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지명순展 / JIMYUNGSOON / 池眀順 / sculpture   2015_1202 ▶ 2015_1216

지명순_우리동네 Ⅰ_도자_가변설치_2015

초대일시 / 2015_120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밈 GALLERY MEME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3, 1전시장(3층) Tel. +82.2.733.8877 www.gallerymeme.com

사람의 풍경 - 동네 ● 지명순의 시선은 늘 사람을 향해 있다. '인간'에 대한 '탐구'이지만, 그보다는 '사람'의 존재방식에 대한 '서술'이라는 설명이 자연스럽다. 인간의 본질적 실상을 들여다보기 위한 장치인 현실에 대한 메타포 같은 건 없다. 수평으로 흘러가는 일상의 모습들을 손끝의 감각과 흙의 물성으로, 거기에 불의 우연성까지 얹어 표현해 낸다. 그가 그어놓은 상상력의 울타리 안에는 흙으로 빚어진 사람과 집, 나무와 강아지들, 그리고 그것들의 그림자가 있다.

지명순_동창회_도자_40×13×10cm_2015

사물에 대한 관찰도 그러하다. 길가의 돌을 주워 흙으로 떠내고 그것을 다시 구워내는 과정은 돌이 갖는 물성이나 근원적 형태를 향한 실천적 탐구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어느 날 문득 나무가 우주의 흐름을 품고 있는 커다란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을 만나는 것처럼, 돌멩이라는 하찮은 사물 또한 그 관계의 세계 안에 동등한 가치로 존재함을 흙으로 새삼스레 드러내 보자는 태도의 반영일 뿐이다.

지명순_그남자_도자_30×18×20cm_2015

한결같은 지명순의 그런 풍경은 사람과 사람이, 나무와 바람이 서로 부대끼며 어울려 사는 '동네'라는 내러티브의 구조로 구축된다. 그러나 지명순의 '동네'는 과거나 기억의 조각으로 재구성되는 향수라는 기호에 기대지 않는다. 도리어 현재의 삶이 흐르는 바로 그 공간의 가치를 동네라는 의미로 제시한다. 빌딩 뒷골목의 식당 간이의자에 앉아 소주를 마시는 남자에게는 바로 그 곳이 지친 하루를 위로 받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아이들은 도시 어느 귀퉁이에서건 그들만의 소중한 비밀공간을 찾아낼 것이 분명하다. 한껏 멋을 낸 차림으로 동창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년 아주머니의 한 손에 당당하게 들린 찬거리 담긴 검은 비닐봉지는 자신의 동네로의 귀환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이다. 이처럼 오랜 친구처럼 믿어도 되는 풍경을 배경 삼아 사람들은 삶을 살고, 무언가를 나누고, 위로 받는다.

지명순_아이_테라코타_45×33×18cm_2015

그래서 지명순의 동네는 삶이 이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치가 부여될 수 있는 공간의 의미이다. 그리고 그 동네는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풍경은 대지의 상태를 투사해 내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내면 어딘가에 부딪혀서 되돌아 나오는 이미지의 현상이다. 타인의 삶과 사물을 바라보고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지명순의 동네풍경을 돌아 나오면서, 어쩌면 세상을 향한 작가의 시선과 서술 너머에 우리가 꿈꾸는 삶의 원형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감히 해보기도 한다. ■ 김현진

Vol.20151204g | 지명순展 / JIMYUNGSOON / 池眀順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