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언어 多重/多衆言語

김채영_김한결_박상현_연승주_홍민기展   2016_0217 ▶ 2016_0228

초대일시 / 2016_0217_수요일_02:00pm

후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연구소 협찬 / 가나C&P

관람시간 / 10:00am~06:00pm

우석 갤러리 WOOSUK GALLERY 서울 관악구 관악로 1(신림동 산 56-1번지) 서울대학교 예술복합연구동(74동) 2층 cafe.naver.com/woosukgallery www.facebook.com/woosukgallery.74.snu

한없이 무겁기도, 또 깃털처럼 한없이 가볍게 날라 다니기도 하는 것이 언어이자 말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텍스트로 넘쳐나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고통과 우스움, 소외감과 벅차오름의 혼합된 감정 속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 필수적인 언어가 지니는 이러한 양면적 속성에 기인하고 있을 것이다. 동시대 미술이 자신의 대상으로 삼는 영역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확장되어 가고 있다면 그 중 가장 풍부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는 건 바로 이 같은 "언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실험들일 것이다.

다중언어 多重/多衆言語展_우석 갤러리_2016
다중언어 多重/多衆言語展_우석 갤러리_2016

미술에서 언어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언어가 차지하는 위치는 언제나 눈여겨볼 만했지만, 그 위상과 역할은 다채롭게 변화하여 왔다. 서로 보완하거나 어느 하나 – 주로 언어 - 가 다른 하나 – 주로 그림 –를 도구로 삼는 관계였다면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언어가 본격적으로 권력을 작동시키는 기제로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설파하기 위해 고발의 성격을 가지며 미술의 체계 안에 자리하게 되었다. 이후 언어는 기능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다루어지는 데 머물지 않고 오히려 동시대 미술을 해체하고, 언어가 언어 스스로를 미술의 매체로 삼는 여러 실험을 동반하게 되었다.

김한결_신파극장 : 1분짜리 관객모독_복합매체_2016
홍민기_피피월드 클로즈 베타테스트 (v. 17. 02. 2016)_2016

미술사학자 진 로버트슨과 크레이그 맥다니엘은 현대 미술가들에게 언어는 늘 풍부한 소재를 제공해왔다고 말하며 그들의 전략을 크게 다음과 같이 나열하였다. 1) 언어는 기호로 작용한다, 2) 언어는 은유의 기능을 한다, 3) 언어는 내러티브를 이야기한다, 4) 언어는 언어의 구조 자체를 해독한다, 5) 언어는 제목이나 캡션을 담당한다, 6) 언어는 형식적 특징을 가진다, 7) 언어는 사회정치적 논평을 제공한다. 물론 위의 전략들은 전부가 아니거니와 각각 명확히 분리되어있다기보다는 한 작품 내에서 혼합되기도 겹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개념미술의 태동 이전부터 언어는 아주 오랜 기간 미술가들을 사로잡는 주제로 여전히 "이미지" 그 자체만큼이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연승주_Patience is the Road to Understanding_2016
박상현_A Single Poem_2016
김채영_Nail Art_2016

많은 그룹 기획전에서도 그러하듯 "언어"라는 하나의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인 주제 하에 참여 작가들이 각각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풍경을 지켜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에서 다섯 명의 청년이 모여 "다중언어"라는 전시에서 각자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이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 역시 모두 어떠한 방식으로든 전면적으로 "언어"라는 소재를 건드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감각과 "시각언어"를 배반할 리 없다. 이는 미술이 의존하는 감각이 기본적으로 시지각이기 때문에 여느 다른 미술 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공통적 속성이지만 이 전시에서 유독 특이할 만한 지점은 기존의 시각이미지-텍스트의 관계를 탐구한 작업들의 경향에서 벗어나 있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즉 글과 "그림"을 병치시킴으로써 시각언어와 음성언어의 긴장 관계를 팽팽하게 줄다리기 하는 방식이 언어를 문제 삼는 현대미술의 경향에서 가장 전통적이라 간주할 때 이러한 단순한 도식에만 의존하지 않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하 생략) ■ 이해빈

Vol.20160217i | 다중언어 多重/多衆言語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