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주 Hommage!

구경환_쑨지_이은경展   2016_0510 ▶ 2016_0612

초대일시 / 2016_0514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아쉬 헤이리 GALLERY AHSH HEYRI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5-8 Tel. +82.31.949.4408 www.galleryahsh.com

단상1, 평범한 누군가의 혼란 ● 아무개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달리 할 일이 없어 지켜보는 것이 아닌, 약간의 땀이 흐를 정도로 가벼운 긴장감 속에 가만히 자신의 아들을 지켜본다. 아들은 마침 읽던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이었다. 또 때마침 책장의 작은 바람이 옆으로 흘러내리며, 위태롭게 놓인 소보로빵을 거닐던 파리를 멀리 쫓아냈다. 찰나의 목표를 수정한 파리는 밖으로 날아가 주차된 택시 유리에 붙어 있었다. 아들의 아버지인 운전수는 파리를 손짓으로 내쫓느라 몇 초의 시간을 허비하였다. 그렇게 늦어진 출발로 '러시아워 대의 도로를 타게 되었다.' 생각하고는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 더군다나 손님도 태울 수 없는 고속도로는 앞서 일어난 삼중 추돌사고로 콜레스테롤이 가득 쌓인 동맥 같았다. 하지만, 좀 전의 불법주차로 벌금이 나올 거라는 예상에 아들의 아버지인 운전수는 파리 덕에 삼중 추돌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생각은 못하였다. 다만, 그 찰나에 때마침 아무개의 어머니는 체한 듯 더부룩한 속이 무언가 모르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아무개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 듯 티비를 켜고는 '카오스적 생태계' 라는 다큐멘터리에 빠져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개 가족은 아무렇지 않은 혼란의 시간을 나름 익숙하게 보내고 있었다.

구경환_GOOD BOY_캔버스에 혼합재료_91×207.8cm_2015
쑨지_Memory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6
이은경_화분을가지고온날의J_종이에 목탄, 파스텔_50×35cm_2016
구경환_신흥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8×91cm_2015
쑨지_Life Is Art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6

카오스의 유전자 ● 인간이 완벽한 구(球)와 선(線)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는 일상의 혼란을 반증하는 타성에서 나온 것일지 모른다. 체계화하고 예측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 받고 싶은 심리와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불안과 절망 속에 인간의 삶이 있다. 자신을 낳은 아버지를 닮았지만, 그를 증오하게 되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관계의 속사정을 제외한다면...)와 어느 부분 묘하게 닮아있다. 어쩌면, 우리들의 미토콘드리아 어딘가 끄트머리 즈음에 카오스를 유발하는 유전적 DNA계보가 숨겨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은경_대구내려가기전의J_패널에 과슈_60×41.5cm_2016
구경환_수상한 나라_캔버스에 혼합재료_89.4×145.4cm_2015
쑨지_Bar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6
이은경_무제_아사천에 유채_116.8×80.3cm_2015

개성의 꽃 ● 갈라진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자라난 들풀처럼 인간의 개성도 질서와 무질서의 틈에서 자라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기 힘든 디지털의 밭에서 자라난 A.I(물론 이 또한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는 들풀과 같은 감수성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정확한 논리의 컴퓨터가 갖추지 못하는 비논리적인 또 다른 인간의 특징, 개성은 뒤섞여진 삶 속에 피어난다. 수많은 화가가 꽃을 그리는 이유처럼 또 많은 화가가 사람을 그리는 이유는 같지만 같지 않은 인간을 마주하기 위함이다.

오! 마주 Hommage!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6
오! 마주 Hommage!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6
오! 마주 Hommage!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6
오! 마주 Hommage!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6

단상2, 아무개의 생태계 사전 ● 들풀, 비바람에 꺾이는 일 없이 스스로 사라져 가는 법을 터득한 생명체 / 사람, 두발로 서서 불을 지피며 보이지 않는 희망을 좇는 자 / 개성, 안정적 미래를 보장받고 싶은 카오스적 유전자를 가진 특성 / 군상, 마음의 뿌리가 다른 같은 줄기 위에 피어난 각자의 꽃 / 감각, 생각과 말이 다다르지 못하는 곳의 자신도 모르는 어느 언저리 / 화가, 감각을 그리는 사람 / 그림, 사람이 그린 감각 ■ 김승환

Vol.20160510b | 오! 마주 Homm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