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T'S HOW I SEE YOU

홍기성展 / HONGKISUNG / 洪起盛 / mixed media   2015_1118 ▶︎ 2015_1201

홍기성_Camilla's red dress city-Camilla red dress 400$_170×100×3cm_201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329d | 홍기성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5_1118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7(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초상화'와 같은 조각적 지도 ● 홍기성의 이번 작업들은 단순화된 사물과 지도의 형상을 띤 것이 특징이다. 홍기성은 조각낸 사물을 이용한 맵핑 작업을 통해 유용성이 사라진 사물에 영구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카밀라의 붉은 드레스」 「니나의 쇼퍼백」 「린제이의 쇼파」 등 작품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개인들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사물을 구입하여 분해하고, 재배열의 과정을 거쳐 또 다른 항구적인 유용성을 담아낸다. ●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가치를 경제와 정치 중심으로 정의해버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치 개념을 제시하는데 관심이 있다. 이는 작가가 사용하는 단어에서도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홍기성은 자신의 작업에 쓰인 재료를 '쓸모없는'이 아닌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사물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시각적 형상은 다르지만 2010년 재개발로 인해 허묾을 앞둔 건물의 모습을 본떠 부조 작업한 「청진동을 위한 기념비」시리즈와 비슷한 맥락을 갖는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곧 사라질 것 등 일시성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홍기성_Nina's shopper bag city-Nina shopper bag 60$_100×100×3cm_2014

"결과물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결핍의 내면적-구조적 모습을 간접적으로 서술하고, 그로인해 우리가 필연적으로 경험하는 아포리아에 대한 개인의 솔직한 진술로 이루어진다." ● 작업 재료는 작가가 직접 구입한 사물로 주변 인물들이 실제 사용하던 것이다. 이를 기하학적 형태들로 조각낸 후 퍼즐처럼 재구성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각난 형태들은 건물을, 사이의 공간들은 길 혹은 강 등을 상기시키며 섬세하게 분할해놓은 신체의 세포조직 혹은 정맥과도 같아 보인다. 또한 얇게 레이어드된 전체 화면 안에서 기존의 사물이 가졌던 구체적인 상징된 형태, 예를 들면 우산, 쇼파, 드레스 등과 같은 형상을 띤다. ●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지도와 흡사한 형태의 집합체, 가상의 지도'라 표현한다. 이러한 지도 형상의 작업 시리즈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도와는 다르다. 지역명, 기호 등등 지리학적 특징을 표시한 실재의 공간에 대한 맵핑이 아닌, 작가의 기준에 의해 표본 수집하듯 모아진 사물들을 분해하여 2차원 위에 재배열한 초상화와도 같은 조각적 지도이다.

홍기성_VU district29-Valeska umbrella 29$_120×120×8cm_2015

"오렌지색 우산, 발레스카 / 1층 녹색 쇼파, 린제이 / 커다란 흰색 쇼퍼백, 니나 / 붉은색 드레스, 카밀라..." ● 홍기성의 작업 과정은 매우 독특하다. 이는 그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키워드일 것이다. 그의 작업 과정은 캔버스 앞에 마주앉아있는 것부터의 시작이 아닌, 재료를 구하는 지점, 더 나아가 '관계 맺음'의 응축으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어느 날 카밀라의 붉은 색 드레스가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찾아가 이를 400달러에 구입한다. 붉은 색 드레스를 즐겨 입던 카밀라, 항상 녹색 쇼파에 몸을 기대어 쉬고 있던 건물관리자 린제이,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오렌지 색 우산을 빙빙 돌리며 쓰고 가던 발레스카. ● 작업노트에서 발견된 구절과 작업의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각각의 사물들-붉은 드레스, 녹색 쇼파, 흰색 쇼퍼백, 오렌지색 우산-은 작가에게 있어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가장 최근작 「KF 디스트릭트」시리즈 작업들의 재료 또한 상품가치가 떨어진 식물이다. 시들어가는 꽃을 시세에 맞게 구입하여 장시간 건조 작업을 거친다. 식물의 속성상 건조되면 색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여러 번의 다양한 시도 끝에 작가는 꽃의 본래 색을 유지하며 건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나같이 낡은 사물들을 대부분 무심결에 지나쳐가겠지만 작가는 이에 응시했고 '관계 맺음'으로부터 시작된 그들의 체취가 서린 사물들을 통해 예측하지 못한 리터러시를 만들어냈다.

홍기성_JU district25-Johnny umbrella 25$_120×60×8cm_2015

그가 세밀하고도 특별한 작업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그가 겪은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의문 때문일 것이다. 작업의 과정 저변에는 IMF로 인한 친구의 아버지의 자살과 화폐의 중요성에 대해 토로하던 주변 인물에 대한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상품가치가 떨어졌거나 더 이상 사용되어지지 않는 사물들을 구입하는 작가의 행위는 주류 경제학의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소용돌이치듯 변화하고 부정확한 상황이 야기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쓸모 있음과 없음의 구분을 묘사하고 새로운 가치 개념을 제시하는 듯 보여 진다. ● 얇게 레이어드된 사물들과 함께 보여 지는 지도의 형상. 주변인들의 사물을 구입하고 이를 분해하여 재상상하여 구성하는 일. 이는 작가에게 유희와도 같은 일이며, 작가 스스로가 명명한 아포리아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자기 공명과도 같게 느껴진다.

홍기성_Lindsey's sofa city-Lindsey sofa 500$_200×120×3cm_2014

"...지도책 안에는 재미난 이야기도,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도 없었어요.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누군가를 향한 기대와 상상의 시간은 즐거움뿐만 아니라 흥분까지 불러왔어요." ● 작가가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우디네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무언가에 이끌린 듯 자신의 도착지에서 불과 몇키로 떨어져 있지 않은 작은 마을에 무작정 내려버린 일화를 들려주었다. 우연히 들린 그 곳에 얼마간 머물며 작은 마을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여행 스토리.

홍기성_KF district300-J.H Kim flower 300$_120×120×10cm_2015
홍기성_KF district300-J.H Kim flower 300$_20×20×5cm×25_2015

"...집과 차량, 연소득을 묻고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구분하고 분류하겠는가....아름다움으로 가는 길을 함께 고민하겠느냐고 말이다....그러니 당신 앞에 앉아있는 그 친구를 바라보라고..." ● 작가는 새롭고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살아간다는 것은 즐거움과 걱정이 뒤섞인 흥분되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 제목 '(      ), IT'S HOW I SEE YOU 296-1, ULBO' 또한 작가의 독백적 향수가 담겨있다. 296-1호에 살았던 울보야말로 자신을 바라보게 하며, 자신 자체로 존재하게 하는 일이기에 'It's how I see you'는 홍기성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동시에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은 것이다. ■ 송명진

Vol.20151118d | 홍기성展 / HONGKISUNG / 洪起盛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