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in Motion-Wind

이종송展 / LEEJONGSONG / 李宗松 / painting   2015_1205 ▶ 2015_1217 / 일,공휴일 휴관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97×324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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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송 블로그_blog.naver.com/fresco3

작가와의 대화 / 2015_1205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토요일_10:00am~04: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엘르 GALLERY AILE 서울 강남구 역삼동 652-3번지 혜전빌딩 B1 Tel. +82.2.790.2138 www.galleryaile.com

'풍경'의 화두 ● 최근에 이종송 작가의 작품 두 점, 「움직이는 산-신륵사」와 「움직이는 산-수종사」를 『경기 팔경과 구곡』展 1) 에서 다루면서 처음에는 전통 민화와의 연관성 속에서 그의 작품을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의 채색화는 적·황·청·백·흑의 오방색 체계 속에 놓여 있을 뿐만 아니라 풍경의 모양새를 잡아내는 천연덕스러움이나 그 속에 소나무, 전각과 탑 등을 앙증맞게 배치시키는 솜씨 등이 그런 연관성을 추론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사실 작가는 오랜 기간 동양의 고대벽화와 전통회화를 탐구해 온 연구자인 동시에 화가이고 그런 그가 한국 민화의 전통적 가치나 미술사적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2) ● 그리고 그것의 현대적 전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도 역시 알았으리라.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종송의 풍경화를 다 설명하는 것은 결코 충분치 않다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그의 그림들은 한국 전통회화의 그 무겁고 막막한 굴레에서 벗어나-결코 그것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어떤 새로운 조형의 형식과 내용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실천적 측면과 산수에 대한 관념 혹은 철학적 사고의 깊이 등등이 우리를 건강하게 자극한다는 사실이 그를 주목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91×117cm_2015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97×146cm_2015

우리는 다시금 이종송의 "움직이는 산", "바람의 풍경" 같은 풍경과 관련된 주제가 왜 그의 필생의 화두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이종송은 화실에 갇혀 작업을 하는 작가가 아니다. 그는 작업의 소재를 찾아 큰 산들을 찾아 등반한다. 산으로 가는 행위, 그리고 그곳에서 스케치북을 꺼내 사생하는 일은 그의 눈과 손, 그리고 정신을 단련시키는 가장 일차적인 행위이다. 그가 만나는 대자연의 경이, 자연의 위대함을 확인시켜주는 모든 만물의 섬세한 생명력, 그리고 그것을 체험하는 화가 이전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감 등이 그의 스케치북에 담긴다. 그리고 그 체험의 핵심들이 화가의 본령에 다시 이르러 그의 화폭에 이차적으로 담긴다. 그가 중국의 차마고도, 네팔의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내리며 그려낸 「움직이는 산」 연작들은 그래서 개개의 풍경이 아니라 우주 전체의 풍광을 담아낼 것 같은 관념적 스케일을 지니고 있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의 봉우리들, 그 산들이 모여 큰 흐름을 이룬 산맥들, 평원을 가르며 아득히 내달리는 강의 줄기는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을 보는 관자에게까지도 풍경의 체험과 그 체험의 조형성을 공감하도록 만들어준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53×72.5cm_2015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45.5×116cm_2015

주제의식이 보다 확고해지고 기법적 완숙도도 점점 깊어지고 있는 이종송은 최근 다작기에 접어든 듯하다. 최근에 발표된 제주풍경을 소재로 한 「Mountain in Motion-Wind」 연작은 이런 왕성한 작업과정 중에서 작가의 풍경에 대한 감각과 인식이 우리의 기대를 훨씬 더 넘어서는 어떤 새로운 경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제주 사생의 체험을 전하는 작가노트는 왜 이 작가가 풍경의 현장에 서 있어야만 하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바람이 너무 세서 나뭇가지를 움켜잡고 스케치를 하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오름 분화구에서 노루와 만나 경이로운 풍경에 넋을 놓기도 하고... 그 바람은 스케치북에도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바람은 내 온몸을 흔들어놓고, 소리는 그 감각을 배가시킵니다. 이러한 바람의 소리를 제주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풍경으로 그려봅니다. 세부적인 풍경의 묘사에서 벗어나 그림은 단순화되고 추상화 되어 집니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 즉 바람의 풍경을 그렸습니다." 3) ● 제주의 바람, 제주의 소리까지가 그의 풍경의 소재로서 다루어진다는 것, 그가 이야기했듯이 "바람의 풍경"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공감의 체험이 이종송이 그려내는 풍경화이다.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35×90cm_2015
이종송_Mountain in Motion-Wind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35×90cm_2015

「Mountain in Motion-Wind」 연작들은 제주 자연의 고갱이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선사한다. 유장한 바람의 결이 봉긋한 오름과 현무암 바위들을 감싸고 눈 내린 산의 마른 가지 역시 바람을 타고 정상을 타고 올라간다. 산의 정상에서 내려와 계곡의 품에 안긴 제주의 풍광은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점을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일종의 이상경을 창출한다. 계곡으로 흘러들어오는 폭포줄기, 늙은 가지를 늘어뜨린 도화나무, 옹기종기 모여 앉은 검은 현무암 바위, 바위들에 둘러싸인 붉은 웅덩이는 풍경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풍경작가의 조형적 역량의 최대치를 드러내 보여준다. 한 사람의 화가가 자신이 평생 추구해야 할 주제를 발견하고 그것의 조형성을 획득해 나가면서 예술적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 결코 쉽지 않지만 그런 삶의 진정성을 이미 터득하고 실천하는 이종송의 다음 풍경의 화두는 무엇일까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 최은주

* 주석 1) 『경기 팔경과 구곡』, 경기도미술관, 2015. 9. 5 ~ 11. 15 2) 프랑스 기메동양박물관 피에르 깜봉(Pierre Cambon, Chief Curator of Muse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Guimet)의 한국 민화에 관한 아래의 성찰, 특히 산수풍의 민화에 대한 언급은 이종송의 작업과 연관 지워 연구할 만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화와 관련하여 조선 말 일어난 혁신은 사실적 산수도에서 환상적인 산수도로, 환상화에서 추상화로, 입체에서 화폭으로, 그리고 평면으로, "사실주의"에서 장식적 접근법으로 향하는 통로역할을 했다. 주요 관심사는 이제 표면이다. 색의 조합에서 단순화로, 직접적이고 밝은 원색을 사용하며, 때에 따라서는 예기치 않는 대비효과를 준다. 그림의 주제는 이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요점은 바로 그림이다. 즉 화폭이고 색이고 모양이다.;「민화, 한국적 판타지. 근대적 화두」, 『한국의 채색화』, 다할미디어, 서울, 2015 pp. 356~363에서 발췌 3) 이종송 개인전 팜플렛, 갤러리 류미재, 2015. 6. 2 ~ 6. 28

Vol.20151205c | 이종송展 / LEEJONGSONG / 李宗松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