나게 하는 자유분방하고 만화적인 유머가 있는 이미지+소리의 재조합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안정주_Harmony at the Puerta (Alcala Gate at Madrid)_디지털 프린트_78×111cm_2008

안정주는 객관적이고 공공적인 사건의 관계와 논리에 가려진 주관적인 호흡과 개인적인 관습이 담겨진 소리를 환대한다. 그는 세상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다루면서, 이제껏 시각적 경험이 소홀히 했던 소리, 그에게는 시적 영감과 음악적 존재감을 강화해주는 소리에 대한 미적 경험들을 호흡으로 즐긴다. 또한 소리의 존재를 찬사하려는 가볍고 우회적이고 예술적인 자유를 공감할 수 있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한편,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소리의 상상과 결합한 비디오 영상의 시각적 충만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각예술의 다른 가능성들을 제안 받고 있다. ● 마치 칼로 오려낸 밑그림 위에 빛으로 긋고 색을 덧칠 하듯 다층적인 소리를 입히는 시각예술의 다른 가능성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 정종구

안정주_Crossing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2:05_2007 안정주_Harmony at the Poort (Independence gate at Brussel)_78×111cm_2008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경한 이국의 풍경은 익숙하지만 낯설다. 화면 안에서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나를 둘러싸고 혼란스럽게 흘러가는 그 풍경을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려 하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다. 움직이는 것은 소리가 된다. 준비된 그들의 풍경에 대한 해석은 나만의 소리 안에서 풍성해 진다. ● 모든 움직이는 것을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하는 것. 나는 프로젝트 '립-싱크'를 내가 보았던 이국적인 이미지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그들의 이미지로 심화했다. 두 번째의 '립-싱크'프로젝트에서 각각의 하모니를 비교하고 싶었다. 견고하게 쌓인 문화는 서로를 공유하면서 배척한다. 수용하는 듯하다 어느 지점에서 문을 걸어 잠근다. 소리 없는 풍경은 폐허나 유적과 같다. 같은 음을 공유하면서 다른 음을 가진 고유의 화음은 그들이 쌓은 게이트와 음으로서 풍성해진다. ■ 안정주

워크숍 - 제목 : 안정주의 작품세계 - 일정 : 11월 13일 금요일 오후 5시 - 장소 :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 - 대상 : 일반시민 - 참가문의 : 053)661-3526 - 내용 :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 관객과 대화

Vol.20151114h | 안정주展 / ANJUNGJU / 安正柱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