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숙展 / Jean Rah / 羅眞淑 / painting.sculpture   2016_0218 ▶︎ 2016_0326 / 일,월요일,공휴일 휴관

나진숙_The Silver Wave-blue flower 2015-2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200×200×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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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숙 페이스북_www.facebook.com/jean.rah

초대일시 / 2016_0220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아쉬 서래 GALLERY AHSH SEORAE 서울 서초구 방배동 동광로27길 3 B1 Tel. +82.2.596.6659 www.galleryahsh.com

JEAN RAHABOUT Rah works with thermoplastic resin. She says she is attracted to this material for two reasons: 1) its solid semi-translucent quality takes on unexpectedly different qualities when layered, an effect she calls "silver waves," and 2) its adhesive quality bonds otherwise independent parts together, which calls up the idea of relation. ● Rah takes the latter idea further in the following: "Suppose I represent one single image using several square boards all connected. This image may appear complete in itself but will become something else if the boards are rearranged. We should pay more attention to how parts relate to one another. Image-making for me boils down to exploring this relation." ■ GALLERY AHSH

나진숙_The Silver Wave-Red &White Flower 2015-2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100×200×5cm_2015
나진숙_The Silver Wave _a breezy day 2016-1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85×85×5cm_2016
나진숙_The Silver Wave-Blue Flower 2015-1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85×85×5cm_2015

사람의 풀(glue) ● 풀을 만들기 위해선 쌀로 밥을 만들고, 밥에 더 많은 시간과 열을 가해 형태가 녹은 후 풀죽이 되어야 한다. 어떤 것을 붙이고 잇기 위한 재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렇듯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번거롭고 긴 과정으로 생성된 풀이 주인공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풀이라는 이름을 갖는 것들의 아지랑이 같은 숙명이다. 오랫동안 뼈를 고아 만드는 감칠맛의 정수처럼 마지막 형체는 사라지며, 순간의 맛이 여운만을 남긴다. 세상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특히나, 나약한 육체를 지닌 인간은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시간의 흐름 속에 수많은 종들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약함을 지닌 인간만은 더 많은 번영을 이루어왔다. 그 이유가 높은 지능만은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인류의 영화는 보거나 만질 수조차 없는 인고의 풀들로 쑤어낸 위대한 연대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나진숙_The Silver Wave- Blue Flower 2015-1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85×85×5cm_2015
나진숙_The Silver Wave-Silver Flower 2015-1_보드에 레진, 아크릴채색_200×200cm_2015

나진숙의 풀(glue) ● 나진숙의 작업은 레진(resin)이라는 접착물을 이용한다. 하지만 레진을 어떤 개체에 또 다른 무엇을 붙이기 위한 접합의 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도 결과물로써 주목하지 않는 레진 그 자체의 물성과 색, 그대로를 표현한다. 어찌 보면 태생의 한계를 뛰어넘어 쓰임을 받는 풀이며, 자신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립의 풀이 된 것이다. 그렇게 그에 의해 독립된 풀, 레진은 물감과 붓으로 할 수 없었던 표현을 보여준다. 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법을 먼저 터득한 풀(resin)이기에 그 감(感)의 깊이가 진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반복의 인내심으로 쑤어가듯, 접착제 분사기(glue gun)에 열을 가해 작업 하는 그와 풀의 조화를 떠올리면 작가와 재료는 같은 본을 지녔다.

나진숙展_갤러리 아쉬 서래_2016

은(銀)빛 ● 모든 빛의 고향은 태양이다. 우리는 태양 빛의 반사를 기준으로 색을 나누고, 만들어간다. 단순히 색의 의미를 벗어나 생명의 합성과 흡수로 이어지는 길목의 반짝거림을 색이라 부르는 것이다.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몇 개의 어귀에는 이렇듯 빛이 존재한다. 공기는 모든 생명의 증거이다. 나무가 내보내는 것을 우리가 마시며, 우리가 내쉬는 것을 나무는 마신다. 자연이라는 놀라운 순환 속에 무색무취의 기체는 무엇보다 뚜렷한 의미로 맑디맑은 투명성을 지닌다. 그렇게 맑은 공기는 빛을 만나 은빛 색채로 발한다.

나진숙展_갤러리 아쉬 서래_2016
나진숙展_갤러리 아쉬 서래_2016
나진숙展_갤러리 아쉬 서래_2016

수(數)겹 ● 그의 작품 속 여러 겹의 레진은 공기를 품고 있다. 공기가 우리 삶의 중요한 영양분이듯 작품 역시 공기를 호흡함으로 살아 숨 쉰다. 작업의 찰나, 그의 날숨이 작은 공기 방울이 되어 레진의 겹 속에 괴어 들어간다. 겹의 간(레진의 공간)은 공기를 품어 색을 빚듯, 그가 바라는 삶의 원리를 담아 빛난다. '함께'라는 마음이 인간이라는 가치를 더욱 윤기롭게 하듯…말이다. 나진숙의 작품은 여러 개의 사각형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형상(꽃, 원, 나무, 조개 등…)을 만들기도 하며, 서로가 다른 배열을 이루며 추상의 테를 창조해 나가기도 한다. 테를 만든다는 것은 어그러지며 깨지지 않게 묶어가는 것이다. 정해진 답은 우리의 인생 속에 없다. '다문다답'의 가능성, 그 다양성이 곧 정답이다. ■ 김승환

Vol.20160218f | 나진숙展 / Jean Rah / 羅眞淑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