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김영경_노정하_안명호_전은선_최은경_최현주展   2016_0401 ▶︎ 2016_0424 / 월,화,경륜휴장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0401_금요일_05:00pm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관람시간 / 10:00am~05:30pm / 금~일요일_11:30am~07:00pm / 월,화,경륜휴장일 휴관

스피돔 갤러리 SPEEDOM GALLERY 경기도 광명시 광명6동 780번지 광명돔경륜장 4층 Tel. +82.2.2067.5151 www.krace.or.kr

여행을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라고 얘기한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티스트에게 여행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작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모티브로 작동한다. 'On the road'展은 6명의 작가가 여행이나 집을 떠나 전국의 레지던시를 경험하면서 영감을 얻고 축적한 작업에 대해 모색해 보는 전시이다. ● 김영경과 안명호는 군산에 있는 레지던시(창작문화공간 여인숙)에 입주작가로 머물면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군산을 사진과 회화 혹은 혼합매체로 선보인다. 한 도시의 사회 문화 역사적인 맥락이 작가들에게 커다란 자극을 주어, 두 명의 작가는 지역적 특수성과 감수성이 반영된 작업을 각각의 스타일로 펼쳐 보인다. 김영경은 군산3부작 중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가 서려 있는 폐선철로를 담은 '퇴적된 도시'와 신흥동의 폐허의 흔적들을 포착한 '안녕, 신흥동'을 내놓는다. 안명호는 철거를 앞둔 한국전쟁 피난민촌인 소룡동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 여전히 피난민 시절의 흔적을 군데군데 간직하고 있는 마을의 오브제의 수집을 통해 회화작업과 접목한 흥미로운 작업들을 내보인다. 오랫동안 머무는 여행이 작가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함께 주목하게 한다. 노정하는 오랜 시간 핀홀카메라를 통해 특정한 장소들을 기록하였는데 'On the road'展에서는 베니스와 베이징 뉴욕 등에서 작업 했던 결과물을 내놓으며 그 공간 안에 남겨진 본질적 모습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한편, 핀홀카메라를 통해 얻어진 흔적들은 유기적인 에너지를 만들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특별한 존재라고 작가는 말한다. 전은선은 작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한국의 이질적인 풍경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였다. 전국에 산재한 배 형태의 건축물을 포착한 '산타마리아'시리즈와, 현실 속에 존재하는 모조의 정원과 여러 형태의 자연을 기록한 '이브의 정원' 시리즈 모두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으면서 확장되고 진화된 작업의 산물이다. 작가의 사색과 여행이 전체적인 작업의 맥락에 깊게 투영되는 지점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최은경은 전국의 여러 레지던시의 입주작가로 참여하며, 길 위에서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보여준다. 특히 지방 소도시 외곽의 풍경에 주목하여, 기이하고 낯선 경험과 맞닥뜨리면서 체험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우발적인 감정과 정서를 흐릿한 윤곽선으로 담아낸다. 불명료하게 표현된 윤곽은 멜랑콜리한 색채와 더불어 작가의 날카로운 촉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최현주는 1년 간의 세계여행을 통해 느꼈던 다양한 감정의 층위들을 캔버스에 담아 내는데, 낯선 풍경 속에서 마주친 동서양의 다채로운 모습들은 작가 특유의 감성과 상상력으로 재탄생된다. 중국 운남(윈난)과 스페인의 산티아고 등의 풍경들은 어느새 새로운 스토리로 창조되어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풍경으로 직조된다. ● 나들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꽃피는 4월 스피돔 갤러리에 경륜과 더불어 즐기러 온 관람객들은 6명의 작가가 길 위를 걸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회화와 사진을 통해, 그들의 섬세한 감수성과 내면을 엿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김영경

김영경_퇴적된도시-경암동#0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0×140cm_2014
김영경_안녕, 신흥동-타일#0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0×70cm_2014
김영경_안녕, 신흥동-타일#0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0×70cm_2014

'퇴적된 도시', '안녕, 신흥동', '오래된 망각' 연작으로 구성된 「군산3부작」 모두 지극히 현대화된 자본주의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 사색해보는 프로젝트로, 과거의 수많은 아픔이 결국 현재에는 아름다운 균열로 승화되는 군산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업이다. ● 제1부 '퇴적된 도시'는 일제강점기의 물리적 흔적이기도 한 버려진 철길을 포함하여 철로주변풍경까지 사진매체로 담아 내었다. 철로주변 낡은 것은 무조건 부숴버리고 새롭고 근사한 무언가를 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함께 살면서 쌓아온 도시의 여러 층위의 시간들이 중요한 가치수단이 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 제2부 '안녕, 신흥동'시리즈는 군산의 자연재해 위험지구 중 한 곳을 집중적으로 포착한 작업이다. 신흥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근대화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누리던 곳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쇠퇴하기 시작해 이제는 2000년 전 지진발생과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폐허가 돼 버린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를 연상시킨다. 곧 인공의 '도시숲'으로 조성돼 없어질 이곳은 그 이름과 달리 과거의 부흥만을 기억한다. 오래된 집과 사물 그리고 폐허의 흔적을 기억하는 타일들은 우울하면서도 일상의 생기를 함께 불러 일으키며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김영경

노정하_the man under trees in Beijing, pinhole_디지털 프린트_85×153cm_2010
노정하_14st of Manhattan, pinhole_디지털 프린트_85×163cm_2010
노정하_the public library on 42nd st, pinhole_디지털 프린트_70×234cm_2008

나는 주어진 환경과 시간 안에서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그냥 지내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는 어느 순간에 그 공간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며 특별해지는 자신이 느껴질 때가 있다. 무의미한 일상 속에서 그리고 기대하지 못하던 무심한 순간에 운명처럼 만나 너와 나. 그로 인해 다시 만들어진 살아있는 공간 안에 보이지는 않지만 유기적으로 흐르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 나는 그것을 그대로 나의 핀홀 상자에 담고 싶다. ● 어쩌면 애초에 눈에 보이는 것들을 위해 만들어진 카메라로 이러한 작업을 한다는 것이 무모하고 부질없는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진가로서 보이는 것들에 대한 집착을 버린 나의 눈은 가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한 장의 사진 속에 남겨진 우리의 모습은 때로는 나그네 이방인으로, 때로는 평범한 시민으로 그려지겠지만, 그것은 단지 무심하고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에 불과할 뿐이다. 그 순간과 그 공간에서 만난 우리는 영원히 기억될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 노정하

안명호_소룡동pcb_드로잉으로 만든 기판, 피난민촌에서 수집한 기판_가변크기_2015
안명호_황해만_자개화장틀, 벽지에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15
안명호_피난민촌 엄마백구_철거촌에서 주워온 합판에 아크릴채색_122×143.5cm2015

전자회로기판이나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작업을 하던 내가 작년 여인숙 레지던시로 군산에 와서 하게 된 작업은 철거를 앞둔 황해도 피난민 마을에 대한 것이었다. 60년의 오랜 세월의 흔적과 또 이제 사라지려한다는 절박함 앞에서 마주하는 감정은 나 스스로의 삶에서는 가질 수 없는 강렬한 파토스였다. 낯선 주제를 작업으로 풀어내면서 내가 가지고자 했던 방향은 나 자신과 마을의 모습을 내가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작업을 진행해나가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피난민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찾아 그것을 실마리로 마을의 이야기를 '황해전파사'라는 키워드 아래 풀어나가게 되었다. 이 작업은 없어져 버릴 마을에 대한 미술작업으로의 기록임과 동시에 내 개인적인 어린시절, 작업의 시작이 된 전자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만나고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 안명호

전은선_산타마리아 #05_디지털 C 프린트_130×130cm_2005
전은선_산타마리아 #02_디지털 C 프린트_130×130cm_2008
전은선_이브의 정원 #02_디지털 C 프린트_120×120cm_2008
전은선_이브의 정원 #13_디지털 C 프린트_100×100cm_2008

이번 전시 'On the road' 에 내가 보여주는 작업은 산타마리아시리즈, 이브의 정원시리즈 일부를 보여주고자 한다. '산타마리아 (Santamaria)'는 2005년에 한 작업으로 우리나라 곳곳에 설치된 배 모양의 건축물들을 작업한 것으로, 당시 유행처럼 번진 배 모양의 건축물은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이었다. 역설적이게 산타마리아는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타고간 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렇게 육지로 올라온 건축물로서의 배는 우리에게 가벼운 환상을 제공하게 한다. ● 그리고 '이브의 정원(Garden of eve)'은 2008년에 한 작업으로 이브의 정원은 인간이 소유하고자 하는 자연의 여러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이데아에서 떨어진 만들어진 정원, 인조 정원 그리고 그려진 정원등 여러형태의 정원들로써 인간의 편리와 이기에 의해 여러 가지 정원의 형태를 빌어 우리가 소유하고자 하는 자연을 보여준다. 이렇듯 이 두작업은 한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생기는 여러 이질적 대상들이며 그것들은 한결같이 환상을 주는 메타포로서 역할을 하는 것들이다. ■ 전은선

최은경_관청리 공터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12
최은경_차창 밖, 관청리 겨울 공터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2
최은경_차창 밖, 고부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2

서울과 지방을 오고 갈 때 차창 밖으로 무심코 보게 되는 풍경들이 있다. 지방 소도시 외곽의 풍경들이다. 사실 이 풍경들은 도시일상을 벗어나야 접할 수 있지만 하루에 한번쯤은 엉겁결에라도 무심코 쳐다보게 되는 서울의 산들처럼, 그야말로 누군가에겐 일상의 틈으로 들어와 있는 삶의 정경(情景)이다. 오히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산처럼 아스라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간적으로도 언제나 중경(中景)쯤 되는 거리감에 위치한다. 일상의 끄트머리, 일상의 접면(接面)에 포개져 있고 끼어있는, 날씨 같은 일상의 곁두리 경치랄까. 그러면서 도시일상에서는, 사회의, 필요성의 영역에서는 약간 비켜나 있는 풍경이다. ● 어쨌건 이 풍경들은 무심한 외부 관찰자나 방문객의 관조적 시선으로 볼 때는 이미 낯익은 익숙한 풍경이 되어 있다. 하지만 그곳을 돌연 (더 이상 풍경이 아닌) 일상적 삶의 근거로 진입해 들어갔을 때는 참으로 기이하고, 낯선 경험과 맞닥뜨리게 되어서 예기치 못한 우발적인 감정과 정서들을 야기한다. 이는 지극히 도시일상적인 삶의 유형으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체험과 반성하지 못하는 체험의 조건 자체를 체험하게 되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 사실 그곳은 우리가 통념적으로 '풍경'이라 불리는, 풍경의 카테고리 밖에 있는 비풍경적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왜냐하면 중소도시의 수공업 생산현장들이 근대적 도시개발에 따른 결과로 인해 외곽으로 밀려나면서 비롯된, 현재 그곳의 풍경들은 과거 공통체가 해체되어가면서, 후기 산업적인 황무지로, 생태학적 폐허로 전락하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기계에 의한 손노동의 추방에서 비롯된 도시빈민 삶의 궤적과 맥을 같이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그곳은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 의해 생산되고 동시에 훼손되는 슬럼(slum)화된 지대이다. 즉,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변형된 외설스럽고 불경한, 변이(變異)적이고, 과잉된 상처이자 '돌기'로, 바로 21세기적 우리 삶의 단면이자, 기형적인 우리 근대성의 증상적 지점일 것이다. ■ 최은경

최현주_까미노 산티아고-pink bir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5×145cm_2015
최현주_사랑을 꿈꾸는 따리 얼하이 호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5×145cm_2015
최현주_쌍무지개가 뜬 부록도르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65cm_2014

세비아에서 포루투갈로 가는 길에는 올리브나무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회색하늘과 연두빛의 풍성한 소나무의 조화는 포르투갈의 첫인상 이였다. 도착한 캠핑장 방갈로 창에서 보이는 멋진 소나무에 우리 셋은 흥분했다. 밖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여행 나와 셋이서 갖는 행복함은 원초적이다. 비올 때 텐트가 아닌 지붕 아래서 자는 것, 한가득 장을 봐서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 낮에 그린 그림들을 정리하고 서로 보여주며 뿌듯해 하는 것, 이불 덮고 영화 보는 것...단순하고 명쾌한 행복조건들이다. (2012년 11월 3일 포루투갈 작은 캠핑장 방갈로에서) ■ 최현주

Vol.20160402d | On the roa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