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Drawing 29_악한 목동 Gaucho Malo

최대진展 / CHOIDAEJIN / 崔大珍 / mixed media   2015_1224 ▶ 2016_0110 / 월요일 휴관

최대진_하늘의 그림자_종이에 먹_가변크기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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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26_목요일_05:00pm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관람료 성인, 대학생_3,000원(단체 1,500원) / 청소년(13-18세)_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12세 미만)_1,000원(단체 500원) / 단체_20인 이상 『소마 드로잉_무심』展 관람시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문화가 있는 날 주간(매월 마지막주 수,금요일)_10:00am~09:00pm * 마감시간 40분 전까지 입장 가능

소마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방이동 88-2번지) 제5전시실 Tel. +82.2.425.1077 www.somamuseum.org

악한 목동_이야기꾼과 텍스트 ● 모든 작품들엔 제목이 있다. 아무런 제목이 없다고 해도 'Untitled'(무제)란, 제목 아닌, 제목이라도 붙게 된다. 그러니, 이 세상의 모든 작품들은 제목의 영향력인 문자, 단어의 지배하에 일정부분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 있다. 제 아무리 추상미술(abstract art)이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주요 표현기법이라 할지라도 컴퍼지션(composition)내지는 확장 공간(expansion space) 등 정체가 모호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제목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감상자들은 제목의 뜻을 해석하며 화면의 시각적인 특징과 제목의 연관성을 찾아가게 된다.

최대진_아시프 카림 13세, 아프가니스탄_벽에 시트지_가변크기_2014

1. 최대진 작품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두드러진 것이 텍스트(text)와 오브제(object)의 사용이다. 대부분의 작품 안에 주제와 개념을 상징하거나, 이해에 도움이 되는 텍스트와 오브제가 등장하고 있다. 이로서 작품에 장단점이 동시에 공존하게 되는데, 작가의 대처 방식을 살펴보기로 하자. 평면 작품 「Human Work(2011)」는, 전시실 벽면에 직접 드로잉과 페인팅을 하여 벽화(wall painting)와 그래피티(graffiti)에 익숙한 대중적인 시각을 유도하며 자신의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해 내었다. 이는, 작품 내에 문자가 들어오는 조형적인 거북함을 희석시키면서 명확한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입체 작품 「Operation Wisdom(2008)」은, 거대한 군사용 폭격기의 날개가 사각형의 콘크리트 형태로 날기 어려운 상황을 풍자하고, 벽면에 친절하게 날개라는 단어 'Wing'을 그림과 함께 배치하였다. 그리고 설치 작품 「Globe(2008)」 시리즈에서는, 절제된 표현과 개념적인 설치 방식의 구체(球體)에 관한 재미있는 조형적 해석을 보여 준다. ● 드로잉 작품 「Highway Man, I will I must(2011)」는, 특유의 자유분방한 터치로 살아있는 벽화의 느낌을 살리면서 텍스트의 메시지 전달과 현장감을 보여 준다. 그리고 벽에 페인팅 및 오브제로 제작된 「Five Enemies, Black Star(2012)」는, 권력과 이데올로기 구조를 상징적으로 풍자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작가 최대진 과거의 작품들을 대략적으로 돌아본 결과는 이렇다. 미술의 형식면에서 보면, 붓에 의한 거침없는 손기술과 오브제 물성의 순수함을 동시에 존치시키며, 텍스트의 상징성과 오브제의 물성으로 은유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술의 개념적인 면에서 보면, 다방면에 관심이 많음을 작품들이 암시하고 있다. 정치, 사회, 이념, 철학, 우주, 권력, 전쟁, 환경, 이방인, 동물, 심지어 사랑까지도. 작가의 관심사는 넓고도 다양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산만하지 않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으며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작가 최대진 과거 작품(2007~2012년)의 주요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최대진_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_종이에 먹, 물감_가변크기_2015

2. 이제, 이번 전시에 출품될 현재의 작품을 보면서 과거의 작품과의 연관성, 관심사의 변화, 미래의 방향성까지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악한 목동(Gaucho Malo)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의 단편 소설인 '끝(The End)'에 나오는 인물들인 가우초(Gaucho)라는 목동에 기인하고 있다. 이들은 19세기 초, 아르헨티나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전쟁을 할 때, 활약하여 세력화되기도 하였으나, 체계화된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격히 몰락하여 빈민 계급이 되거나, 범죄자들이 되고 만다. ● 가우초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특징들이 작가 최대진의 흥미를 끌게 된다. 첫째, 험준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생하는 능력과 사람과 동물을 찾아내는 추적자의 육감이다. 이는 아시아권에서 몽골군 척후병들의 뛰어난 시력, 유목민들의 발달된 사냥기술과 흡사하다. 둘째,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정보, 기후 적응력인데, 길 안내인으로서 능력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착 설화와 유래, 음악과 시를 노래하는 민요가수 혹은 이야기꾼으로의 재능이다. ● 가우초의 세 가지 특별한 능력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를 발견하고, 그들의 유사성을 비교하여 과거의 가우초들에게서 현재의 예술가들의 특별한 재능을 부각시키고 현실 속의 이야기들을 이야기꾼이 되어 풀어내고 있다. "위대한 이야기꾼은 언제나 민중 속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소위 이야기꾼들의 집단적 경험(Kollektiverfarhrung)을 주장한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말처럼, 작가는 현대의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현실 혹은 허상들에 대한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 현대 사회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의 시대인지도 모른다. 어떤 분야이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고, 위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것이 전시 공간에서 시작되는 최대진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 손성진

최대진_Into Drawing 29_악한 목동 Gaucho Malo展_소마드로잉센터_2015

드로잉 단상 ● 작업의 시작지점은 아주 즉흥적이고, 영속성을 띤 수많은 드로잉들로 이루어진다.
어떤 특정한 스타일의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길거리의 공원, 혹은 공기 탁한 지하철 안에서 숨쉬듯이 행해지는 일기 같으면서, 결코 은밀하지 않은 이런 조형적 글쓰기는 그 이후에 이뤄지는 다른 매체작업들(회화, 조소, 비디오, 음향, 등)의 컨텍스트(context)와 정치성을 구성하고, 풍부하게 하는 기본이자, 어떤 최종적인 형태의 표현방식이다. ● 프랑스에서 미술공부를 시작한 초기 무렵, 1960년대 미국 미니멀아트(Minimal Art)의 한 축을 형성하는 신체와 그러한 신체를 감싸는 공간의 관계에 대해 즉흥적이면서 급진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일단의 작가들의 생각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들의 급진적인 행위들과 큰 상관이 없는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방법으로 그러한 관계의 고민들을 풀어나가려 했다. 다름아닌 그 행위란 주위에 보이는 종이랑 펜 몇 자루를 언제나 들고 다니며, 움직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는 것이었다. ● 미술작업으로서 일한다는 것은 생각을 계속 깨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고립된 작업실이 아닌, 평범한 생존 혹은 실존적인 일상의 이동 속에서 드로잉들은 만들어지고, 이 모든 다층적인(물리적, 정신적 혹은 시적인) 움직임들은 이제 수많은 구체적인 이미지들로 어떤 정신적인 거대한 작업공간이라 부를 수 있는 거대한 영역을 창출한다.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개인적인 시선과 의지를 고수하면서, 만들어내려 시도하는 이러한 이미지와 이러한 세계의 비전들은, 고백하건대 모순적인 현상들과 체계들로 복잡하게 결합된 나 혹은 타인들을 둘러싼 실제현실에 대한 질문들이다.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나는 자신을 현실의 대변자나 시대의 증인 혹은 교육자의 입장이 되길 원치 않는다. 이미지는 이미지가 되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것이 적절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아티스트로서 내 자신의 본연의 정치성을 반영하고, 내 작업을 좀 더 거시적인 세계관과 만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자유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최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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