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의 기억

조현애展 / CHOHYUNAE / 曺賢愛 / painting   2015_1223 ▶ 2016_0105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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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223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조현애 회화의 시간과 공간의 시각적 은유 ● 조현애는 자신의 작품을 성립시키는 키워드가 ‘시간’에 있다고 말한다. 그 이전에는 수채화를 즐겨 그렸고, 보자기에서 힌트를 얻은 조각보를 구성주의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조형미를 연상시키는 양식의 추상회화로 즐겨 그렸다. 조각보의 특성이 그러하듯이 그의 작품은 이차원 평면 위에 회화적 방법으로 정리하는 매우 단순한 회화였지만, 점점 현대미술의 개념미술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부터 존재와 시간의 문제로 관심이 옮겨져 간다. 그동안 매우 추상적이고 즉흥적이던 그의 작품은 시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현대미술의 언어를 무장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 포스트모던 이후 현대미술은 현재의 삶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면서 시간이 야기하는 상황과 여백에 대한 상대주의적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조현애는 구상적 오브제인 조각보에서 평면성을 인식하게 되고, 후기 현대미술의 개념적 요소인 평면성에 대하여 이해하게 되면서 다시 시간의 문제에 이르게 된다. 하이데거의 “존재의 의미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는 존재와 시간의 관계를 해석하고 있는데, 존재라는 개념의 가장 보편적인 개념이 ‘있다/이다’라는 것으로서 그 자체가 시간을 의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있음’의 관계의 정의는 ‘있음’은 일과 행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지나가버리는 있음’으로 언젠가는 없음 속으로 살아져버리는 ‘있음’을 가리키고 있으며, ‘존재’란 있음의 지속임을 가리키고 있다. 결국 조현애의 작품은 시간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출발하였지만 결국 시간과 존재가 분리해서 해석할 수 없는 인간이 유추할 수 없는 상위개념으로, 존재와 있음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이번 작품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그는 자신의 회화를 성립시키기 위해 필요한 고유의 언어를 만들기 위해 몹시 애쓰고 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자신만의 회화를 성립시키고자 하는 의지에서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현애의 작품은 로드코의 회화처럼 평면추상회화의 유형이었다. 비록 그의 작품은 이미지의 해체를 전제로 하는 평면성을 강조하는 형식에서 출발하였지만 근래에 와서는 20세기 미술과 또 다른 몇 가지 기본 요소를 갖추어지도록 변화되었음을 보게 된다. 최근미술이 요구하는 몇 가지 특징들, 첫째, 작가 고유의 창조적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둘째, 그림의 내용이 반드시 서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비대상적이던 비구상적이던 비재현적이던 상상력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은유적이어야 한다. 작품에서 은유란 언어적이던 시각적이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특징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4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5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5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5

조현애는 그의 작업노트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 작업의 주제는 시간이다 삶이 지평이 아득한 아포리아의 세계이듯이 삶의 근거인 시간 역시 아득하다. 그래서 시간은 단순한 흐름이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두껍다. 일체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꿈과 기대가 층층이 주름 잡혀 있다. 이 시간의 두께를 어떻게 가늠할까?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5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5
조현애_Unknown 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15

결국 조현애의 새로운 회화는 이미지의 해체를 전제로 한 평면회화에서 이미지를 회복시키면서 새로운 소재를 구사하게 되고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구성하여 표현하는 문제로 관심이 바뀌게 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며 은유 속에 담긴 연상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화면 공간 속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동시에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구성’이라는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회화에서 은유적 사고의 특징은 섹스피어의 말처럼 하나의 사물을 다른 말로 묘사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조현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하나같이 동시대적이지 않다. 그것은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였던 사물을 동시에 배치함으로써 시공(時空)을 초월한 초현실적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그의 작품 속에는 주인공으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에 그려진 조선의 기녀와 아낙네를 등장시키고 있다. 혜원이 18세기 작가이니 주인공은 2세기 이전의 여자이다. 그 시대 조선의 여자를 혜원의 그림을 통하여 느끼는 것이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그림 속의 주인공으로 기생과 한량이 등장하는데 그렇다고 기생이 조선의 여자를 상징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림 속의 기녀는 상당히 개화된 호기심 많은 여성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조현애는 호기심 많은 조선의 기녀를 시공을 초월하여 현대의 문명 속으로 초대하여 현대 속에 공존시키고 있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시간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 조현애의 전략으로 보인다. ● 얼마 전까지, 조현애 회화는 한동안 시간을 상징하는 아라비아 숫자를 기호로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작품에서는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였던 이미지/사물들-거꾸로 그려진 건물, 자건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 하이힐을 바라보는 기생의 모습-을 동시에 배치하여 시간과 공간의 차이와 간격을 유발시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색상 자체도 파스텔 톤의 몽상적 색상으로 표현함으로써 더욱 더 초현실적 이미지로 느끼게 한다. 이미지의 재현적 회화에서 초현실주의 회화는 현실과 환영의 문제 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문제를 해석하여 화면을 결정짓고 있지만, 마그리트의 회화는 말(언어)과 이미지를 해석하고 있음을 비추어 볼 때, 조현애의 회화는 초현실주의 회화와 마그리트 회화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 키트 와이트(Kit White, 미국의 미술사가)는 “이미지라는 것은 본래 추상적인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미지라는 것은 그곳에 나타난 물건 그것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에 그곳에 있었던 ‘物’의 개념적 또는 기계적인 복제물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일 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들이 ‘物’을 지각하는 방법이랑 이미지를 사용할 때의 태도와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회화는 여러 가지 형태를 Symbolic 하게 집약한 것에서, 그것이 의식되어지던 되어 지지 않던 간에 그것은 언제나 ‘Metaphor'라는 것이다. 그것은 메타포라는 상징적 언어의 Media 로서 이고, 아트의 언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리얼리즘 아트 중에서 아트로부터 가장 멀어져 있는 것이다. 상상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 예술을 심오하게 하는 것이다. ● 이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면서 ‘시간의 구성’을 특징으로 하는 있는 조현애 회화의 메타포는 오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면서 현대미술 속에서 절묘한 매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 하겠다. 앞으로 조현애의 ‘시간 여행’이 어떻게 변화되어질까 더욱 궁금증을 갖게 한다. ■ 김재관

Vol.20151223a | 조현애展 / CHOHYUNAE / 曺賢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