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배지예_장정윤_정윤진展   2016_0406 ▶︎ 2016_0418

초대일시 / 2016_0406_수요일_05:30pm

주최,후원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관람시간 / 12:00pm~07:00pm

갤러리52 GALLERY52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작업의 주요 주제는 'Seeing the Unseen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으로 동양 회화의 여백에서 비롯되었으며, 빈 공간의 의미와 비가시성의 정의를 다룬다. 조선 전기 대표적 화가인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道)」가 꿈을 꾸는 동안 무릉도원에 다녀온 그림이라고 하는데, 나에게도 그림 그리는 시간이 몽유(夢遊)와 같다. 도원에 다녀올 수 있으니까. 작업을 하는 동안 속박과 구속에서 벗어나게 해주어 마치 유토피아로 가닿은 듯 한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이상향을 그린 그림 안에서 소요유(逍遙遊)를 즐긴다고 할까.

정윤진_Seeing the Unseen_비단에 먹, 아크릴채색_61.5×89cm_2015
정윤진_Seeing the Unseen_비단에 아크릴채색_37.5×29.3cm×2_2015

작업의 일부는 전혀 손이 닿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브제만큼 주의 깊게 계획되었다. 빈 공간은 손을 대지 않은 곳 그 자체일 수도 있고 각각의 비단 그림 사이의 비어있는 간격이기도 하다. 비단 그림 사이의 빈 공간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물결 무늬를 만들어(모아레 Moire 현상) 작업이 달리 보이게 한다. 보이지 않는 공간과 비어 있는 공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여지를 남겨 둔다. 비단 화면을 중첩시키는 이유는 평면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단에 그리면 반투명하여 그 뒤가 비쳐 보인다. 표면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회화 작업일지라도 공간을 한정 짓고 싶지 않다. 사람들로 하여금 비가시성과 가시성 둘 다를 통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비가시적인 것을 감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마음 속에 유토피아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고 그 곳에서 위안을 받고 위로해 주고 싶다. ■ 정윤진

배지예_다행이에요_혼합재료_23×15×15cm_2015
배지예_내가 나빴어_이불에 실_210×160cm_2015

언어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의 다양한 의미와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하여 언어 자체를 하나의 재료로 사용한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을 담고 있는 말들에 대하여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시각적인으로 표현해낸다. 이 과정은 각가의 말에 대한 감성을 마음과 머릿속에서 떠오른 이미지와 가장 유사하게 재현해내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렇게 구현해낸 형상에 각각 해당하는 말들을 빼곡이 적어 넣는다. 이것은 각각의 말과 감성이 실체화될 때 각각의 '말' 그 자체로 구성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깨알 같이 쓰인 각각의 말들이 일종의 원자나 분자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되어 추상적인 감성이 더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실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형상에 각각의 말들로 이름을 붙여서 그것들이 해당하는 말과 그 감성의 실체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싣는다. 이러한 작업의 과정들은 작가 개인에게 그동안 집착하고 떨쳐내지 못하던 감정과 사건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보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배지예

장정윤_먼풍경 Distant Scene-학교 교실 문 앞에 서 있는 여자_종이에 혼합재료_107×76.8cm_2016
장정윤_먼풍경 Distant Scene-폐교_종이에 혼합재료_76.8×107cm_2016

어떤 공간에 온전히 서 있는데도 나 자신이 그 공간에 속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공간에 속하지 못하는 내 몸과, 몸을 둘러싼 공간 사이의 이질감이 그 공간으로부터 나를 더욱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 그렇게 그 공간은 나에게 평면의 장면이 되어 다가온다. 화면에 그려진 풍경들은 모두 내가 직접 가보고, 몸으로 겪었던 공간이나 나는 그 공간에 속할 수 없었다. 공간 속에 서 있지만 먼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순간들. 나는 그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매번 사진으로 기록하고 모았다. 그리고 다시 그 순간의 인상들을 한 화면에 조합해 장면을 만들어 나간다. ■ 장정윤

Vol.20160406j | Prologu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