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야기

박인현展 / PARKINYEON / 朴仁鉉 / painting   2016_0511 ▶︎ 2016_0516

박인현_Umbrella-인왕 夏色_한지에 채색_56×76cm_2016

초대일시 / 2016_0511_수요일_06:30pm

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PROVINCE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 6층 Tel. +82.2.720.4354 www.jma.go.kr

박인현의 우산들은 일정한 변화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형태적 변형을 통한 조형적 변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표현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와 사색의 변이를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일정한 단계적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박인현이 작가로서의 입문과 입지를 구축한 것은 지난 1980년대 초의 일일 것이다. 당시 그가 보여주었던 탁월한 묘사력과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 방식은 이후 그의 작업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을 대별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결국 작가로서의 입문기의 그가 선택한 전통의 대척점에서 현대를 모색한다는 조형적 위치 설정과 이를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묘사와 표현을 통하여 구체화한다는 작업의 방향 설정은 그의 작업 전반을 시종 관류하고 있는 두 가지 핵심 가치인 셈이다.

박인현_Umbrella-인왕 冬色_한지에 채색_56×76cm_2016
박인현_Umbrella-未完의사과_한지에 채색_130×88.8cm_2016
박인현_Umbrella-박연폭포 秋景_한지에 채색_120×75cm_2016

이러한 가치를 지탱시켜 주는 요체는 바로 인간과 생명에 대한 외경과 존중이라 할 것이다. 그가 취한 대상이나 조형적인 설정은 모두 일정한 의미와 복선을 내재하고 있는 일종의 장치들이다. 공해에 신음하며 죽어가는 물고기나 평화롭고 서정적인 자연 풍광은 말할 것도 없을 뿐 아니라 명멸하는 신호등이나 펴지고 접혀진 우산들 역시 생명 현상에 대한 일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조형적 부호이다. 즉 신호등의 깜박거림이나 우산의 펼쳐지고 접힘은 바로 생과 사를 대별하는 상징이자 은유인 것이다. 결국 그의 작업은 줄곧 실험을 통하여 전통 회화의 질곡을 타개하고, 이를 통하여 획득되어진 새로운 형식을 통하여 생명과 자연에 대한 외경과 존중을 형상화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박인현_Umbrella-박연폭포 夏景_한지에 채색_120×75cm_2016
박인현_Umbrella-인왕제색_한지에 채색_88.8×130cm_2016
박인현_Umbrella-정이품 紅松_한지에 수묵채색_91.5×117cm_2016

그의 우산은 이제 새로운 면모를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호흡하고자 한다. 사실 우산은 그 자체로 대단히 강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낭만과 우수의 상징일 뿐 아니라 해맑은 동심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작가가 만약 이러한 우산의 일차적인 인상과 이미지만을 차용하였다면, 그것은 소재주의의 편협함에 함몰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생명에 대한 사유와 긍정을 표출해 내었으며, 우산을 단순한 소재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특정한 의미를 지닌 상징체계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제 그의 우산들은 또 다른 대상과 소재를 아우르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지닌 의미 있는 조형 부호로서 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백두산 천지, 독도, 인왕산, 모악산 등 상징성 강한 산수 풍광들을 우산을 통하여 재구성하여 조형화하고자 하는 근작들은 이전의 작업들과는 다른 또 다른 장쾌한 스케일의 심미를 보여주고 있다. 일정한 시의성을 바탕으로 상징성 강한 산수 풍광의 양태를 차용하지만, 이를 해체한 후 다시 우산이라는 특유의 형상 부호와 조형체계를 통하여 재조합함으로써 그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박연폭포」, 「인왕재색」 등을 재해석한 작품일 것이다. 이는 전통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재해석의 시도라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며, 향후 작가의 작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력한 단서라 여겨진다. 즉 이전의 우산들이 서정과 낭만을 전제로 한 상징적인 부호였다면, 이제 그의 새로운 우산들은 서정과 서사를 동시에 아우르는 보다 큰 의미의 상징체계로 구체화되고 있다 할 것이다. ■ 김상철

Vol.20160511e | 박인현展 / PARKINYEON / 朴仁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