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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옥展 / KIMMYOUNGOAK / 金明玉 / mixed media   2016_0107 ▶ 2016_0124 / 월요일 휴관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119×17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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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트링크 GALLERY ARTLINK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66-17(안국동 17-6번지) Tel. +82.2.738.0738 www.artlink.co.kr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 무의식적 발견으로서의 이미지Y 어떤 방식으로 이미지를 가져오시나요? 이번 소재는 지붕인데요. 지붕이라는 소재의 선택이 그냥 우연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우연은 무의식적 선호가 아닐까요? 어떤 무의식의 회귀일까요? K 저는 여행 중 우연히 맞닥뜨린 풍경과 건물을 그저 관찰자 혹은 산책자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분명, 지붕을 선택한 것도 우연성과 친밀함의 만남이었겠지요. 지붕이 가지고 있는 원시적 피난처(primitive shelter)로서의 압축적인 공간의 상징, 이런 견지에서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조형적인 측면에서 고만고만한 유닛이 모여 하나의 면과 구조를 형성하는 게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구요.Y 지붕이 가진 사유체계라는 미학적 의미를 논하기에 앞서 조형적으로 매혹되는 건 사실이에요. 저처럼 관객들도 역시 지붕이라는 조형성(색채, 구성, 볼륨, 질감)에 가장 먼저 매료될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현대인들에게 지붕은 잃어버린 그 무엇, 일종의 노스텔지어를 환기하는 이미지이자 매개체이기 때문이죠. 현대인들은 더 이상 지붕이 없는 집에 산다고 보아야 하니까요. 집은 있지만 홈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지붕은 마음이 편안하고 일종의 어머니, 대지, 나아가 영혼의 자궁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노스텔지어라는 향유의 대상이 분명한 거죠.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께선 우연히 선택한 이미지에 본인의 무의식을 전적으로 투사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집이 그런 것처럼 지붕 역시 보호인 동시에 억압의 상징 즉 아름다움과 결여를 동시에 나타내는 양가적 매개물은 아닌지요? K 공감하는 부분이예요. 어떤 이미지에 매료된다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과 만난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그 낯설음 속에 낯익음이 느껴지는 것도 결국은 자신에게 억압되어 있던 어떤 것이 회귀할 때 느껴지는 감정이라는 생각입니다.Y 맞아요. 프로이트, 라캉 등 정신분석학자들은 특히 예술이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사실, 낯설어진 혹은 소외된 세계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새로운 관점에서 봄으로써 친숙한 세계가 갑작스럽게 낯설어지게 만드는 것이죠. 선생님의 경우 그 낯설게 만들기를 기존의 풍경에다가 무언가를 덧입히는 것으로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134×89.5cm_2015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134×89.5cm_2015

이미지의 변용: 아슬아슬함을 즐기다.Y 선생님께서는 선택한 이미지 위에 수를 놓거나 오브제를 첨가하는 등 무언가를 덧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풍경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워서 굳이 무언가를 첨삭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K 저에게 2D의 사진은 보편성을 의미해요. 첨가하기/덧붙이기 작업은 보편적인 인간의 삶에서 사소하지만 나만의 영역, 나만의 관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입니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고, 아름다운 풍경사진이지만, 나만의 관점으로 살짝 변형시켜 제시하는 거죠. 덧붙이고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나의 절대적인 자유의지가 포함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보는 이들의 몫이지요. 언뜻 보면 간과하기 쉽고, 자세히 보면 인지할 수도 있는... 마치 인생처럼 말예요.Y 더군다나 선생님은 자신의 작업에서 '덧붙이기'는 지나쳐도 안되고 모자라도 안될 만큼의 부피감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기묘한 경계 혹은 뜻밖의 결과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K 사진 속의 부피감의 문제는, 그 부피감의 경중으로 인하여 실제와 가상의 혼돈을 즐기게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부피감이 너무 지나쳐, 즉 3D 즉 입체로 보일 정도로 과한 것도 아니어야하고, 2D 즉 너무 평면적이어서 사진과 변별되지 않는 것도 피해야하는 것이지요. 나는 사진 속 가상과 실제적 현실의 중첩으로 생겨난 미세한 사이 공간을 전유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Y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선생님은 딱 가상과 현실 그 경계를 희롱하며 놀고 계시는 거네요.(웃음). 사실 좋은 예술작품이란 것이 대부분 그런 트랜스 상태를 유도하는 거지요. 선생님께 '경계'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K 저에게 경계란 규정 지워진 현실인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제 경우는 경계에 서 있지 않으면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지요.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는 것, 그게 딜레마인 동시에 창작의 역동이 되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저는 이런 아슬아슬한 경계에 흥미를 느껴요. 경계는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가 많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미지에 수공성을 너무 더하면 너무 장식적이 되어버리고, 의도가 빤해지면서 상투적이되고, 너무 빼면 개념을 과장되게 포장하며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134×89.5cm_2015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134×89.5cm_2015

바느질과 붓질의 간극Y 지붕을 꿰맨 헝겊으로 덧대거나, 빨랫줄의 옷들에 재봉 흔적을 남기시곤 하지요. 게다가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눈에 잘 안 띄는 전깃줄이나 건축물의 아치 같은 곳을 은색실로 꿰맨 흔적을 남기시는데요. 선생님에게 꿰매기는 무슨 의미이지요? K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많은 여성들이 그랬듯이 인내가 필요했던 어떤 시기에 한땀 한땀 이 작품 시리즈를 진행했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평면에서 보잘것없는 물체들(전시줄, 빨래줄, 쓰레기봉투 등)을 강조하고자 은실 금실로 꿰맸죠. 꿰매기는 물리적으로는 인내인 동시에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반복적 행위를 의미하며, 시시하고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을 강조하며 복원시키는 리추얼한 행위이기도 합니다.Y 더불어 꿰매지 않고, 지붕을 이루는 모든 선과 구조를 물감으로 다시 중첩시키는 작업, 즉 드로잉적 요소를 가미하셨는데요. 특별히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나요? K 마치 케익에 크림으로 장식모양을 내듯이 드로잉을 했는데요. 의도적으로 어린아이가 놀이하듯 어설프고 서툴게 그리는 것을 모방하고 싶었습니다. 예술의 최종목표가 어린아이같은 자율성과 충동을 갖는 거라는 말에 공감하거든요. 저 역시 아이같은 행위를 통해 풍경의 전체 구조를 재인식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미완성된 스케치의 느낌같은 서툰 맛 때문에 소박한 진정성이 묻어나오는 그 경지를 원했던 것입니다.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89.5×115cm_2015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89.5×115cm_2015

시점과 관점이 의미하는 것Y 선생님의 작품 중 2D와 3D의 경계 혹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만큼 중요해 보이는 것이 있어요. 바로 시점인데요. 즉 선생님이 서 계신 지점 즉 스탠딩포인트는 인간이 익숙하게 바라보는 시점과는 좀 다르잖아요. 예컨대 마치 동양화의 기법 같은 부감법, 조감법, 고원법 등이요. 그런 시점은 선생님께 어떤 의미죠? K 눈높이에 따라 투시도법의 기본선이 형성되는데 스탠딩 포인트에 따라 매우 낯선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고, 유희할 수 있는 3차원의 깊이 감도 생겨납니다. 또한 시점에 따라 오랜 건물에서 시간의 흐름의 물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할 수도 있고, 그 사이 공간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감지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새삼 경이로웠던 것 같아요.Y 선생님께서 아래에서 위로 본 시선 즉 고원법으로 보시다가, 새의 눈 즉 조감법으로 곧 옮겨가시는 등 시선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니시곤 했습니다. 이것은 선생님과 삶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요? K 자유로움은 일생 추구하였던 것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죠. 하지만 자유로운 사고는 늘 가능한 것이었고, 자유의지를 가진 한 인간 혹은 작가로서의 사유를 관점에 자연스럽게 연동시킨 것이라고 생각해요.Y 예술은 육체를 이용한 여행이면서, 동시에 육체를 초월한 여행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의 시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의 시점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셔요. K 관점에 따라 시대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고, 해석도 달라지고 의미도 달라지지만, 결국 인간의 역사는 정반합의 반복이라 생각합니다. 크게 보면 지극히 보편적인 인간의 삶 속에서 개인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 시점, 마이크로와 매크로의 융통성 있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현실과 상상의 경계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세계, 내가 실존하는 세계를 견디는 그나마 가장 창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명옥_지붕풍경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48.5×79cm_2015

소외된 것의 아름다움Y 삶의 소소한 흔적, 미미한 궤적 같은 것들이 일상의 삶을 사는 인간에게는 더할 수 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신 것 같아요. 이런 삶을 문학적, 미학적으로 재발명하시는 작업이 좀 더 견고하게 이루어진다면 좋을 거 같아요. K 현대미술에서 미시적인 작업이 넘쳐나고 있지만,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시대정신과 조우하고 있는 것이지요. 나는 쓸모 없고, 시시하고, 진부해진 대상을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는 것들, 주변으로 밀려나 있는 것들, 예전에는 소중했지만 소외된 것들에게 시선 아니 응시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그것들을 보고 선택한 게 아니라, 그들이 나에게 자기들을 좀 봐달라고, 기억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여하튼 저는 우리 삶 속에서 더 이상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소외되고 배제된 것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김명옥_Existence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64×100cm_2015
김명옥_Existence_캔버스에 잉크젯 프린트, 혼합재료_64×100cm_2015

아트링크의 지붕과 링크되다!Y 지붕이라는 소재가 이번 전시의 핵심포인트지요. 특별히 아트링크를 선택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들을 밝혀주셔요.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한옥과 선생님의 작업이 서로 연동되고 조화를 이루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셔요. K 사진 속의 지붕은 서양의 지붕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들을 자세히 보면, 한옥의 지붕을 연상케 합니다. 제가 작업한 가상 속의 지붕과 아트링트 한옥의 지붕이 오버랩 되었으면 하는 의도, 그리고 그 의도가 낯섦과 낯익음의 새로운 조우가 되기를 원해요.Y 선생님의 작업을 보면서 루이즈 부르주아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누군가가 예술가라는 사실은 온전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말이요. 그러니까 예술가로서 온전하다는 것은 완벽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전유하고자 하는 존재라는 말이고, 그 말이 특별히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순간입니다. ■ Y_유경희 / K_김명옥

Vol.20160107g | 김명옥展 / KIMMYOUNGOAK / 金明玉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