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지은이_유비호

지은이_유비호 || 기획_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 || 판형_184×257mm || 면수_540쪽 발행일_2015년 12월|| ISBN_978-89-962626-0-2 93620 || 가격_15,000원 || 출판_성곡미술관

판매 문의 성곡미술관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 작가의 작품만큼이나 아련한 슬픔들이 곳곳에서 들리는 시절들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 낮은 함성들로 향한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곳곳의 그늘진 곳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시선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사뭇 그 외양의 느낌은 달라진 듯 하지만 오히려 그 분명한 시선은,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작가적 태도와 심정은 더 유연해지고 단단해진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현실사회의 구조와 그 현실적인 작동을 직접적으로 조준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 급속한 근대화, 산업화의 미명하에 사라지고 있는 것들, 낡고 버려진 것들, 변두리로 끊임없이 밀려나 이질적인 시공간성으로 자리하게 된 것들, 그렇게 동시대의 이면에 자리하는 애달프기만 한 삶의 문제들로 향한다. 사실 모두 이 사회의 구조적인 것들과 연동된 것들이지만 더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것들이며, 작가는 이들 구체적인 삶으로 낮은 시선을 드리운다. 미시적인 시선만이 아니라 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와 자세 또한 이들 대상을 향해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 시선이 미처 닿지 못한 면들, 그 내면의 이야기를 향해 진정성 있는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가시적인 모순의 상황들이 굳이 도드라질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화려한 시각적 영상대신 대상을 향한 차분한 정조들이 짙게 배어 있는 이번 전시는 이들, 상처 입은 우리내 사람들, 그 슬픔에 대한 연민이고 그리움 같은 것들로 가득하다. 사회적 사실로서의 이들의 존재가 아닌, 자신의 삶을 짓누르는 무게감으로 인해 휘청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를 향해 부단히 걸어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실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했기 때문이다. 그 조심스럽고 신중한 작가의 마음씀씀이가 전시장 가득, 작품 곳곳에 묻어나온다. 그렇게 이들을 향해 부드럽지만 단단한 시선을 드리우면서, 이들 상처 입은 사람들의 그늘진 마음에 빛을 쬐여 주는 것이라 못내 토로하는 작가의 말은 얼마나 가슴 저리고 묵직하게 다가오는가. (부분발췌) ■ 민병직

우리 시대의 해질녘 ● 한 시대가 끝나가는 것은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예고한다. 모든 시대의 끝은 음울하고 뒤숭숭하게 마련이다. 질서가 깨지고 폭력이 난무한다. 가장 불안한 것은 천륜과 인륜이 깨지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못 견딜 것은, 말이 본래의 뜻을 잃고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다. 말이 말 같지 않고, 사람이 사람 같지 않은 세상은 지옥이다. ● 힘있는 자들의 횡포를 '갑질'이라 말하고, 대규모 해고를 '구조 조정'이라 말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금자리에서 내쫓는 것을 '개발'이라 말하고,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무한 경쟁'이라고 말하고,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는 비정규직을 강요하는 제도를 '노동의 유연화'라고 말하고, 가진 자들의 파렴치한 특권을 그대로 자식들에게 물려 주는 것을 '안정과 질서'라고 말하고, 강대국의 논리와 풍습을 온 세계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짓을 '세계화'라고 말하는 세상은 사회 정의가 죽고 이기심과 탐욕이 판치는 염치를 잃은 세상이다. ● 제우스와 질서의 신 아폴론은 물론, 광기의 신인 멋쟁이 디오니소스는 이런 세상을 벌써 버리고 떠났다. 심지어 영악하지만 사악하지는 않은 사기꾼과 도둑들의 신인 바람 같이 약은 헤르메스마저도 진저리를 치며 떠난다. 무자비하고 무시무시한 지하의 신 하데스도 이런 세상을 원하지 않아 악마에게 맡겨 버린다. 남은 것은 지옥보다도 더 지독한 세상이다. 희망은 없고 산다는 것이 고통이다. 이런 현실은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불면증과 불안이 에리니에스가 파리떼들처럼 뒤쫓는다. ● 그런 불화와 불균형, 부조리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특히 예민한 감수성과 의식을 가진 예술가라면 이와 같은 절망적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맞서야 하는가? 그는 남들처럼 쉽게 모든 것을 인정하고 무사안일주의에 안주할 수 없다. 한 예술가가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옳다고 하는 순간 그의 미래는 끝장이다. 더 이상 아무 것도 창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예술가는 현실 세계에서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 작가 유비호는 균형이 깨지고 비율이 망가진, 그래서 조화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이 시대의 우리 사회를 담담하게, 하지만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모든 힘을 소진하고 더 이상 남은 에너지가 없어 속절없이 기울어져 가는 석양을 되살릴 방법은 없다. 마지막 빛으로 아름답게 서쪽 하늘을 비추는 석양을 그냥 조용히 배웅하면서 새벽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작가가 말하는 ‘해질녘 하늘’이란 기울어져 가는 우리 사회의 상황을 가리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분발췌) ■ 유재원

지은이_유비호 유비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전공을 하였다. 2000년 첫 개인전 『강철태양』 이후 『유연한 풍경』, 『극사적 실천』, 『트윈픽스』 등의 개인전과 『다중시간(백남준아트센터)』,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구.전남도청일대)』,『미래는 지금이다(국립현대미술관)』 『악동들 지금/여기(경기도미술관)』 등 다수의 주요 기획전시에 참여하였다. 또한 『드라마방송국』, 『Korea Episode』, 『은밀한 실천』등의 전시를 기획한바 있다. 현재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 집행위원회로 활동 중이다

목차 인사말_박문순 기획의 글_이수균 유비호,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_민병직 유비호전: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_유재원

이너뷰_인터뷰 녹취

작가약력 작품목록 작품크레딧

Vol.20151231d |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 지은이_유비호 @ 성곡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