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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식展 / YOOGWANGSIG / 兪光植 / photography   2016_0225 ▶ 2016_0305

유광식_중구나라 우주상사_디지털 프린트_25.3×25.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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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식 블로그_yoogwangsig.egloos.com

초대일시 / 2016_0229_월요일_04:00pm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플레이캠퍼스 PLAYCAMPUS 인천시 중구 답동로30번길 9 (경동) www.playcampus.com

작가가 처음 이주했을 무렵의 인천은 그 생경함으로 인해 막연한 황야 같았으나 스스로 걷고 다지는 과정을 통해 이제는 살만한 너른 곳이 되었다. 예전부터 지속된 수많은 주변 관계망으로부터 세상을 알고 지역을 알고 나를 알았던 시간을 "지금에서야 오롯이 인천이었네."라는 작가의 감상 속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작은집 골목, 농장이라고 불리는 2차 산업공단지, 불편한 관민 마찰 공간, 높고 낮음의 운율이 있는 경제부흥시기의 동네, 바다와 연관된 사물 등 인천을 형상화할 수 있는 면면을 언제부턴가 필름에 담기 시작했다. 이 모습들은 나에게 인천의 공기로 와 닿았다. 1883년, 개항이라는 스타트라인으로 설명되는 인천. 특이할 것 하나 없다던, 아니 자장면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덥지 않겠으나 내가 살아가는 공간의 조명을 몇 번은 해봐야지 않겠는가 싶다.

유광식_바늘에서 인공위성까지_디지털 프린트_25.5×25.5cm_2015
유광식_벼락 맞을 상자_디지털 프린트_17×25.5cm_2015
유광식_지난 날 우리별_디지털 프린트_17×25.5cm_2015

인천의 원도심에 살고 있는 나는 매일 허름한 집들을 보고 작은 언덕을 오르내리고 좁은 차도를 (무단)횡단하며 오래된 가게에서 빚어낸 음식을 먹는다. 아직도 신포시장 입구에는 리어카 노래 테이프의 음률들이 오가는 거리 위로 전파된다. 정작 구청의 관광중심개발 의도가 심히 우려되고 그 형태들이 가는 길목마다 눈살을 찌푸리게는 하지만 그래도 이 동네의 흐름이 싫지는 않다. 여기서 사진은 그러한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감의 작은 발버둥처럼 한 존재와 공간 사이의 기억이겠고 훗날 더 없는 인천의 공감각적 기록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Wim Wenders, 1987』에서는 독일 나치가 저지른 만행의 역사를 말해주는 시대의 이야기꾼이 등장하는데 나 또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인천의 이야기꾼이기를 바란다.

유광식_일그러진 영웅(용현2동)_디지털 프린트_120×80cm_2013

나는 집이 없다. 하지만 장소의 사유를 통해 인천이라는 도시가 나의 집이라는 깊은 심상이 되어 전해진다. 나는 그 속의 온기를 하나둘 찾아 모으게 되고 이를 세간 삼아 지내오고 있는 것이다. 사물이든 현상이든 나름의 사연이 있기 마련인데 작가는 과거 그런 사연 깊은 장소를 헤아려 이야기해 보고자 꼴라주를 새로이 선보인다. 현재 스크린 경륜경정장이 있는 동인천역사는 과거 인천의 중요한 광장이었고 시민발언의 상설무대였다. 더불어 동인천역사 안에서의 출산이라는 훈훈한 사건과, 예전에 한번 번개를 맞은 일도 전해져 온다. 그랬던 곳에 떡대만하게 우리나라 최초 민자역사를 꾸며놨지만 오판이었고 현재 버려진 공간으로 남아 있다. 광장은 빼앗겼고 열심히 자본의 흐름을 쫓아 배와 자전거로 달리는 질주공간으로 추락하고 만 것이다. 한편 시민의 사랑과 기억이 짙게 배어 폐업을 번복하였으나 다시 재단장한 대한서림의 경우처럼 애틋한 이야기도 존재한다. 자칭 인천의 별다방인 이 건물을 중심으로 상권은 여전히 지상, 지하 할 것 없이 길게 뻗어 있다.

유광식_길가의 역사(항동)_디지털 프린트_33×22cm_2012

서울로 향하는 실크로드 인천은 기꺼이 보존될 가치가 있다. 나 또한 작은 이글루(얼음집)에 담아 꺼내 볼 수 있게 하려 한다. 인천은 내가 짓는 집이자 뉘앙스 짙은 얼음집인 셈이다. 이 집 안에서 나는 인천의 풍경을 가지고 요리하는 풍경의 요리사이다. 그리고 가쁜 숨을 쉬며 바라보고 있는 정경의 아름다움을 찬미만 할 게 아니라 싸한 공기 속 한 떨림 셔터 음을 싸지르는 작가의 활동이 짓밟히지 않았으면 한다. 긴 시간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작년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탐독하며 보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동헌에 올라 활을 쏘았다'라는 부분이 나의 깊은 심금을 울렸고, 400년도 넘은 남해의 공기를 들이쉴 수 있게끔 한 일기야말로 중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이처럼 어느 정도 시대의 이야기꾼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에 차분한 몽타주가 문제가 없기도, 많기도 한데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며 전진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함을 어쩌면 생소한 지점에서 발견하곤 한다. ● 변곡 많은 인천. 무엇이 이를 말하게끔 하는지는 모른다. 한 가지 이유라면 내가 거기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복적인 일상의 노동이 지겹기도 하겠지만 경제를 책임지며 삶을 투신하는 시간인 만큼 중요한 것이고 기록이 된다면야 보다 특별해질 것이다. 장소는 이로부터 의미가 될 것이고 정말 그러했음은 과거 많은 인문사회철학자들이 그들만의 행보를 통해 진정성 있게 보여주었다. 이번에 작가의 발걸음을 따라서 들추어지는 인천 시공간의 먼지를 느껴보았으면 한다. 발표는 작가의 표현이자 주장이며 네 번의 인천 이야기가 그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겠고 그 생각의 깊이를 통해 독특한 인천을 만날 수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은 재미난 맛동산이다. ■ 유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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