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onscious Lines 無心의 결

권오봉展 / KWONOBONG / 權五峰 / painting   2016_0503 ▶︎ 2016_0601 / 일요일 휴관

권오봉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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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503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송아트갤러리 SONG ART GALLERY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188 아크로비스타 아케이드 B-133호 Tel. +82.2.3482.7096 www.songartgallery.co.kr blog.naver.com/haksoosong

태 없는 태(態), 마음 없는 마음, 주저 없는 선, 과감한 생략, 거친 단순함, 작위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듯한 선들이 자아내는 리듬감, 서정적 운율이 주는 역동적 생명이 내재한 무심의 결 그것이 권오봉의 회화적 미학이다. ● '그는 스스로 형태를 갖추어 가는 물질, 즉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나는 질서를 회화화하려고 한다._메를로 퐁티' 세잔이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나는 질서를 드러내고자 한 것처럼, 권오봉의 회화 속에 선들은 스스로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무심의 결을 형성하고 있다. ● 그 선들은 의식적인 행위의 흔적이기 보다는 그리는 신체적 행위 자체가 남겨 놓은 흔적에 근접하며, 움직임 자체의 궤적에 가깝다. 태토(胎土) 위에 유약을 바르고 거칠게 그어진 추상적인 선들처럼 회화의 화면은 검은 심연이나 대지의 심연 같은 색의 태토를 기반하고 있다. 그 회화의 태토 위로 유약으로 분장을 하듯 태토의 색을 언뜻 내비치는 색면을 덮고 다시 선을 긋는다. 흡사 생채기를 내듯이 그어내린, 추상적인 운동감이 부여된 무작위적인 선들은 생명력을 가지면서, 또 다른 순수한 본질, 자연의 호흡으로 회귀한다.

권오봉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5×227.3cm_2005
권오봉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2×454cm_2009

움직임 그 자체의 궤적으로 그려지는 선은 의식 너머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존재를 규명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그리는 행위가 남긴 흔적을 설명할 수 없다. 권오봉의 회화는 우리 앞에 자연처럼 직관적 차원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함축적이지 않지만, 그것은 자연의 질감을 자연의 텍스처를 여실히 표출하고 있다. 마음을 쏟지 않는 듯이,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작업방식에서 기인하는 무심하기 그지 없는 선들, 무심한 결을 갖고자 한 치열한 궤적들 안에서 태 없는 태, 순수한 유희를 마주하게 된다. 순수한 유희 안에서만 우리는 그리는 이의 날것의 살아있는 표현을 만날 수 있다. ● 의식을 넘기 위해 구체적 대상을 증발시키고 순수한 가능태로만 남기는 것이다. 언어가 정지되고, 어휘가 사라져도 몸의 언어가 남듯이 몸이 기억하는 회화이며, 지시하는 바가 없지만 무심하게 움직이고 있다. 의식너머로 무심히 그러나 움직이는 선의 잔상으로 시나브로 강하게 때로는 시적 서정을 내뿜으며 검은 심연을 태토로 하고 있는 선들은 질박한 예술의 언어로 소리 없는 외침으로 깊은 반향을 울린다. ■ 이지연

Vol.20160503c | 권오봉展 / KWONOBONG / 權五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