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LIVIATE

황빛나展 / HWANAGBITNA / 黃빛나 / sculpture   2016_0413 ▶ 2016_0419

황빛나_obliviate_대리석_30×28×24cm_2016

초대일시 / 2016_0413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코사스페이스 KOSA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0(관훈동 37번지) B1 Tel. +82.2.720.9101 www.kosa08.com

기억과 망각의 변주에서 생성된 다채로운 웃음의 의미는? ● 오블리비아테obliviate!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에서 나오는 나쁜 기억을 없애주는 주문(呪文)으로 잘 알려진 말이다. 이 말은 망각을 뜻하는 영어 oblivion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들은 별의별 기억을 할 수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도 좋은 기억들이 있는가 하면 다시는 기억조차하기 싫은 기억들도 있다. 어쩌면 인간의 삶은 기억과 망각의 변증법적 투쟁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의 삶은 한 쪽은 기억이라는 (삶의) 흔적과 다른 한 쪽은 그것의 부재(不在)인 망각이라는 긴 장대를 가지고 외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의 운명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기억과 망각의 완급조절을 얼마만큼 잘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이번 황빛나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의 타이틀 '오블리비아테'에 대한 단평이다.

황빛나_wing tree_대리석, 합판_38×15×15cm_2015
황빛나_flying_대리석, 아크릴 물감, 원목_11×40×26cm_2015

황작가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웃음 꽃」은 마치 "꽃들이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의 이면에 자립잡고 있는 강도는 알 수 없지요."와 같은 시적 언어를 연상할 만큼 조형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조형물을 연상케 하는 「희희낙낙」은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웃음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웃음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는 「달콩달콩」. 영화 '내부자'에서 배우 이병헌의 망가진(?) 명대사를 그대로 차용한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은 이른바 '사고속의 평화'를 연상할 수 있는 저녁노을, 숲, 바다에 대한 이미지와 중첩된 웃음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Wing Tree」는 말 그대로 바람과 나무의 불가분의 관계를 주름과 펼침이라는 속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바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나무의 필연적 기억과도 연결될 수 있다. 지구와는 또 다른 별에서 희망의 정원을 가꾸는 '어린 왕자'를 연상하게 하는 「Obliviate」는 달에서 사랑의 화살을 쏘는 천사 큐피트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사랑도 좋은 기억을 생성할 수 있는 기제임은 분명하지만, 모든 사랑의 결과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사랑 역시 기억과 망각이 어떻게 변주되는가에 따라 그 양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까. 해방을 뜻하는 「liverating」은 돌이라는 질료의 고정된 물성(物性)을 깨트린 작품이다. 이는 마치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부딪쳐 깨트리고는 새로운 부리의 탄생을 기다리는 나이든 솔개처럼,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물성의 탄생을 예견할 수 있다. 조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마지막으로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날개달린 어릿광대 피에로 「Flying」.

황빛나_liberation_대리석, 합판, 아크릴, 물감_20×40×30cm_2015
황빛나_희희낙락Ⅱ_대리석_25×16×21cm_2016 황빛나_희희낙락Ⅲ_대리석_26×15×19cm_2016 황빛나_희희낙락Ⅰ_대리석_20×7×11cm_2016

전체적으로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기억과 망각 그리고 웃음이다. 문제는 기억과 망각으로부터 웃음이 어떤 식으로 생성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일단 기쁜 기억은 웃음으로 연결되고 나쁜 기억은 망각을 통해 웃음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식의 단편적 사고는 하지 말자. 왜 그래야만 하는가? 왜냐하면 기억과 망각 그리고 웃음은 철학, 미학은 물론 수사학적으로 중요한 쟁점들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일찍이 철학자 플라톤은 영혼과 육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강인 '레테의 강'을 이야기한다. 천상에 있던 영혼은 레테의 강물을 마심으로 모든 것, 즉 진리를 망각하고 새롭게 육체가 탄생한다. 육체의 탄생과 진리의 죽음이 교차한다. 플라톤의 상기(想起, anamnesis)는 바로 진리에 대한 인식이 육체로 인해 망각된 천상의 진리를 다시 기억하여 살려내는 것을 의미한다. 진리를 뜻하는 그리스어 '알레테이아'aletheia는 망각을 뜻하는 lethe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a를 결합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플라톤식의 사고는 기억은 좋은 것, 망각은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를 가지고 있다. 니체는 바로 이러한 사고에 과감하게 도전한 철학자이다. 니체에게 망각은 기억의 부재 혹은 결핍이 아니라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형적 힘plastic power을 의미한다. 니체는 『반시대적 고찰』에서 "조형적 힘은 스스로 고유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과거의 것과 낯선 것을 변형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며, 상처를 치유하고 상실한 것을 대체하고 부서진 형식을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힘"으로 규정한다. 즉 니체에게 있어서 망각은 창조와 생성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좀 더 부연하면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망각과 관련해서 낙타-사자로부터 어린아이가 될 것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강조한다. "어린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스스로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자 거룩한 긍정이다." 아무 조건 없이 웃는 어린아이를 생각해보라! 무한한 자기 긍정과 자유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처럼 우리 인간은 삶 속에서 기억과 망각의 변증법적 투쟁을 통해 다양한 웃음을 발산할 수 있다. 아무쪼록 황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관람자들은 기억과 망각, 웃음과 자유, 어린아이와 순진무구함 그 밖의 등등을 새롭게 각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아니,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트라우마 혹은 고통의 순간들이 명민하게 새롭게 기억된다 하더라도 걱정할 이유는 없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진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거룩한 긍정의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블리비아테의 단선적 주문에 너무 현혹될 이유는 없지 않을까? ■ 박만엽

황빛나_웃음꽃Ⅰ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187×105×60cm_2016 황빛나_웃음꽃Ⅱ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20×2114×80cm_2016 황빛나_웃음꽃Ⅲ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234×114×80cm_2016
황빛나_모히또에서 몰디브 한잔!Ⅰ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37×105×10cm_2016
황빛나_모히또에서 몰디브 한잔!Ⅱ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37×105×10cm_2016

obliviate - 나쁜 기억을 없애주는 주문,, ● 우리가 슬프고 나쁜 기억만 하고 산다면 아마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괴롭고 살아갈 힘이 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아주 힘든 일을 겪는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뎌지고 또 살아갈 낙을 찾는다. 또 그래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결국엔 웃는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그래서 일부로 라도 웃어보라는 말, 이 소리를 듣고 누가 복이 오는 것을 마다해서 일부로 웃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나는 뉴스를 보면 좋은 소식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또한 친구들과 소소한 우리들의 근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던 sns도 이제는 핫 이슈가 되는 안 좋은 소식들로 가득 차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사회가 더 삭막해지고 흉흉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볼 때 마다 내 얼굴 표정을 보면 늘 인상이 씌여있다. 우리는 기쁘고 좋은 소식에 무뎌져 있는지 모르겠다.... ■ 황빛나

황빛나_모히또에서 몰디브 한잔!Ⅲ_스테인리스, 대리석, 아크릴 물감_30×43×6cm_2016
황빛나_달콩달콩Ⅲ_대리석, 합판, 아크릴 물감_114×28×24cm_2016 황빛나_달콩달콩Ⅰ_대리석, 합판, 아크릴 물감_136×28×24cm_2016 황빛나_달콩달콩Ⅱ_대리석, 합판, 아크릴 물감_123×28×24cm_2016

Obliviate - Incantation that eliminates bad memory. ● If we live with only sad and bad memory, probably we will not have power to live this painful world. Even after a person undergoes a very difficult time, his sick mind will become dull gradually and he will look for another pleasures to live. And then, because we will be able to survive. I think that living is laughing in the end. There a saying that if you laugh you will be blessed, and so laugh intentionally. when we heard this saying, who would not laugh in order not to be blessed. Probably there would be no one to do so. I hardly heard the good news in the media. And the SNS that we give and take trivial stories with friends each other is filled with bad news that are the hot issues. So I think that our society is becoming bleak and being filled with alarm. Every time I see the news I always frown upon the news. We may became dull from glad and good news. ■ HWANAGBITNA

Vol.20160413e | 황빛나展 / HWANAGBITNA / 黃빛나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