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숲展 / RYUSUP / 柳숲 / ottchil   2015_1217 ▶ 2015_1230

류숲_꽃이 되다1, 2_옻칠, 난각, 자개_각 22×16×8cm_2015

초대일시 / 2015_1217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11:00pm

갤러리메르헨 Marchen Gallery & Cafe 대전 유성구 봉명서로 7-12(봉명동 1053-9번지) 1층 Tel. +82.42.825.7187

전통의 미를 담아 현대적 미감으로... ● 옻칠은 옻나무에서 수액으로 만들어진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예로부터 금속이나 목재의 도료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옻나무 수액의 주성분은 페놀 유도체의 하나인 '우루시올'이다. 우루시올은 경도가 높고 아름다운 광택을 가진 물질로서 페인트나 에나멜 같은 화학성 도료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깊이 있고 그윽한 질감을 낼 수 있는 성분으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옻칠은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공해 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 옻칠을 칠하는데 사용되는 용재는 페인트에 사용되는 시너와는 전혀 다른 천연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도료라 할 수 있다. 옻칠의 내구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바 있다. 고려시대의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에 옻칠을 입혀 습기나 곰팡이에 취약한 목재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이, 수백년이란 시간 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가 모두 옻칠을 한 이후 가능했던 것이다. 이처럼 옻칠의 영구성과 내구성은 옻칠 공예에 대한 끊임없는 발전과 과정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자연의 생태에서 생성된 친 환경적 요소로서 작용되는 순수한 도료의 역할은 옻칠이 가지는 최소한의 재료적 질료의 문제를 환경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류숲_바다를 담다-black, red_옻칠, 자개_각 45×13×7cm_2015

류수진 작가의 작업을 유심히 보게 되면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회화의 영역과는 차별화를 보인다. 작품을 제작하는 초기과정 자체부터가 작업의 시작과도 같다. 가지런히 정돈된 도구와 질료들은 작품의 탄생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수십 공정의 지난한 작업의 과정들은 작가가 극한의 경지에서 홀로 외로이 사투를 벌이는 듯 한 작업의 공력이 묻어나고 있다.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붙이기와 칠하기, 건조와 갈아내기 등등의 작업의 과정들은 어느덧 새 생명을 탄생시키듯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가운데 온전한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안료와 재료에는 옻칠, 교칠, 자개, 난각과 신주, 자작나무 등이다. 자개와 순수한 백색을 띤 달걀 껍질인 난각은 백색이 지니는 명료함과 새 생명에 대한 작가의 주된 재료이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크랙은 자연의 한 부분에서 연상하여 특정된 이미지로 변형을 이루고 있다. 장식적 요소로서의 신주의 활용은 화면이 가지고 있는 사각의 틀을 확장시킨다. 검은색 바탕위에 사선의 면 분할을 통해 평면에서의 다시각적 공간을 형성하게 만든다. 또한 두부와 칠을 결합한 교칠은 매끄러운 화면을 부정교합으로 만든다. 간간히 등장하는 교칠의 표면을 통해 자연스럽거나 짜여진 요철을 만들고 있다. 얽히고 섥혀진 교칠의 면들은 잔잔한 요동을 만들며, 화면을 변화의 틈새로 이끌어 낸다.

류숲_색다른 조합1, 2, 3_옻칠, 난각, 신주_각 70×20×5cm_2015

또 하나 제작의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옻칠의 건조방식에 있다. 회화의 안료들은 높은 온도와 빛에 의해서 빠르게 건조된다. 하지만 옻칠은 습윤을 머금은 상태 즉 습도(75~85%)와 온도(섭씨25~30℃)의 차에 의해 건조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건조의 방식이다. 습도의 높음과 낮음에 따라 칠의 건조 상태의 깊이가 달라지고 색의 발색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면서 옻칠은 새로운 생명성을 부여받는다. 작가의 광내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숨 쉴틈없이 계속되어지는 빛바래기는 표면의 단조로움을 다시 특정 짓는 과정으로서 빛에 의한 새로운 탄생이요 모든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것이다. 이처럼 옻칠공예에서 질료와 재료가 지니는 의미는 작업에 임함에 있어 모든 과정의 확고한 방법론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곳 질료와 재료가 자지는 특질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숲_조합된 관계1_옻칠, 자개_54×39cm_2015 류숲_조합된 관계2_옻칠, 자개, 금박_54×39cm_2015
류숲_조합된 관계3, 4_옻칠, 자개_각 54×39cm_2015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살펴보면 물고기, 나무, 꽃, 도자기 등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자연적인 이미지를 모티브로 차용하고 있으며 도자기를 통해 전통적 의미를 현대적 이미지로 고찰하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브제 보다는 평면 작품들로 활용성을 높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칠공예가 추구하고 있는 경향을 보면 오브제적인 입체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입체를 바탕으로 표현되는 다각도의 시각적 즐거움과 입체가 주는 공간성에 대한 해석에서 탈피하여 2차원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면성을 추구한 점은 전체 작업의 틀을 평면성에 맞춘 작품의 결과라 하겠다.

류숲_표상이 된 꽃_옻칠, 난각, 자개_20×15.3cm_2015 류숲_표상이 된 나비_옻칠, 난각, 자개, 신주_20×15.3cm_2015 류숲_표상이 된 물고기_옻칠, 난각, 자개_20×15.3cm_2015

화면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꽃의 구성을 보면 거꾸로 수직으로 메달린 물고기의 이미지들은 생명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들어내고 있으며 화려하고 절제된 만개된 꽃과 일률적으로 배열된 나무를 통해 절제미를 추구하면서도 그 단면에는 난각의 세포로 이루어진 꽃으로 드러난 표현 방식에서 자연의 본질적 체계를 말하고 있다. 또한 도자기의 형상을 차용하여 다른 이미지들과 결합하고 변형된 도자기 연작에서는 도자기의 형상이 가지는 정형화를 다른 이미지를 결합하면서 의제의 의미를 상이하게 전달하고 있다. ■ 송인

Vol.20151217c | 류숲展 / RYUSUP / 柳숲 / ottch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