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tears

신혜선展 / SHINHYESUN / 申惠善 / photography   2016_0107 ▶ 2016_0116 / 월요일 휴관

신혜선_plastic tears 01_피그먼트 프린트_123×161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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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홈페이지_www.shinhyesun.com

별도의 초대일시 없습니다.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을 받아 토지문화관에서 창작한 작품입니다.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온 GALLERY ON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B1 Tel. +82.2.733.8295 www.galleryon.co.kr

꽃들도 거짓말을 한다 ● 그리스 사람들은 탁월한 거짓말쟁이들이라고 니체는 말한바 있다. 그들이 어린애들처럼 순박하고 명랑하다면 그건 그들이 거짓말쟁이였기 때문이다. 니체에게 거짓말은 현명한 자들만이 알고 있는 탁월한 능력이다. 무의미한 세상, 덧없는 시간, 뜻 없는 삶이 존재의 운명이라면 이 운명과 만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우울이고 다른 하나는 기쁨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생의 본질이 죽음과 고통임을 명백하게 알았지만 그렇다고 우울에 빠지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자기를 거짓말로 속였다. 생의 어두운 운명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빛의 세계, 생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생에 대한 찬양과 명랑성 -그것은 그리스인들의 거짓말이 만들어낸 놀라운 생의 선물이었다.

신혜선_plastic tears 02_피그먼트 프린트_123×161cm_2015

거짓말은 꿈이다. 너와 나 사이의 아무런 관계없음 위에 드리우는 신뢰와 믿음과 약속과 사랑의 꿈이다. 다름 아닌 이 꿈으로 인간은 헐벗은 약육강식의 자연 상태로부터 벗어 나와서 문명이라는 이름의 인간의 세상을 만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문명이라 불리는 그 세상의 끝자락인 오늘에 산다. 오늘 여기에서 거짓말을 강요당하면서, 또 수없이 거짓말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세상은 아름다운 꿈의 세상이 아니라 속고 속임이 운명이 되어버린 헐벗은 거짓말의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신혜선의 사진들은 이 불행한 거짓말의 세상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신혜선_plastic tears 03_피그먼트 프린트_123×161cm_2015

신혜선의 사진 주제는 꽃들이다. 그녀의 사진 프레임 안에서 꽃들은 그 종류와 색깔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지의 변주를 일으킨다. 꽃들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기도 하고 얼굴을 가리고 있기도 하다. 또는 후미진 풀 숲 사이에서 혼자 피어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꽃들의 변주가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면 그 메시지는 아무래도 꽃과 얼굴의 환치에 있는 것 같다. 그녀의 사진들에서 꽃들은 사람의 얼굴로 환치되고 있다 (아니면 얼굴이 꽃으로 환치된다). 이 꽃과 얼굴들의 숨바꼭질은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나는 그 꽃과 얼굴의 사진적 유희를 세 가지로 읽는다.

신혜선_plastic tears 04_피그먼트 프린트_72×90cm_2015

우선 얼굴 앞에 세워져서 얼굴을 대신하고 있는 꽃은 나를 보여주기, 즉 '열림'의 기호로 읽힌다. 이 경우 꽃은 타자에 대한 순박한 호의의 표현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를 꽃으로 보여주고 싶어한다. 물론 그것은 자기애호적 노출주의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나와 타자와의 관계 맺기에 대한 친절한 요청의 표현이다. 이때 꽃들은 얼굴을 대신해서 말하고 있다: 나는 당신과 꽃처럼 아름다운 관계를 맺고 싶어요, 라고. 그러나 전혀 다른 관점으로 꽃과 얼굴의 기호관계를 읽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꽃은 얼굴의 열림이 아니라 오히려 얼굴의 '닫힘'으로 읽힌다. 꽃은 더 이상 보여줌이 아니라 감춤과 숨김의 차폐막이 된다. 이때 꽃은 얼굴을 감추면서 말하는 것 같다: 나는 당신에게 결코 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겠어요, 라고. 그런데 여기서 당연하게 질문이 생긴다. 왜 무엇 때문에 꽃은 친절한 열림의 기호에서 단호한 닫힘의 기호로 반전되는 것일까. 혹시 열림의 꽃과 닫힘의 꽃 사이에 또 하나의 꽃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 꽃은 꽃인 줄 알았으나 사실은 속임과 거짓말의 위장일 뿐인 배반의 꽃, 환멸의 꽃이 아닐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프레임 안의 꽃들이 생화인지 가화인지 알 수 없도록 섞여서 배치되어 있는 것도 그 믿을 수 없는 꽃에 대한 은유가 분명하다. 꽃도 상처를 주고 꽃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은 다시는 꽃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이때 꽃은 말하는 것 같다: 나는 꽃을 믿지 못해요. 꽃들도 거짓말을 하니까요. 그러면 꽃과 얼굴의 유희는 꽃에 대한 불신과 환멸로서 마감되는 되는 걸까. 신혜선의 사진들은 거짓말 하는 꽃들에 대한 고발로서 그치는 걸까. 아니라면 또 하나의 꽃이 프레임 공간에 더 있는 것일까. 그러면 그 꽃은 무슨 꽃일까.

신혜선_plastic tears 05_피그먼트 프린트_72×90cm_2015

신혜선의 사진들 안에서 꽃들이 늘 사람과 함께 있는 건 아니다. 꽃은 프레임 안에서 사람과 무관하게 혼자 있기도 한다. 풀들 속에 섞여서 홀로 피어있는 이 꽃들은 다만 꽃들, 그러니까 자연일 뿐이다. 이 자연의 꽃 이미지는 무의미하지만 무언가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아무 뜻도 없다는 점에서는 차갑고 냉정하지만, 생생하다는 점에서는 무언가를 또렷이 지시하고 있고 그건 누군가의 얼굴이기도 하다. 이 꽃들에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어울릴까. 그건 누구의 얼굴일까. 나의 얼굴? 아니면 너의 얼굴? 그것이 누구의 것이든 그 얼굴은 우리가 잃어버린 얼굴, 다시 찾고 싶은 얼굴일 것이다. 신혜선의 꽃과 얼굴의 유희는 결국 사람의 얼굴로 돌아온다. 아마도 그녀는 사람에게 다쳤지만 여전히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 김진영

신혜선_plastic tears 06_피그먼트 프린트_72×90cm_2015
신혜선_plastic tears 07_피그먼트 프린트_49×61cm_2015

Flowers do lie ● Nietzsche had said that the Greeks are excellent liars. If they were naive and vivacious like children, that's because they were liars. From Nietzsche's point of view, being a liar is a superior ability that only wise ones have. If this senseless surroundings, ephemeral time, and meaningless life is the fate of a being, there are actually two ways for a being to face this fate. One is depression, and the other is joy. The Greeks clearly knew that the essence of life is death and struggle, but that doesn't mean they had fallen to depression. Rather, they tricked themselves with lies. They turned their back to their dark destiny and began to praise the world of light, and the beauty of life. Praising the life and being in joy was a gift created by the Greeks' lie. ● A lie is a dream. It is a dream of trust, faith, and love that wraps around the empty relationship between you and me. With this dream the humanity could overcome the natural state of the naked law of the jungle and eventually make its own world of human generation named civilization. And, now we live today which is at the edge of the world called civilization. Here, we are not only forced to lie, but also continue to lie numerously day by day. It has become a world of a beautiful dream, but a world of naked lies as if it is its fate to be deceived and to deceive at the same time. Then what is the link between the pictures of Shin Hye Sun and this miserable world of lies? ● The theme of Shin Hye Sun's photos are flowers. In her frame, flowers create a variation of image in a diverse way like the kinds and colors of flowers. Some flowers are held on people's hands. Some are covering people's faces. Or some are blooming alone in the secluded spot in the forest. If the variation of flowers are trying to say something to us, then we might presume that its message is something that is related to the hypallage between the flowers and faces. In her photos the flowers are being substituted by people's faces (or the faces get substituted by the flowers). What is this hide-and-seek of flowers and faces trying to say and how should it be interpreted? I see this photographic play of flowers and faces in three kinds of ways. ● First, the flowers, being put in front of faces and replacing them, are read as to show oneself, in other words, as a sign of 'open'. In this case a flower is an expression of innocent hospitability towards the other. Of course, it can also be a narcissistic exposure but rather than that, it is more close to an expression of kind request to make a warm mutual relationship with the counterpart. Here, the flower is speaking on behalf of the face: I want to make a relationship which is as beautiful as a flower with you. However, the signal relationship between flowers and faces can be interpreted in a totally different way. In that case, the flowers are read as 'closed' rather than 'open' for the message of faces. Then, on the other hand, the flower becomes the shield whose aim is not to show anymore, but to cover and hide. At this moment it seems that the flower is speaking while hiding the face of a person: I will never show my face to you, Then, naturally, here comes a question. Why, for what reason does the meaning of flowers reverse from the open sign of kindness to the closed sign of stiffness? Is it that there is one more flower hiding between the flowers for opening and closing? Maybe there is. The reason why real and fake flowers are placed at one place all together so that they cannot be distinguished for which is which must be at the metaphor about characteristic of flowers that flowers cannot be trusted. Flowers do in fact, hurt people and the people who got hurt from flowers also cannot trust flowers again. Thus, flowers here seem to speak this way: I cannot trust flowers because they lie, too. Then, does it mean that this verbal play with flowers and faces end up with distrust and disillusionment? Does the photos of Shin Hye Sun end up with accusation that flowers also lie? Or is it that one more kind of flower exists inside the frame? Then what would that flower be? ● It doesn't mean that the flowers in Shin Hye Sun's photos are always with people. Some flowers are in fact alone in the frame apart from anyone. The flowers solitarily blooming along the grass are just mere flowers, which are merely a part of nature. The natural image of flower is meaningless, but is expressing something very vividly. A flower is cold and dispassionate when seen from a perspective in which a flower is meaningless, but from another perspective that a flower is vivid and fresh, we can notice that a flower points someone very clearly and at the same time that it is a face of someone. Then, what kind of a person's face match with these flowers? Whose face would it be? My face, or your face? Whosever face this face is, it is a face of someone who we have lost, who we want to find back. The focus in the play of flowers and faces that Shin Hye Sun illustrates eventually comes back to the face of a person. Perhaps she has gotten hurt from people before, but it seems that she still long for people. ■ Jinyoung Kim

Vol.20160107b | 신혜선展 / SHINHYESUN / 申惠善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