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山水) - 사계(四季)의 색(色)을 입다

민병권展 / MINBYOUNGGOWN / 閔丙權 / painting   2016_0212 ▶︎ 2016_0302

민병권_거제 대금산 춘경(春景)_한지에 수묵담채_81×146.7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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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이정아 갤러리 L JUNG A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5(평창동 99-35번지) Tel. +82.2.391.3388 ljagallery3025.modoo.at blog.naver.com/ljagallery

이정아 갤러리는 2016 새해를 맞이하여 민병권 작가의 산수화에 있어 계절적 표현을 담아낸 『산수(山水) - 사계(四季)의 색(色)을 입다』라는 전시 제목을 가지고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 민병권은 그동안 다양한 한국의 실경 소재를 통하여 수묵의 깊이 있는 표현을 화면에 담아내어 왔다. 최근 그의 작업에 있어 표현에 있어 변화가 점차적으로 엿보이고 있는데, 무엇보다 특색으로 나타난 것은 계절에 맞는 다양한 채색의 사용이라 할 수 있다. ● 동양의 수묵화에 있어 채색의 사용은 유묵(儒墨)적인 '현(玄)'의 세계에서 벗어나 실경이 가지고 있는 사실적 자연미를 표현하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들어간다는 점에 있어 다르다. 따라서 민병권 작품에 있어 채색의 사용은 그동안 그가 천착하여 왔던 깊이 있는 먹의 운용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절의 실경미(實景美)와 정감(情感)을 화면에 담아보겠다는 조형적 의지로 볼 수 있다.

민병권_거제 하경(夏景)_한지에 수묵담채_74×141.7cm_2015
민병권_군송(群松)_한지에 수묵담채_84.9×153.6cm_2015
민병권_남해 금산 추경(秋景)_한지에 수묵담채_74.1×144.1cm_2015
민병권_만추산운(晩秋山韻)_한지에 수묵담채_130×162cm

산수화에 있어 계절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산수화론을 집대성한 북송의 곽희는 「임천고치(林泉高致)」를 통하여 사계(四季)가 갖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산수화에서 중요한 것임을 말하였는데, 그중 화제(畵題)편에서는 그림의 제목만으로도 화가가 무엇을 의도하였는지 알 수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산수화가 자연 경물의 외형만을 그려 내는 것이 아닌 계절과 같은 시간에 따른 기운의 포착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민병권은 그동안 시간적 표현을 작품의 중점 개념으로 생각하여 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어느 특정 지역과 계절을 담아내었던 이전과 달리 그가 그동안 접해왔던 다양한 지역의 풍광과 계절의 시간적 표현을 통합적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이러한 '사계(四季)의 아름다움의 표현'과 같은 전시의 주제뿐만 아니라 형식에 있어 특이한 점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필획의 강조와 밀도 높은 원색의 채색 사용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형식적 변화는 이번 전시의 전반적 작품에 다 드러나 있지는 않으나,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회화적 표현 요소와 더불어 새로운 조형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 예를 들면 작품 「만추산운(晩秋山韻)」은 실경산수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표현 요소에 있어 사실적 묘사로서의 준법에서 벗어나 파필(破筆)을 사용함으로써 산수의 표현에 있어 재현(再現)을 넘어 조형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색채의 사용에 있어서도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경물의 세세한 묘사가 아닌 화면의 전반적 기운생동의 포착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민병권_설운(雪雲)_한지에 수묵담채_69×120.9cm_2015
민병권_통영 해변의 여름_한지에 수묵담채_74×143.5cm_2015

우선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을 계절별로 살펴본다면, 「거제 대금산 춘경(春景)」은 진달래 꽃이 만발한 완연한 봄의 향연을 화폭에 옮겨 놓음으로써 시선을 끌고 있다. 이 작품은 심원법(深遠法)의 화면 경영으로 인하여 근경, 중경, 원경의 경물이 아련하게 멀리 펼쳐지는 퍼스펙티브(Percpective)한 감성을 감상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 작품 「통영 해변의 여름」, 「통영 하경(夏景)」, 「거제 하경(夏景)」은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그동안 수묵을 위주로 그렸던 민병권의 작업에서 벗어나 여름의 싱그러운 청록(靑綠)의 색조가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그가 주로 표현하였던 담채기법과 함께 농도 있는 분채의 사용은 화면의 화사한 색조의 표현력에 근경에 색채의 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채의 색감은 그 바탕에 발묵(潑墨)으로 이루어진 먹의 표현으로 인하여 밝은 색감을 튀지 않고 묵직한 느낌을 들게 한다. ● 이러한 담채와 진채의 조화로운 색감은 가을 풍경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남해 금산 추경(秋景)」은 화면 우측 근경의 표현에 붉게 물들인 고운 색조에 경중(輕重)의 표현이 곁들여져 있어 수묵을 기조로 한 깊이 있는 색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 작품은 근경의 암봉 묘사에 있어 세밀한 준찰(皴擦)을 사용하여 숲을 이루고 있는 색감과 대비를 주어 주봉(主峰)으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경과 원경으로 이어지는 토산(土山)으로 이루어진 섬들과 대배되어 깊이 있는 화면 운용을 나타낸다.

민병권_효일(曉日)_한지에 수묵담채_85.9×153.8cm_2015

겨울 풍경을 그린 「설운(雪雲)」은 눈 내린 후 습윤하고 찬 대기감을 잘 살린 작품으로서 힘찬 대부벽준의 필획이 여백으로 표현된 눈의 표현과 대비되어 있는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이번에 출품된 작품 중 비교적 작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기운을 표출하고 있다. 주지하듯 여백의 사용은 동양회화에 있어 가장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민병권은 이 작품을 통하여 이러한 조형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민병권은 금번 전시를 통하여 그동안 그가 표현해왔던 사계절의 색감과 그 기운(氣韻)을 화폭에 담아 미술애호가에게 선보이고자 하였다. 동양의 회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시(詩)적인 정취를 화면에 담는 것이었음을 상기하여 보았을 때, 이번 전시는 그러한 전통적 조형방식을 현대에 이어가고자 하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 이정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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