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컬렉션-생의 흔적 Vestige of Life

가와이 쇼자부로展 / Kawai Shozaburo / 河合勝三郎 / painting   2016_0202 ▶︎ 2016_0605 / 월요일 휴관

가와이 쇼자부로_흔적 No.3-W_모노타입_56×41cm×2_1990

초대일시 / 2016_0219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광주시립미술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 본관 제5전시실 Tel. +82.62.613.7100 artmuse.gwangju.go.kr

광주시립미술관은 일본 오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작가 가와이 쇼자부로展을 오는 2월 2일부터 6월 5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작품은 하정웅 기증작품으로 1965년부터 2006년 작품까지 60여점으로 구성되어 가와이 쇼자부로의 전 생애 회화를 살필 수 있는 기회이다.

가와이 쇼자부로_흔적 No.4-3_리드, 모노타입_55×41cm_1988
가와이 쇼자부로_풍매 風媒_혼합재료_180×270cm_1965
가와이 쇼자부로_궤적의 시 9212_혼합재료_91×73cm_1992

가와이 쇼자부로는 1924년 일본 미야기현 출생으로 1940년대 중반 구상중심의 유화에서 시작하여 40대에는 혼합기법을 가미한 추상의 세계로 들어섰다. 1975년부터는 동판화를 시작하였는데 이후 끝없는 도전과 실험으로 동판화라 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기법과 형식을 만들어 냈다. 그는 동판화 본연의 형식을 넘어서 종이 대신 얇은 납판을 사용하여 입체감과 재질감을 극대화시켰고, 식물성 화석가루인 규조토를 캔버스나 판에 칠한 후 그것을 판화의 원판으로 사용하는 독자적인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이 가와이 쇼자부로는 규조토, 납, 동판, 아연판, 종이 등 자신이 사용하는 재료의 물성을 온전히 파악하고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테크닉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판화에서 발생하는 우연성을 필연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노하우와 끊임없는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축적된 테크닉은 내적 숙성의 과정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세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견고하게 만들었다.

가와이 쇼자부로_Pair-E_혼합재료_40×60cm×2_1999
가와이 쇼자부로_Triple 0125_혼합재료_33×24cm×3_2000
가와이 쇼자부로_작품 0108_혼합재료_91×116cm_2001

추상의 세계에 진입한 이래 가와이 쇼자부로는 "생명"을 예술의 주제로 삼고 있다. 우주의 역사 속에서 생명은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지속되어 왔다. 가와이 쇼자부로는 꿈틀거리는 생명의 흔적을 자신만의 언어로 제시하고자 수많은 실험을 반복해 왔다. "흔적의 시" 또는 "궤적의 시"라는 작품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듯이 보이지 않는 생명의 빛과 색과 율동과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를 써 내려간 것이다. 가와이 쇼자부로의 화면에서 보여주는 거침없는 흔적들은 때로는 힘차고 거칠게 생명의 요동을 보여주며, 때로는 정적과 고요의 순간을 전달한다. 두터운 화면을 긁어낸 자국에는 세상의 모순과 상처와 아픔의 흔적이, 투명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색채 속에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기쁨과 희망이 담겨있다. 스크래치의 자취나 부식의 흔적은 시각적 형체를 넘어서 우주만물과 자신의 역사 속에 새겨진 생명의 흔적이자 삶의 경험과 기억이 내재된 내적 울림이 있다. 그것은 지나간 과거가 집적되어 만들어낸 현재의 상태이자 미래를 예견하는 파장과도 같다.

가와이 쇼자부로_생의 흔적展_광주시립미술관_2016
가와이 쇼자부로_생의 흔적展_광주시립미술관_2016
가와이 쇼자부로_생의 흔적展_광주시립미술관_2016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실험이 난무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오늘도 여전히 많은 작가들은 실험을 계속한다. 그러나 명확한 자기세계가 없는 맹목적 실험은 결국 시도에 그칠 뿐 예술로 승화될 수는 없다. 오랜 시간 부단한 연마와 실험을 통해 응축하고 꽃을 피워내는 가와이 쇼자부로의 예술가로서의 태도는 얄팍한 감각과 기교에 길들여져 있는 이 시대,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의미를 제고해 보게 한다. ■ 김희랑

Vol.20160203g | 가와이 쇼자부로展 / Kawai Shozaburo / 河合勝三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