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말을 걸다

이효문展 / LEEHYOMOON / 李孝文 / sculpture   2015_1117 ▶︎ 2015_1130 / 월요일 휴관

이효문_나에게 말을 걸다展_한국미술관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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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관람료 어른_3,000원 / 중고생_2,000원 / 6세~초등생_1,000원 단체(20인 이상) 10% 할인적용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무료

한국미술관 Hankuk Art Museum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로 244-2 Tel. 82.31.283.6418 www.hartm.com

나에게 말을 걸다―사유하는 현대인의 이미지 ● 이효문은 처음부터 줄곧 목조각만을 고집해온 말수도 별로 없는 외골수적인 성격의 예술가이다. 그의 이번 조각 작품들은 "나에게 말을 걸다"라는 화두로 제작된 것으로서, 경기도 용인시 한국미술관에서 2015년 11월 17일부터 30일까지 그의 10번째 개인전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효문_나에게 말을 걸다_느티나무, 참죽나무 접합_200×80×47cm_2015
이효문_나에게 말을 걸다[2]_느티나무, 참죽나무 접합_200×85×47cm_2015
이효문_나에게 말을 걸다-人_석고_180×53×36cm_2015

그 화두는 그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행위를 통하여 은밀한 그 자신만의 이야기를 토로해내고, 그것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그가 과거에는 거미, 별 등과의 의인화된 대화 시리즈를 발표하더니 이제는 인간과의 대화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형식주의 미학자들은 인체를 자연의 대우주에 비유하여 소우주로 간주해왔으며, 주관주의 미학자들은 인간의 생각, 정신, 영혼이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이효문은 이 상반된 두 관점을 동시에 차용하고 있다. 인체의 구체적이거나 반 추상적인 형상을 추구하는 형식주의의 틀 속에 인간의 내면세계라는 주관주의적인 요소를 내재시키는 절충형인 것이다. ● 따라서 그가 구체적인 형상, 즉 전후로 20센티미터 정도의 폭을 가진 일련의 띠의 형태로 제시하는 인체의 겉모습은 그것이 마치 벗겨진 허물과 같은 외피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가 알아보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모습을 하나의 주형으로 떠낸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그는 관람자의 시각적인 착각을 유발하기 위하여 아마도 많은 고민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내면세계란 이념의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어서, 그것을 끄집어내어 현실화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효문_내안의 나_소나무_24×113×19cm_2015
이효문_내안의 나-욕망_소나무, 느티나무, 참죽나무_50×185×30cm_2015

조각가 이효문은 사유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찾아가고자 한다. 따라서 그가 제시하는 띠 모양의 인체 형상에서 그가 그려내려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간들의 독립적인 존재적 가치의 표현성에 그는 치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진실로 찾고자 하는 각양각색 인간들의 공통적인 모습은 바로 그들이 실존의 문제에 거의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문명은 광속처럼 너무나도 빠르게 변해 가는데, 인간은 그것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그의 시각으로 바라본 현대문명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조이지만, 인간 스스로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속에 갇혀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효문_내안의 나[2]_소나무_132×33×20cm_2015
이효문_내안의 공간-사유백향목, 테라코타_131×43×15cm_2015

어느 문명이든지 발전하면 할수록 그 구조는 더욱 더 거대해지고 치밀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 구조 속에 갇히기 싫어하는 인간은 더욱 더 소외되고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그가 반가사유상과 같은 사유하는 인간의 원형이나 쟈코메티의 실존주의 조각상들처럼 고독하게 서 있는 가냘픈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는 이유이다. ● 여기서 그는 반가사유상의 외형을 본떠 띠 같은 형상을 만들어놓고 그 내부에 실제 반가사유상을 닮은 구체적인 형상을 배치한 것이라든지, 아니면 서 있는 인체 형상의 경우에도 띠와 같은 형태의 내부에 실제 인체의 구체적인 형상을 배치한 것이라든지, 아니면 인체 주형을 마치 배처럼 바닥에 눕혀 놓고 그 내부에 대략적으로 3×5×2cm 크기의 많은 직육면체들을 양면에만 채색한 채 수북이 쌓아놓은 것 등으로 이번 작품들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한 표현성은 그가 과거에 제시했던 주제의 시적, 비유적 표현으로부터 이제는 소설적, 내러티브적 표현으로의 전환이다.

이효문_내안의 대화_백향목_145×37×33cm_2015
이효문_내안의 대화_참죽나무, 백향목_150×47×29cm_2015

그는 재료로서 느티나무, 참죽나무 아니면 소나무를 즐겨 사용한다. 그러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그의 목조들을 보면 그 표면이 매우 거칠며, 원형 톱날의 문양이 그대로 남아 있을 정도로 투박하다. 그는 정교하고 매끈한 표면 마무리보다는 투박하고, 거칠며, 어딘가 모르게 어눌한 듯한 표면 마무리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는 인체 형상을 깎아낼 때에도 치밀한 치수를 재는 것이 아니라 즉흥이나 심미적 감각을 동원하여 처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목조를 보면 사유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제시하려는 의도에서 그를 인상을 찌뿌린다든지 아니면 고통스런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니라, 그를 매우 생동적이고 포근한 느낌이 살아나는 존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의 이번 목조들은 심각한 주제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관람자에게는 매우 다정한 존재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 최병길

* 이효문 이메일_hm9868@hanmail.net

Vol.20151122b | 이효문展 / LEEHYOMOON / 李孝文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