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관점 Various points of view

손민광展 / SONMINKWANG / 孫旼廣 / mixed media   2015_1217 ▶ 2015_1222 / 주말,공휴일 휴관

손민광_Untitled-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2×91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0412k | 손민광展으로 갑니다.

손민광 블로그_blog.naver.com/crmkson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Malaysia Tourism Center(MaTIC)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마틱아트갤러리 MaTIC Art Gallery Malaysia Tourism Center(MaTIC) 109, Jalan Ampang, 50450 Kuala Lumpur Tel. +60.03.9235.4912 www.matic.gov.my

얼굴 없는 얼굴 ● 초상화는 오래된 미술의 양식 중의 하나이다. 과거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의 영광을 기리고, 그의 영향력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던 초상화는 귀족과 상인의 정치적, 경제적 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점차 비기득권층으로 확대되었다. 근대에 이르러 사진이 발명됨에 따라 초상화는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회화의 영역이 되었다. 이제 작가들은 누군가의 주문에 따라 초상화를 제작하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주제에 따라 특정한 직업군, 특정 인종, 계급, 성별을 그렸고 자신의 화풍에 따라 다양한 표현기법을 감행하였다.

손민광_Untitled-17_종이에 아크릴채색_21×14.9cm_2015
손민광_Untitled-27_종이에 아크릴채색_19×19.6cm_2015
손민광_Untitled-38_종이에 아크릴채색_19×19.6cm_2015

인터넷과 SNS 시대인 지금은 초상화보다는 사진이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때때로 사진의 편집기능이 초상의 기능을 흉내내기도 한다. 초상화의 시대에는 소수의 이미지가 가지던 힘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지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개별의 이미지가 큰 힘을 갖지 못하고 쉽게 소비된다. 때때로 우리는 SNS를 통해 우리가 의도하고 찾지 않은 이미지들을 접하게 되고 내가 깊숙이 알거나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되는 사적인 그/녀의 사생활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제는 누군가의 초상이란, 플로우되는 무수한 이미지들 중의 일부일 따름이다. ● 플로우되는 이미지들 속에서 나에게 의미있는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손민광 작가가 행하는 주된 작업 중의 하나이다. 그는 그 중에서도 누군가의 초상을 찾는다. 그는 직접 대면하는 가까운 지인의 사진이나, SNS에 업로드되는 이미지들 중에서 연예인, 사회특권층, 범죄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초상들을 수집하고 이를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있는 그대로 대상을 재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사진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작가는 대상에게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투영하여 대상을 재현한다. 때때로 그것은 구체적인 형상을 띄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다양한 색채로 대상의 얼굴을 채운다. 특이한 점은 그가 대상에게서 느끼는 감정이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대상은 더욱 추상화된다. 따라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작가로부터 주관적으로 떨어진 대상일수록 들어가는 색채나, 붓놀림이 정갈하게 표현되고, 주관적으로 (긍정적이든/부정적 의미에서든) 가까운 대상일수록 인지하기가 어렵도록 많은 붓질과 색채가 가미된다. ● 과거에는 누군가의 영광을 영원히 기리기 위한 권력의 표현이었다면, 근대 이후 초상화는 작가에 의해 보다 사적인 영역에서 주관적으로 표현되고 실험되어 왔다. 손민광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초상화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그는 보다 더 많은, 압도적인 양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직/간접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삶을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손민광_Untitled-67_종이에 아크릴채색_35.6×25.6cm_2015

우리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하는 시대에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 얼굴들을 본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대면하는 그의 모습이, 혹은 SNS에서의 모습이 진짜 모습인지 알지 못한다. 사람의 얼굴은 사진처럼 그대로 기억되지 않는다. 우리의 감정이 투영되고, 그/녀와의 기억이 투영되어 종합적으로 완성되는 얼굴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추상적, 파생적 관계 속에서 우리는 과연 타인의 얼굴을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민광의 초상화는 개인의 주관적 감정과 우리가 알고있는 얼굴이라는 비실체성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텅 빈 얼굴을 채우려는 의지로 회화를 실천하고 있는 듯 보인다. ■ 유은순

Vol.20151219i | 손민광展 / SONMINKWANG / 孫旼廣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