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hhooks, 태양을 삼키는 달의 그림자

박형근展 / PARKHYUNGGEUN / 朴炯根 / photography   2015_1117 ▶︎ 2015_1206 / 일요일 휴관

박형근_Fishhooks-3, After shower_C 프린트_120×18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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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17_화요일_04:00pm

주최 / 2015별별예술프로젝트 시각예술분야 지원사업 후원 / 경기문화재단_경기도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경기창작센터 GYEONGGI CREATION CENTER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로 101-19(선감동 400-3번지) Tel. +82.32.890.4822 www.gyeonggicreationcenter.org

"연육된 섬은 길게 휘어진 낚시바늘같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보다 손 쉽게 원하는 것을 얻고, 또한 내려 놓는다. 섬은 육지에 있는가? 바다에 있는가?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는가? 허상을 잡는가? 아주 잠시동안 달의 시간안에 머물뿐이다. 첨단GPS에도 존재하지 않는 모호한 지대에서 억눌린 욕망을 분출시킨다. 팔팔 끓는 냄비 속의 생선 내장 깊숙히 박혀있는 낚시바늘은 부풀어 오르는 새하얀 살집에 휩싸인 채 천천히 녹아내린다. 언젠가 돌려보내야 할 것들과의 불편한 조우, 그리고 사진에 들어와 박히는 낚시바늘들." ■ 박형근

박형근_Fishhooks-6, First swim_C 프린트_120×180cm_2015
박형근_Fishhooks-10, mosquito net_C 프린트_180×120cm_2015
박형근_Fishhooks-15, Elk_C 프린트_120×180cm_2015

박형근의 12번째 개인전 『Fishhooks, 태양을 삼키는 달의 그림자』는 경기도 서남부 끝에 위치한 작은 섬을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적 변화에 대한 반응과 문제의식을 특유의 시선과 언어로 펼쳐내고 있는 사진프로젝트이다. 작가는2009년 이후부터 시화호와 대부도 일대에 머무르면서 간척사업으로 생성된 새로운 지형과 공간을 기록중에 있다. 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간척지 주변의 혼재된 시공간성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선험적 조건으로부터 이탈한 것들이 살아 숨쉬는 뒤틀린 역사성을 보여주는 실증적 지표로 다가온다. 즉, 이 곳은 자연의 순환과 질서, 그리고 선형적 역사로 부터 탈구되어진 기형적 공간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는 지표면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계의 모습마저도 서서히, 그러나 명확하게 가려주었다. 21세기 첨단 미디어와 소프트웨어의 기능에 비해 열등해진 인간의 지각능력에서 ‘보이지 않음’은 도처에 편재해 있다. 이 사진작업의 무대가 되는 간척지와 섬들도 서로 다른 것들이 켜켜이 쌓이고 뒤섞인 채 탄생한 공간으로써, 그 무엇도 제대로 볼 수 없는 흐릿한 풍경을 연출한다. 작가 스스로도 "지도와 첨단GPS로도 포착 불가능한 모호한 지대 즉, 허상같은 공간에서 상실된 감각의 파편들과 우발적으로 조우하고 채집하는 작업들의 연속이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간척사업으로 새롭게 형성된 지대는 섬과 육지, 하늘과 바다, 인공과 자연이 혼재된 영역으로써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 가야 한다. 박형근의 시선에 들어 온 대상과 장소들도 삶의 터전과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한계점에 놓여진 존재들이다. 바다와 갯벌이 사라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주민들과 각종 멸종 위기 동식물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해서 채워가고 있는 음식점, 위락시설, 자동차, 발전소, 산업시설들은 개발과 발전 논리 이면에 놓여진 현실의 증거인 것이다. 『Fishhooks, 태양을 삼키는 달의 그림자』는 랜드 스케이프 (Landscape)의 변형뿐만이 아니라 달과 태양이 지구의 바다를 매개로 주고 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깨닫게 되는 근원적 차원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12시간을 간격으로 해수면이 부풀었다 낮아지는 조수간만(Tides)은, 달의 인력에 의해 조율된다. 밝은 태양의 권능에 가려져 있는 달의 존재는 이 세계를 지탱해 온 절대적인 질서와 숙명적 관계, 대원칙의 항구적 불변성을 암시한다. 거대한 우주의 역사에서 인간의 시간이란 아마도 출렁이는 저 파도의 부서짐처럼 찰나와 같을 뿐이다.

박형근_Fishhooks-21, Carrier_C 프린트_180×120cm_2015
박형근_Fishhooks-23, Unkown object_C 프린트_180×120cm_2015
박형근_Fishhooks-24, Dendrites_C 프린트_120×180cm_2014

박형근의 간척지 사진들은 문학적 표현력과 기록성이 결합되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시각적 서사를 형성한다. 이는 환경 변화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온 인간 문명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이다. 근대화 이후, 혹은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자연에 대한 인간의 소유와 영역 확대는 환경뿐만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얼굴조차 지워가고 있다. 작가의 언급처럼, 바다를 가로질러 섬에 가까워 질수록 커져만 가는 인간들의 욕망이 공허로운 목표를 향해 던져지는 낚시바늘처럼 반짝거린다. 박형근은 2002년 『The Second Paradise』, 2013년 『붉은 풍경』과 『보이지 않는 강』, 그리고 2015년 『두만강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정치,문화,역사적 상황에 대한 의미있는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텐슬리스-Tenseless』의 미학적 완성도 만큼이나 위에 언급한 연작들에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현실 상황을 표상하는 공간인 관광지(제주도), DMZ(일산장항습지), 접경지대(두만강,통일전망대)를 날카로운 시선과 통찰력으로 탐색중에 있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그의 사유와 관심이 현실 표면의 변화, 그 이면에 존재하는 보다 본질적인 구조에 닿아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경기문화재단 별별예술프로젝트 시각예술분야 지원사업으로 행해지는 박형근의 『Fishhooks, 태양을 삼키는 달의 그림자』전은 혼란과 충돌, 연결과 단절, 생과 사의 가치들이 혼재하는 공간에서 인간 본연의 감각 회복에 대한 의미를 환기시킨다. ■ 경기창작센터

Vol.20151117f | 박형근展 / PARKHYUNGGEUN / 朴炯根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