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시 - '기다림'

허병찬展 / HEOBYUNGCHAN / 許丙燦 / painting   2015_1207 ▶ 2015_1217

허병찬_벚꽃과 마주하다_캔버스에 유채_89.5×145.5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부산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30pm

맥화랑 GALLERY MAC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70 웰컴하우스 2층 Tel. +82.51.722.2201 www.gallerymac.kr

어머니의 시와 만나다 ● 이번 작업은 어머니의 시와 나의 작업에 접점을 찾는 것이었다. ● 올해 80세가 되신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시를 쓰셨다. 내가 문득 마주한 어머니의 시는 당신의 삶의 기록이었고 신앙고백이었다. 난 그렇게 어머니의 인생과 대면하게 되었다. ● 시를 대하면서 나는 항상 보아왔던 어머니와 또 다른 어머니를 발견하게 되었다.

허병찬_벽돌담 위를 걷다_캔버스에 유채_89.5×145.5cm_2015
허병찬_청사초롱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5

학창시절의 어머니 / 손자로서의 어머니 / 아버지의 딸로서의 어머니 / 어머니의 딸로서의 어머니 / 가난했던 시절의 어머니 / 순수하고 어린 아이였던 어머니 / 시집갈때 외할머니가 짜주신 목도리에 대한 기억을 그리는 어머니 / 자식들을 길러내며 어떤 고난에도 고목처럼 버텨내시던 어머니 / 타지에 있는 자식들을 그리워 하며 기다리시던 어머니 / 손녀를 외국에 보내며 가슴저리던 때의 어머니 / 빨리 세상을 등진 친구를 그리워 하는 어머니 / 방광암으로 수술 하시던 때를 기억하는 어머니 / 인생의 무게로 인해 속앓이 하시며 눈물 훔치시는 어머니 ..... /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은 신앙고백이다. / 힘든 속에서도 신앙고백으로 평안을 구하고 /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어머니

허병찬_바라보다_캔버스에 유채_61×91cm_2015
허병찬_옥이와 꼬옥이_캔버스에 유채_116.5×80.5cm_2015

어머니의 시에는 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낯선 어머니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아니, 때론 내가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과 대면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새삼 깨닳은 것은 어머니의 삶과 나의 삶이 맏닿아 있다는 것이었다. 시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기다림의 대상이 때론 나자신이었고 어머니의 눈물이 나로인해, 혹은 나의 딸로 인한 것이였고 그리고 어머니의 기도가 나를 위한 기도였다는 것이다.

허병찬_바다에 가 보았다_캔버스에 유채_50×116cm_2015
허병찬_바라보다_캔버스에 유채_60.5×41cm_2015

이번 작업들에는 「옥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옥이는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때론 딸의 모습을 상징한다. 어떤 때는 철부지 코흘리개 꼬맹이고, 한 남자의 연인이고, 아이들의 어머니며, 힘없는 노인이다. 이 캐릭터는 오직 나 자신에게 국한 되는것이 아닌 우리의, 또는 시대의 상징적 인물로 확장되어진다. 그들은 전쟁을 겪었으며 지독한 가난과 이별을 경험했다. 그리고 급격한 현대화와 사회적 변화를 겪었다. 가족들은 흩어지고 젊은 세대와의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갔다. ● 「옥이는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을까?」 때론 무섭고 외로웠을 것이다. 슬프고 배고팠을것이다. 하지만 행복한 기억도 추억도 존재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기다릴것이다. 작은 희망들을... 간절한 바람으로. ● 옥이가 살았던 인생의 장면 몇 개를 꺼집어 내어보았다. 그 장면에서 옥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를 그리워 하는지, 누구를 기다리는지... 난 모른다. 하지만 물어보고 싶다. 옥아 무슨 생각하니? 하고 말이다. 이것은 곧 나에 대한 질문이고 나의 삶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 어머니의 시와 나의 작업에 접점은 결국 어머니의 삶과 나의 삶의 교집합이었다. 처음 예상과는 달리 작업은 난항을 거듭하였다. 이번 작업은 어떻게 보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온 땅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들이 겪었던 역사와 삶은 나 자신의 삶과 깊게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 허병찬

Vol.20151208j | 허병찬展 / HEOBYUNGCHAN / 許丙燦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