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2016 특화전시 지원 프로그램展   2016_0112 ▶ 2016_0130 / 월요일 휴관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展_봉산문화회관_2016

초대일시 / 2016_0112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제 1~3전시실 Tel. +82.53.661.3521 www.bongsanart.org

2016년의 시작 즈음에개최하는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시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展』은 2014년의 『be anda; 이름 없는 땅으로展』, 2015년의 『META; 이름 없는 영역에서展』을 잇는 특화전시 지원 프로그램이다. ● 대구지역 미술가 집단의 특별한 전시활동을 지원하려는 이 전시는 자생적으로 결성하여 전시를 꾸려온 두 미술가 집단을 초청하여, 다른 미술의 가능성을 찾는 미술가들의 태도를 소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다른 가능성을 찾는 미술가의 태도에 관한 몇 가지 인상적인 사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술의 역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1874년 봄, 모네, 피사로, 시슬레, 드가, 르누아르 등을 중심으로 프랑스의 관선인 살롱에 대항하여 최초로 화가 자생의 단체전시를 열었던 회화운동으로서 '인상주의'의 혁신적인 의미를 상기할 수 있고, 1974년 가을,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예술 활동에 대응하여 김기동, 김영진, 김재윤, 김종호, 이강소, 이명미, 이묘춘, 이향미, 이현재, 최병소, 황태갑, 황현욱 등이 추진하였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실험성 등에서 이러한 미술가의 태도를 기억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기억들을 상기하며, 지금, 여기라는 현재 지점에서 다른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는 미술가들의 태도들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展_봉산문화회관_2016
Jade Calix_Untitled_리넨에 혼합재료_80.3×65.2cm×18_2015
박두영_Untitled_리넨에 피그먼트, 혼합재료_198×122cm×4_2015
백장미_뉘앙스의 파편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신준민_룰렛(Roulette)_캔버스에 유채_227.3×181.8cm×2_2015
장종용_밤_캔버스에 유채_116.2×90.8cm×4_2015
최성규_#good_bye_my_love(#안녕_내 사랑)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투스토리컴퍼니_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5
한용채_Water Brushing_사진_155×110cm×5_2015

이번 전시에 초대하는 미술가 집단은 가칭 '그룹6, 7'과 '썬데이페이퍼'이다. 2013년 가을, 198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던 중견 미술가 6명의 즉흥적 합의와 공감, 결속에 의해 1회적으로 추진된 첫 전시 『6인전』으로부터 금륜, 김문석, 김현석, 박두영, 최상흠, 한용채, Jade Calix 등 7명의 전시로 이어진 임시적 연대 '그룹 6, 7'은 최근 2년간 3번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6명 혹은 7명'이란 명칭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별히 약속된 지향성은 없이 각자의 미술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자했던 이 집단의 내부적 열망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이후의 자생적인 미술가 세대가 겪고 있는 긴 숨고르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인식하려는, 즉 동시대성 속에서 미술가적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자기성찰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룹6, 7'과 함께 초대받은 '썬데이페이퍼'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한시적인 연대와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전시활동을 모토로 내세우며 유대감을 나누어온 대구 인근 지역의 미술가 집단이다. 김정희, 백장미, 신준민, 이민주, 장종용, 최성규, 투 스토리 컴퍼니 등으로 소개되는 이번 전시의 '썬데이페이퍼'팀은 고정된 회원이 없이 전시의 성격에 따라 참여 미술가를 달리해왔다. 미술 집단의 권력화를 지양하며 이를 경계해온 이들은 예술공간 '거인'과 '아나르케', 가상의 미술가 '투 스토리 컴퍼니'라는 내부 운영체제들을 구축하면서 보다 혁신적인 창작과 실험을 시도하려는 미술가의 존재감을 실천하고자 한다. ● 이들 두 집단의 공통된 태도는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미술가들 스스로의 힘으로, 기존의 규정과 전통, 권위와 대척하며, 이름 매겨지지 않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하여 생각하고 선택하여 행동한다는 점이다. 또한 미술에 관한 연대기적인 서술이 의미를 잃었으며, 단절과 불연속, 임시성이 오늘날 미술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를 구하고 있다. ● 우리가 전시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출품작들은 또 다른 미술의 가능성을 향한 참여미술가의 행위 궤적(軌跡)이며, 이는 곧 미술가들의 메시지일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展_봉산문화회관_2016
김현석_Untitled_리넨에 콘테, 아크릴채색_97×160cm×4_2015
이민주_아치교_각목 끈 외_110×310×90cm_2015
최상흠_Untitled_패널에 멀티레이어 에폭시 레진 캐스팅_210×110cm×5_2015

금륜(서영찬)의 대형목판화 작업은 어떤 의도보다도 우선하여 신체행위와 공명(共鳴)한다. 작가의 반복적인 칼질에 뜯겨나간 목재의 흔적들과 남겨진 자국은 명료하고 은밀한 울림으로 여백의 가능성들을 탐색한다. ● 김문석의 '붓질'은 작가 자신의 정체성과 그 신체행위를 오롯이 드러내려는 미술적 모색이다. 세상살이의 관계와 사건, 삶을 대면하는 자의식과 감정들은 평면으로부터 입체가 되려는 붓질의 가능성으로 현현(顯現)한다. ● 김정희의 대형 회화는 우리가 걸어볼 꿈의 공간, '그 곳'의 '중력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사랑과 죽음, 꿈이 함께 존재하며 충돌하는, 가늠할 수도 없는 심연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그린다. ● 물체와 빛과 그림자를 제시하는 김현석의 회화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숨겨진 것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자신의 관습적 익숙함을 지적한다. 또 그 관습을 벗어난 상태의 어떤 가능성을 행위 하려고 한다. ● 박두영의 회화 작업은 미술의 가능성을 '실존의 미션'으로 대체하여 탐구하는 것이며, 캔버스 위에 보색 대비로 경계지운 직선의 면 분할 행위이고, '직선', '수', '언어'에 관한 관심의 선택과 적용이라 할 수 있다. ● 백장미의 설치는 알려지지 않은 어떤 덩어리 존재의 인지 순간을 표현하면서, 어떤 일이나 사연에 따른 감정과 그 온도 등으로 부피와 무게를 만들어내는 비가시적이고 유기체적인 감각의 덩어리에 대해 언급한다. ● 신준민의 회화 작업 '룰렛(Roulette)'은 처음 들른 볼링장에서 우연히 마주한 게임 도구에 투영된 감정이며, 회전하는 룰렛 판 위의 어떤 빛은 여리기도, 아프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위한 빛이 남아있음을 비치기도 한다. ● 이민주는 정의할 수 없는 최근 자신의 미술행위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끝없는 모험과 같다고 생각하며, 여행길에 필요한 것들과 함께 전쟁 중에 신속하게 건설하고 해체할 수 있는 임시용 아치교를 설치하였다. ● 장종용은 자신의 꿈이 담긴 전시 공간 '거인'과 관련하여 최근 9개월 동안의 주변 상황과 자신의 감정 변화를 떠올리고, 이제 부담스러워진 이 공간을 다시 바라보며 그 순간들을 회화의 가능성으로 옮기는 행위를 한다. ● 최상흠의 작업은 캔버스를 바닥에 뉘어놓고 그 위에 공업용 투명 도료를 반복적으로 덧칠하는 단순한 '행위'의 중첩과 그 집적된 결과 층이며, 경직된 기존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가는 과정이다. ● 최성규의 설치작업 '#good_bye_my_love'는 어떤 시기에 자신의 죽음과 대면하며 느낀 아련함과 불안, 허무, 아쉬움을 이미지와 글로써 기록하고,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동시에 무리지어 배치한 가능태의 조각들이다. ● 한용채의 '물붓질' 작업은 주변의 일상적 물건 위에 흡수력이 좋은 한지를 대고 그 위에 물로 붓질을 했을 때, 물이 스며들면서 배어나는 바탕 이미지를 촬영하여 인화지 상태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과정적 행위이다. ● Jade Calix의 회화는 목표와 대상을 설정하지 않고, 인과의 연결과 무관한 산발(散發)적이고 파편적인 행위로서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인간 중심의 목적 지향적인 관념 세계 너머에 있는 진실을 발견하려는 탐구이다. ● T.u Story Company의 복합매체 설치작업 '재난-이제는 노래를 부르지 않아요.'는 재난에 의한 아픔과 상처로부터 회복을 기원하는 제의의 의미이며,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도록 일으켜 세우려는 간절한 목소리이다.

금륜_Untitled_화선지에 우드컷 프린트_210×157cm×4_2015
김문석_Installation_혼합재료, 목탄가루_400cm×6_2015
김정희_A girl on the beach_캔버스에 유채_400×520cm_2015

이들 미술가는 미술이 상품화되고 격리되어 고립화되는 세상에서 다른 미술의 가능성을 찾으려고 한다. 이에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展』은 가려져있어 주목하지 못했던 그리고 무모해보일 정도로 작은 규모의 집단 활동과 그 운동이 새로운 변화와 다른 가능성을 여는 실험의 태도일 수 있다는 신뢰에 주목하고 있다. ■ 정종구

Vol.20160112b |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2016 특화전시 지원 프로그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