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일展 / SONIL / 孫一 / mixed media   2015_1222 ▶︎ 2016_0110

손일_Journal 1511_혼합재료_112×194cm_2015

손일 홈페이지_www.saatchiart.com/sonil 손일 블로그_blog.naver.com/ssiart8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베이컨 BACON(BAnana CONtemporary)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43 이안파일론 606호 Tel. +82.51.741.5106

본질로 부터 ● 나의 작업들은 재료의 질감이 갖는 언어성에 대한 개념을 강조한다. 주재료로 사용되는 닥나무 섬유질은 작가의 체온을 전달해주는 적절한 매체이다. 닥나무의 질료적 품성은 따뜻한 시각적 촉감을 경험하게 한다. 무수한 굴곡과 미세한 주름의 집합. 닥나무의 표면질감을 화면의 구조체로 환원하는 일종의 밀착된 호흡을 보여 준다. 무수한 선으로 겹쳐진 섬유질을 붙이고 떼어내기를 거듭하는 반복적 행위. 그것은 끝없는 선의 연속이자 동시에 깊이로서의 공간이 생성 된다. 이러한 반복적 과정 자체가 수행의 산물일 것이다. ■ 손일

손일_Journal 1512_혼합재료_112×194cm_2015
손일_Journal 1507_혼합재료_90×90cm_2015
손일_Journal 1516_혼합재료_75×75cm_2015

조화로의 편지..... ● 닥과 훈민정음 닥과 바이올린의 선율이 만들어내는 과거로 부터의 이야기가 독특한 작가만의 화법으로 이 시대에 전달되는 그림 편지들.... 텍스트 이전의 텍스트, 언어의 발명은 과연 시대를 더 깊이 있게 소통하게 하였는지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이번 전시에 마련 되었습니다. ● 손 일은 조화와 어울림, 소통을 주제로 한 시각적 언어를 보여준다. 옛 문자와 동시대의 문자, 한글자모와 영어, 그리고 오프라인 상의 문자와 온라인상의 기호등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일상속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는....... 또 마음속에 고이 담아둔 전하지 못한 편지...... 때론 전해 졌으나, 부유하는 이야기들...... 이런 내용들이 화폭에 조용히 내려 앉아 자리하고 있다. ■ 이홍석

손일_Journal 1519_혼합재료_55×55cm_2015
손일_Journal 1508_혼합재료_90×90cm_2015
손일_Journal 1517_혼합재료_55×55cm_2015

인식론적인 차원을 넘어 존재론적인 소통을 위하여 ● 모든 일은 2002년경 우연히 들른 간송미술관에서 본 한 권의 낡은 책자로부터 비롯되었다.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글초판 자료 훈민정음이었다. 책이 있다면 당연히 책을 찍어낸 목판이 있을 터인데, 그러나 목판 원본은 현재 유실되고 없었다. 그래서 작가는 그렇게 유실되고 없는 목판 원본을 복원하기로 했다. 방법으로는 샌드블라스트 카빙 기법이 동원됐다. 기법이 말해주듯 모래를 강한 압력으로 쏘아 새기고 싶은 이미지를 얻는 과정을 거쳤다. 때론 과거와 과거가 중첩되고, 더러는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 되는 경우를 통해서 시간은 형상화되고 가시화될 수가 있었다. ● 엠보싱 기법에 의한 오돌토돌한 표면요철효과가 시각적으로도 뚜렷하며, 작업의 범주를 평면회화로부터 저부조로까지 확장한다. 더불어 단순한 시각의 차원을 넘어 촉각적인 경지로까지 감각경험의 지평을 증폭시킨다. 여기서 판 그대로 찍어내든 아님 떠내든 그 매개로서 흔히 종이며 한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작가는 이런 종이며 한지 대신 한지의 원료인 닥을 가공해 만든 일종의 닥 가공물을 사용해 저만의 독특한 표면질감을 연출한다. 여기서 작가의 작업은 크게는 한지를 가공해 만든 한지조형작업으로 범주화된다. ● 그러면서도 이 범주에 드는 다른 작가들과의 일정한 차별성이며 변별성이 확인된다. 무슨 말이냐면, 닥을 원료로 한 다른 작업들이 대개 거칠고 자연스런 닥 고유의 표면질감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작가의 작업의 경우에 그 최종 결과물 말하자면 아웃풋은 닥이 무색할 정도로 그 색감이며 질감이 섬세하고 곱다는 점이 주목된다. 닥 그대로의 거친 표면질감을 보여주는 예가 없지 않지만, 대개는 그렇고, 특히 어떤 작업에선 얼핏 닥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 결이 섬세하고 곱다. 닥보다는 거즈를 보는 듯 하고, 흡사 가녀린 실오라기들이 촘촘하게 짜인 망조직을 보는 것 같다.

손일_Hunmin below the moon1446_혼합재료_73×73cm_2014
손일展_베이컨_2015
지은이_손일 || 가격_13,000원 || 페이지_96쪽 || 판형_188×257×8 mm 출판사_헥사곤 파인아트컬렉션 008 || ISBN : 97889-98145-56-9

그 망조직은 일종의 숨구멍에 해당한다. 한지를 일컬어 흔히 숨 쉬는 종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며, 특히 가공한 닥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업은 바로 그 망조직이며 숨구멍을 즉물적으로 보여준다. 그 숨구멍은 다만 나무가 숨을 쉬는 구멍만이 아니라, 자연이 숨을 쉬고 존재가 숨을 쉬는 구멍이기도 하다. 작가는 말하자면 닥에 의한 망조직이며 숨구멍으로 하여금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호흡이 들락거리는 생명원리를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 닥은 비록 겉은 거칠지만, 그 거친 질감 속에 고운 속살을 숨겨놓고 있다. 작가는 닥의 바로 그 이중성에 매료되고, 그리고 특히 그 이중성이 숨겨놓고 있는 고운 속살에 매료되었다. 닥 고유의 거칠고 질박한 천성을 다스려 섬세하고 예민한 본성을 캐내고, 자연을 다스려 고운 성정을 추출한다고나 할까. ● 작가의 작업 속에 한글자모가 들어오고, 영어알파벳이 들어오고, 인터넷의 이모티콘이 들어오고, 기타 알만한 그리고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들어온다. 이 문자와 기호들은 다 뭔가. 이것들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뭔가. 그것들은 말할 것도 없이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통의 매개체들이다.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소통을 주제화한 것이다. ●소통의 그림자는 불통이다. 소통이 문제시된다는 것은 사실은 불통을 증언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인은 말이 모자라서 불통이 아니라, 말이 넘쳐나서 불통인 시대를 살고 있다. 이처럼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통해 주제화한 소통은 사실상 불통의 시대에 제안된 것이어서 그만큼 그 의미며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문자와 기호는 소통의 매개체라고 했다. 이 말은 문자와 기호가 다만 소통을 매개시켜주는 수단이며 방편일 뿐, 그 자체가 소통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 자체로 소통이 성사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작가의 작업은 문자와 기호를 매개로, 그리고 어쩌면 그 자체 불완전언어며 불구의 언어인 예술을 매개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하는 존재론적인물음 앞에 서게 만든다. ■ 고충환

Vol.20151222g | 손일展 / SONIL / 孫一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