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

김선두·김혜련의 병풍과 족자展   2016_0109 ▶ 2016_0206 / 월요일 휴관

김혜련_꽃비_종이에 먹, 콜라주, 아트팩토리 헤이리에 설치_370×122cm_2015

초대일시 / 2016_0109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 헤이리 ART FACTORY Heyri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63-15 (법흥리 1652-134번지) Tel. +82.31.957.1054 www.artfactory4u.com www.heyri.net

펼쳐지는 그림들-병풍과 족자 ● 병풍은 바닥만 고르다면 두 폭이든 열 폭이든 신기하리만치 금방 균형을 잡는다. 펼치는 화면 수에 따라 전체 이미지가 달라지고, 감상하는 사람의 걸음걸이와 눈의 각도까지 고려한다면 병풍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매우 많아지게 된다. 접혀있던 화면이 펼쳐지게 되면, 한 번이 아니라 화면 하나하나씩 펼쳐지게 되면, 전에 없던 세상이 내 앞에 나타난다. 꽃도 있고 새도 있고, 글씨도 쓰여 있고, 산수가 있고, 정물들이 단정하게 서 있기도 하다. 빛바랜 부모님의 약혼식, 결혼식 사진도 흑백의 공간 뒤로 병풍이 서 있음으로 해서 무언가 특별한 시간이었음을 알게 해 준다. 그 앞과 뒤의 공간을 구별시켜 줄 뿐 아니라 병풍은 화면 앞의 자리에 일종의 존엄성 같은 힘을 부여하는데 그렇게 화면과 화면이 만나는 직선, 화면과 화면이 만들어내는 각도, 화면과 화면이 기대어 바닥에 서있는 지점에서 나는 시각적 이미지만이 아닌 온 몸이 지각하는 만족감을 느낀다.

김혜련_꽃봉오리_종이에 먹, 수채, 콜라주_36×27.5cm_2015
김혜련_별똥별_혼합재료_177×400cm_2008

족자는 조금 더 가벼운 요술장치이다. 위 아래로 그림을 말면 그 큰 그림도 그저 조금 긴 방망이처럼 모습이 간단해진다. 조금씩 그림을 펼치다보면 마음의 호기심과 손동작이 합쳐져 마침내 내 앞에 펼쳐진 그림을 붙들고 있는, 위에 달린 나무 봉의 버티는 힘까지 알게 되는데, 옆으로든 아래로든 펼쳐지는 그림- 병풍과 족자는 확실히 몸을 움직이며 감상하게 만드니 참 즐거운 그림 장치들이다. ■ 김혜련

김선두_싱그러운 폭죽_모시종이에 먹_145×76cm_2015

싱그러운 폭죽 ● 봄에 피어나는 풀꽃은 대지가 쏘아 올린 싱그럽고 아름다운 폭죽이다. 인간이 쏘아올린 폭죽에선 화약 냄새가 나지만 땅이 쏘아 올린 폭죽에선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가 난다. 자연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서 꽃이 개화하는 연속 촬영 장면을 보면 실감난다. 땅에 떨어진 풀씨에서 새싹이 돋고 줄기가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다 꽃이 활짝 피어나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폭죽이다. 줄기가 하늘로 솟아 오른 폭죽의 궤적이라면 꽃과 잎은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이다. 우리는 봄이 다시 돌아올 때 마다 대지의 강한 생명력과 우주의 순환을 풀꽃에서 확인하고 감동한다.

김선두_싱그러운 폭죽_모시종이에 먹_145×76cm_2015

폭죽은 화려하게 빛나는 절정의 순간을 위해 땅으로 부터 온 힘을 다해 솟구쳐 올라 피어나는 하늘의 꽃이다. 땅을 떠난다는 것은 자신의 전 존재를 다 바치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거는 비장함이다. 이는 어떤 깨우침의 순간, 혹은 이상이 실현되는 순간, 삶의 절정, 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빛은 오래가지 않는다. 꽃이 만개하면 다시 지듯이 불꽃의 휘황한 자취도 활짝 피어나는 순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폭죽은 허무의 또 다른 얼굴이다. 여기에 폭죽의 비극적 양면성이 있다. 그렇다면 사라짐의 바닥, 물질과 욕망의 바닥, 형상 너머 삼라만상이 몸을 여윈 그 자리에 무엇이 있을까? 어쩌면 거기에 우리 삶의 비의가 있고 본질이 숨어 있지 않을까? 삶의 허무를 맛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다르다. 꽃이 핀 다음 깨끗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힌다. 모두를 비운 곳에 모두가 다시 차는 법이다. ■ 김선두

Vol.20160109a | 우리 그림-김선두·김혜련의 병풍과 족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