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경기 소재 미술대학 우수작품 졸업전

2016_0217 ▶ 2016_0301

초대일시 / 2016_0217_수요일_05:00pm_A실

참여작가 이소영_김혜정_박다예-구지현_김상원_안수인 이송희_임은지_조지현_황경석_김이강_노혜경 강가연_박소라_이나경_조혜지_박환이_한수정 김주현_안광휘_이인승_강정아_박신혜_백인해 권은솜_윤예향_백혜정_차지담_유은주_최윤정 박소현_손수민_김찬희_윤설희_김준형_김 한 구자명_김태임_성원호_이지윤_이승연_홍승화

세미나 / 2015_0217_수요일_02:00pm~04:00pm_B실 사회자 / 강수미(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 신승오(페리지갤러리 디렉터) 작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견디기와 살아남기 2016 / 강홍구(작가)

주최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주관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_동덕아트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젊은 미술 세대의 한 자리 - 제12회 『우수졸업작품전』을 축하하며 ● 최근 우리사회에는 20~30대 젊은이들의 어려운 상황과 처지를 비유하는 유행어가 난무합니다. 'N포세대(취업, 결혼, 자녀는 물론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세대)', '문송합니다(취업시장에서 인문계열 전공자라 죄송합니다)', '헬조선(지옥 같은 현실의 한국)' 같은 말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부는 아니지만, 정작 어른들은 문제를 해결도 하지 않으면서 그 같은 유행어를 공공 언론의 칼럼으로든 술자리 심심풀이 땅콩으로든 가리지 않고 써먹으며 말로만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한때 서점가를 휩쓸던 온갖 '청춘예찬/비관론'은 값싼 위로로 판결난 지 좀 됐지요.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멘토를 자처하는 이들 중에는 스타일만 약간 바꾼 달콤 쌉싸름한 명령어로 젊은이들의 자기 계발을 다그칩니다. 아니면 모든 걸 내려놓고 당신 자신만의 작은 사치와 즐거움을 찾는 게 그나마 인생에 남는 것이라며 소비를 부추깁니다. ● 사실 요즘 청년세대에게 가장 보기 싫고, 위선적으로 비치고, 왠지 모를 적개심과 분노가 생기는 사람들이 이 같은 유형의 어른들일 것입니다. 그 어른들은 일명 '꼰대'로 불리고, 앞에서는 몰라도 뒤돌아서면 젊은 여러분의 현실 냉소와 비관적인 심정에 뜨거운 기름만 부을 뿐입니다. 또 예의 멘토들은 청년들이 앞으로 한 발짝만 내딛어 세상물정을 알고 보면, 결국 돈벌이를 찾아 자기계발 출판시장이나 대중강연시장을 어슬렁거리느라 바쁜, 그렇고 그런 장사치에 불과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심란하고 비극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겨우겨우 버텨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국 사회와 그 속의 기성세대는 아무리 잘해도 이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거나, 심지어 더 나쁘게 여겨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만큼 지금 여기 젊은 세대의 삶이 각박하고, 고달프고, 기댈 곳 없고, 믿을 사람 하나 없어 보이는 곤궁한 처지라는 반증이겠지요. ● 미술대학/예술대학에서 미술, 특히 회화나 조각처럼 현실적인 기능도 별로 없고 자본주의적 이윤추구에서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순수미술을 전공한 졸업생 여러분, 혹은 예비 작가라 불러야 할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미술계 또한 서두의 유행어가 지시하는 한국사회 전반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물리적 고달픔과 심리적 위축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아니 오히려 미술계는 한국사회 여타 분야의 평균치보다 비경제적이고, 통상의 생산 및 소비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곳입니다. 그런 만큼, 기성 미술인들은 둘째 치고 이제 뭔가 자신만의 예술을 시작하려 하는 여러분에게 현실 미술계는 무섭고 막막하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기에는 좀체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 아닙니까? 뭔가 의지를 갖고 시작해보려 해도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할지, 어디서부터 하면 되고 어떤 것을 열심히 하면 좋을지, 첫발을 떼기조차 힘겨운 그런 곳이 아닙니까? 그럴 겁니다. 동덕여대 회화과에서 서양미술이론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이제 곧 졸업하면 학교 밖 세상에 들어서야 할 실기 전공생 여러분이 느낄 앞날에 대한 걱정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 그간 한국 미술계에서 미술비평을 해온 사람으로서, 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에서 예비 작가 여러분이 기성의 한국 미술계를 두고 가질 궁금증과 원하는 것, 기대와 어려움, 두려움과 고민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 왜 저는 이 글에서 이처럼 마음이 불편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우선해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부터 제 학생들과 엇비슷한 젊은 세대 여러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스럽다는 고백입니다. 우리과 학생들에게 하듯이 열심히 현대미술을 알려주고, 미학과 현대미술이론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까? 미술잡지에 '세대미학'을 주제로 칼럼을 쓰고, 젊은 미술인들을 위한 발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이었을까? 부쩍 회의감이 들고 고단한 마음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젊은 미술 세대가 원하는 것은 결국, 지금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구체적으로 여러분을 위해 한국 미술계의 기성세대가 나서달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강해지는 현재입니다. 다른 한편, 제가 위와 같은 얘기를 한 이유는 지난 4년 간 미술 전공자로 열심히 스스로를 연마한 여러분 앞에 열려있는 가능성들에 고유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한국사회가, 그만큼 한국 미술계가 녹록치 않은 현실이니 앞으로 여러분이 가치 있게 할 일이 많다고, 여러분은 정말 힘을 내서 잘 버티고 스스로를 멋지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죠. ● 올해로 12회의 역사를 쌓은 『우수졸업작품전』은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와 동덕 아트 갤러리가 주관해 매년 2월 큰 규모의 전시로 구체화하는 행사입니다. 이 전시에는 서울 및 수도권 다수의 대학이 참여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그해 전공 졸업생들의 예술적 우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까지 『우수졸업작품전』은 젊은 미술 세대 여러분에게 자축과 친목 도모의 자리를 넘어 한국 미술계에 잘 보이지 않고 아주 미약하더라도 유의미한 한 점, 한 자리를 제공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 전시를 '미술학교'라는 안전하고 소박한 틀 안에서 의례적으로 치르는 대학연합행사 정도로 치부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수졸업작품전』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꽤 오랜 시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덕분에 많은 예비 작가들이 전시 기회를 부여받았고, 전시에 선보인 작품들이 미래의 한국 미술계에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을 도외시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이 자리가 기반이 돼서 한국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나선 젊은 작가들, 여기서 시작해 주목받는 작가로 커나간 젊은 미술 세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디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또 12회 『우수졸업작품전』에 참여한 여러분 스스로가 그 점을 자축하고, 기꺼이 자랑스러워하시기를 기대합니다. ● 삶이 어린 시절 봄 볕 내리쬐는 방안에 엎드려 그려보던 것처럼 편안하고 맑고 순하게 흐르지만은 않는다는 사실, 항상 자신을 긍정하면서 충만한 존재감으로 살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사람은 나이를 먹습니다. 하지만 이즈음 자아는 깊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에는 경험의 층위가 더해지며, 믿는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믿어가면서 뚜벅뚜벅 타인과 함께 걸어가게 됩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어른으로 잘 성장한 것이며, 자신을 둘러싼 세계도 그만큼은 잘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나쁜 유행어에 휘둘리지 말고, 여러분 각자가 젊은 미술 세대의 일원인 만큼 멋진 한국 미술계의 매 순간을 만들어나가기 바랍니다.(2016.2) ■ 강수미

Vol.20160217a | 2016 서울·경기 소재 미술대학 우수작품 졸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