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표시 突发表示

김강훈展 / KIMKANGHOON / 金刚勋 / painting   2015_1201 ▶ 2015_1226

김강훈_Dream Read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0×140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제주 문화예술재단

관람시간 / 10:00am~10:00pm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연희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5길 98 카페 보스토크 1층 Tel. +82.(0)2.337.5805 www.facebook.com/cafevostok

제주에서 태어나고 오랫동안 중국에서 미술공부를 마친 김강훈 작가의 작품을 서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신진작가인 김강훈은 한국에는 낯설지만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인 중국 중앙 미술학원(中央美术学院)에서 유화전공 학사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고향인 제주에 작업실을 만들어 정착하였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베이징 올림픽 전후의 과정을 가까이, 하지만 제3자인 외국인의 위치에서 여러 가지를 경험한 작가는 중국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며 느낀 점들을 작품에 표현했다.

김강훈_Dream Read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160cm_2014
김강훈_황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160cm_2014

아직 순수한 20대 젊은 미술학도였던 김강훈은 하루아침에 크고 높은 건물을 올리고 낙후된 중국 마을을 불도우저로 밀어내고, 맑은 공기를 만들기 위해 1달 간 인공비를 뿌리며 경주마처럼 앞으로 달려가는 중국인들에게 깊은(하지만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다. 어느 날부터 작가의 주변 친구들이 "그 것 얼마야?"라는 말을 부쩍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주변에 알고 지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며 40여개의 「중심(中心)」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몇몇은 얼굴이 구체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몇몇은 뿌린 물감으로 형태를 거의 알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금분과 기름을 섞어 그린 왕관을 쓰고 있다. 특정 대상을 그린 것 보다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며 작가는 한국인을 포함하여 우리들 인간에게 하고 싶은 말을 초상화에 금빛 왕관으로 보여준다. 그게 얼마야? 라는 질문 전에 우리 삶에 더 중요한 것들이 있음을 인식해라! 왕관을 쓴 너가 주인공이고 소중한데 왜 자꾸 덜 중요한 것만 바라보고 있는가?

김강훈_中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0×50cm_2012
김강훈_中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0×50cm_2012

작가의 유화작품은 크게 2 장르로 나뉜다. 1층 갤러리 공간에 설치된 사생화와 2층 카페에 전시 된 구상화들이다. 2층 구상화들은 사람의 모습을 그린 뒤 물감을 뿌리고, 닦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여 사람의 모습이 분명하게 보이는 것부터, 추상화처럼 그 형태가 거의 사라진 것까지 존재한다. 전시 제목 「돌발표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계획하지 않고 뿌려진 물감은 작가가 왜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를 준다. 그는 외모처럼 아주 진지한 작가인가보다. 교직에서 오래 일하신 부모님 밑에서 반듯한 교육을 받고, 혹독한 그림교육을 하기로 유명한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는 '고지식해' 보이는 구상화와 풍경화를 그린다. 작가는 스스로가 자신을 가둘 수 있는 형식과 공간을 일부러 설정하고,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힘을 응축시켜 폭발하게 만들어 일종의 접신하듯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내면에 있는 작가의 생각들이 정형적인 형식과 진지한 작가의 태도를 뚫고 나와 무의식적이며 우연적인 행위가 되어 그림 위를 덮고 캔버스 위 형상들을 서서히 지운다. 그의 돌발적 행동은 서양미술사에 흔히 나오는 이성의 논리를 깨로 감각의 논리에 복종하는 액션페인팅이 아니다. 작가도 자신이 언제부터 왜 물감을 뿌리기 시작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물감을 뿌릴 때마다 오랜 시간 공들인 것을 해쳐놓는 상쾌함이 느낀다. 김강훈의 돌발표시들은 기존의 미학이 설명할 수 없는 행위들이이기 때문에 선입견을 버리고 신선한 눈으로 그의 그림을 감상해야 할 것이다.돌발표시로 변형된 형태가 전달하려는 의미는 감상자의 주관적 판단에 맡기겠다.

김강훈_깅이의 아침_캔버스에 유채_165×385cm_2015

김강훈의 사생화(寫生畫)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필자가 어렸을 때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사생대회가 많이 열렸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정말 오래된 단어이다. 하지만 중국 미대에서는 사생장르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1년에 1번 약 1달간 전교생이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산간 오지에서 그림만 그리는 기간이 있다고 한다. 유명한 사생지는 수많은 미대생과 화가들로 북적거리고 4월, 10월 사생대회 '성수기' 이후에는 대규모의 그림 거래가 이루어진다. 캔버스에 이젤을 들고 자연으로 나와 시시각각 변하는 햇살과 공기의 실재를 포착하려했던 인상파 화가의 방식을 2015년 디지털 이미지가 '성행'하는 오늘 보게 된다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누구나 난감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갖고 천천히 볼수록 사진을 그대로 옮기는 현대의 풍경화와 사생화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작가는 특별한 빛을 그리기 위해 새벽부터 이젤을 펼치고 기다리며 2-3시간 이내에 완성하기 위해 고도로 정신을 집중시켜 그림의 밀도를 높인다.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다 해결되는 오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가 들인 노동이 낯설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마치 그의 부모님이 작은 농장을 가꾸시는 것처럼 부모님은 손톱이 새까매질수록 농장은 좀 더 풍요로워 진다. ● 2015년부터 김강훈은 한국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현장의 빛을 아름다운 사진보다 중요하시고, 인간의 존재를 물질보다 중요시하는 김강훈의 순수한 생각이 한국에서 어떻게 보일지 이제부터 기대해본다. ■ 임성연

Vol.20151210e | 김강훈展 / KIMKANGHOON / 金刚勋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