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展 / SONGHOJUNE / 宋昊俊 / painting   2016_0218 ▶ 2016_0224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공갤러리 IGONG GALLERY 대전시 중구 대흥로 139번길 36(대흥동 183-4번지) Tel. +82.42.242.2020 igongart.co.kr

선택의 여지없이 사람은 누구나 제도의 틀 안에서 살아간다. 제도의 빈 틈 역시 거대한 본래의 제도 안에 기생한다. 나는 분명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기위해 그리기라는 틀을 선택했지만 그 또한 회화라는 권위에 맞설 수 없었다. 그 안에서 눈치를 보다가 나는 나의 그리기를 현실 세계에서 거의 무료로 유통되는 이미지 안에 던져버리기로 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수용과 폐기 속에서 이미지는 다른 제도들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강력하고 훌륭한 울타리를 만들어 냈고 불행하게도 나는 그 벽을 넘지 못하고 그냥 주저 않아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는데 나의 그리기는 자연스럽게 현실이 아닌 이미지와 대면하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물론 나 또한 수많은 이미지를 수용하고 폐기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그러한 과정의 반복은 이미지들은 고유성 없는 실체라는 결론에 이르게 했고 그리기의 시작 시점을 손보게 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고민 끝에 한 시절 유행했던 좌우 대칭의 초상이나 인체 사진을 떠 올렸고 그러한 이미지의 조건을 그리기의 시작 시점으로 삼게 되었다. 이미지의 대칭은 증명사진처럼 완벽에 가깝게 모델의 고유성을 설명하지만 존재 할 수 없는 완벽한 가짜라는 사실을 부정 할 수 없다.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3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15
송호준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90cm_2016

그러한 모순과 경계의 모호함은 오히려 나의 그리기에 동기를 부여했고 그리기를 대하는 나의 근본적인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 결국 이러한 태도는 가공된 이미지를 화면에 불러들여 대상을 화면에 구축시키기 위한 묘사나 표현을 하게 되는 시점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전통적 회화에서 묘사나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붓질을 전복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다량의 드로잉을 통해 붓질을 대체하게 될 적당한 몇 가지 요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시작은 기계구조를 연상하게 하는 색 면이었지만 다양한 문양이나 형상으로 확장시켰다. 그러한 그리기의 결과물들은 항상 어떠한 불안감이나 불길함을 드러내는 반면 그 또한 화면에 구축되고 시각으로 읽혀지는 어떠한 완성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붓질을 완벽하게 전복하거나 대체할 수 없었다. 그저 붓질의 흔적을 좇거나 은닉 할 뿐 이었다. 경계에서의 위험한 놀이는 결국 모순이라는 나락으로 한 없이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하지만 설명 할 수 없는 어떠한 신념에 의지해 그리기는 계속 되었고 위험하고 측은한 놀이의 반복은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즉 나와 외부가 관계를 맺는 방식을 효과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오히려 불안감이나 모순을 드러내고 외부에 말을 거는 시도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안의 불안을 드러내어 세계에 경고하기보다 일방통행 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로에게 내미는 작은 속삭임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삶을 지탱하고자 함을 이야기 한다고. 그렇게 믿기로 했다. ■ 송호준

Vol.20160218b | 송호준展 / SONGHOJUNE / 宋昊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