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익展 / JANGJINIK / 張辰翼 / craft   2015_1228 ▶ 2016_0108

장진익_일상_철사, 한지, LED 전구, 한국화물감 채색_170×240×80cm_2015

초대일시 / 2015_1228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갤러리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5 Tel. +82.2.2011.1700 www.buddhism.or.kr

등(燈)을 만들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있다. 이십년 가까이 지속된 이들의 활동은 서양과 동양, 현대와 전통, 미술과 공예, 입체와 평면 사이에서 어떤 흥미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들의 특별한 시도의 사회적 계기, 배경과 함께, 그 작업의 내적 한계와 성과들이 면밀히 검토되고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일단 그들의 등작업이 펼쳐내는 조형 언어의 가능성은 놀랄 만큼 다채롭다. 이번에 첫 개인전을 갖는 장진익 역시 함께 격려하며 약진해온 이 작가들 중의 한명이다.

장진익_달_철사, 한지, 삼파장전구, 착색마감_61×61cm_2015
장진익_달_철사, 한지, 삼파장전구, 착색마감_61×61cm_2015_부분

장진익의 등 제작기법은 대체로 골조제작, 광원설치, 배접, 채색의 네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골조작업은 정밀한 공간감각과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공중에 삼차원 드로잉을 하듯이 뼈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두 번째, 이렇게 제작된 골조에 광원이 설치되는데, 공간구조와 배접되는 한지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광원의 밝기, 색, 위치 등 세밀한 광학적 설계가 필요하다. 세 번째, 골조 위에 한지 배접이 이루어진다. 한지의 종류가 많고 그 특성이 상이하므로, 골조의 형태와 선택된 한지의 특성에 따라 배접의 방식도 달라진다. 배접된 한지는 그 물성만으로 최종적 마감이 되기도 하고, 그 위에 회화가 입혀지는 화폭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여기에 작품의 내구성을 더하는 공정이 더해져 완성된다. ● 이상의 복잡한 공정을 통해 가능해지는 작품의 조형적 특수성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매작품마다 선과 입체와 평면의 세 조형 요소가 상이한 위계로 결합되는, '수평적 역동성'이라 하겠다. 각각의 등 작품에서 골조의 소묘적 선과 한지의 회화적 평면과 그 결합으로서의 조각적 입체가 펼쳐내는 역동적 관계가 흥미진진하다. 또한 시각예술이 대체로 밝음 속에서 감상하는 낮의 예술이라 한다면, 등은 어둠 속에서 감상하는 밤의 예술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많은 가능성이 기대되는 영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진익_터전_철사, 한지, 삼파장전구, 한국화물감 채색_165×110×54cm_2015
장진익_터전_철사, 한지, 삼파장전구, 한국화물감 채색_165×110×54cm_2015_부분

장진익에게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는 시간은 작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과 떠올릴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맑고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 중에서 자신의 몸으로 구현이 가능한 것들, 기량이 닿는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그 찾음의 길은 어떤 강산과 거기에 깃든 것들에 이른다. 그 강산에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화려한 금강과 이름 없는 조약돌이 우열 없이 놓여 있다. 제 몸에 온 산하를 다 품고 있는 매의 기상과 늘 우리 옆에서 귀여운 소요를 벌이고 있는 텃새들의 작은 날갯짓이 나란히 있다. 맑고 고아한 연꽃과 이름 없는 씨앗이 있다. 거기엔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 가장 먼 것과 가장 가까운 것, 가장 귀한 것과 가장 흔한 것들이 함께 있다. 그리고 그 모두를 비추는 달빛이 있다. ● 장진익은 세련된 자의식과 센세이셔널한 메시지 대신 어떤 기다림을 보여준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큰 기다림이다. 그것은 자율성과 혁신의 영역에서 현란한 도발과 분화를 보여주기 보다는, 차마 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기다림이다. 그것은 정읍사의 그 애틋한 기원과 같이 '달하 노피곰 도다샤', 이 어둡고 험한 시대 우리의 강건한 기상으로부터 어여쁜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이 지켜주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기다림이기도 하다. 기다림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또한 그가 쉬이 열리지 않는 물질의 고유한 성질과 끊임없이 부딪혀 몸으로 열어간 시간의 길들이기도 하다. 그 길 하나 하나를 이해하고 더듬어가다 보면, 그가 바라본 세계를 재료에 육화시키는 노동의 집요함이 고요하고 도저하다. 이제 그 도저함의 길이 지금의 삶에 보다 치열하게 육박하고, 꿰뚫고 나아가 자기 삶이 가리키는 어딘가를 밝혀주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 活作[활짝]미술연구소

장진익_씨앗_철사, 한지, LED 전구, 도금_100×75×45cm_2015
장진익_씨앗_철사, 한지, LED 전구, 도금_100×75×45cm_2015_부분

허공에 무언가를 만들어간다. 평면에 드로잉을 하듯이, 철사를 이리저리 틀어가며, 용접을 하며 때로는 질감표현을 위해 망치로 두들기는 동안, 입체적 형상이 서서히 제 모습을 갖추어간다. 수많은 선들이 만나 면들이 되고, 그 면들은 다시 한지로 채워져 입체적 형상이 드러나고, 예민하고 까다롭기만 한 한지는 다시 색으로 단장되고, 그 형상을 더욱 정교하고 풍성하게 다듬어간다. 이 모든 것이 빛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장진익_연꽃_철사, 스텐, 적동, 한지, LED 전구, 먹 채색, 착색마감_145×200×25cm_2015
장진익_조약돌_철사, 한지, LED 전구, 유성물감, 도금_40×30×30cm_2015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우리등(燈)을 처음 접해서 대나무살을 깎고 다듬던... 작업실 안에 있던 내 방에 등 하나 밝혀보겠다고 혼자서 요리조리 무당벌레를 만들었던 기억. 시작하면서 머릿속에 그렸던 예쁘고 귀여운 무당벌레. 다 만들고 나서 웬걸 빨간 바가지 하나가 생겼다. 모양새는 나왔지만 보면 볼수록 귀여워야 했던 그놈이 아니라 분명 일그러지고 칙칙한 빨간색 바가지였다. 그래도 혼자서 만든 첫 작품(?)이라 몇 일은 방에 두었는데 그 뒤론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십여 년이 지났고 이렇게 저렇게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시작의 설레임과 끝의 아쉬움은 그때의 심정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그 무언가가 항상 따라다닌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고민하며 내 안의 그 무엇들이 있는지 부단하게 쫓아가고 싶다. ■ 장진익

장진익_금강산_철사, 한지, 삼파장전구, 먹_95×130×110cm_2015

Jang, Jin-Ik has been making works based on Korean traditional lantern for almost 20 years, exploring new territory between modern and traditional culture, fine art and craft, painting and sculpture. The making process generally consists of four steps : framing, papering, installing light and finally painting. This process makes various formative possibilities to his works giving them unique quality of 'lateral dynamic'. It creates a very dynamic relationship combining, in each work, with delineative wires of frame, pictorial surfaces of Hanji(Korean traditional paper), and the three dimensional construction in different ways. As a result, his works show various combination schemes of drawing, painting and sculpture. In addition, as a kind of light installation, his works can be called as a 'art of night' appreciated in the dark, while most visual arts as a 'art of day'. ● Jang, Jin-Ik says that the time to which he devoted himself for this solo exhibition, was a kind of search of the purist and the most precious things among what he could remember and recall in his mind. It was also, he adds, a path to find the things to which he could match his skill and realize them with his hands. This path leads us to a scenary and to creatures dwelling in it. In that scenary, there are, side by side without any hierarchy, dazzlingly beautiful figure of mountain Geumgang and insignificant pebbles. The vigor of falcon embracing all the mountains and streams stays with the small flapping of wings of sedentary birds always waking the echo around us. The graceful lotus blossoms with unknown seed grains. The biggest with the smallest, the farthest with the nearest, and the noblest with the lowliest. And, the moonlight shining all those things. ● Jang, Jin-Ik doesn't show sophisticated self-consciousness and sensational message. He just shows a silent waiting instead of flashy provocations and differentiations in the field of autonomy and innovation of art. It is also an earnest wish to keep safe all of us, from the highest spirit to the smallest creature, in this dark and troubled age, just like the wish in the ancient Korean song "Jeong Eup Sa(井邑詞)": "Moon! please come out high." It is not just a waiting, but also a path of time that he was eager to open with his whole body to encounter intransigently the particular nature of each material which dose not be easily revealed. The labor that incarnate the world with the materials, is calm and tenaciousness. In his way, his labour faces and connects to the world as it is. He searches for and passes through the way with his labour against the stubborn closing of this world. This "search" should not be understood in an intellectual sense, but as an action taken within light of a creative space. Like the wandering of the priests of Dionysus in the sacred night, the search for the way is also an errant movement. This same laborious process that opens up the darkness is the progressive thrust of mediation. We can expect that his work will be close with the life itself and break through it to reveal somewhere his life is aspiring. ■ Hwai-Jak Lab.(translated by Yeo, Munjoo)

Vol.20151228a | 장진익展 / JANGJINIK / 張辰翼 / cra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