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사물들 The language of things

박천욱_지희킴_허산展   2016_0512 ▶︎ 2016_0630

초대일시 / 2016_0512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132(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53.766.9377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 에서는 '말하는 사물들(The language of things)'전시를 개최한다. 객체로서의 사물이 아닌 하나의 주체로서 사물을 조명한 이 전시에는 박천욱, 지희킴, 허산 등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각기 다른 사물의 언어들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 박천욱은 일상의 오브제를 분해하고 재조합한 조각, 사진 작업을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수용해왔던 시각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반면 책을 오브제로 삼은 지희킴은 기존의 책 위에 드로잉을 그리거나 다른 오브제로 재구성한 팝업북 형식의 설치작업을 통해 개인적 단상에서부터 사회적 통념에 대한 비판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허산은 부서진 기둥과 무너진 잔해를 실물과 흡사하게 재현한 설치작품을 연출하여 예술과 일상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선을 탈피하는 방법을 흥미롭게 제안한다.

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이렇듯 세 예술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일상적 사물과 미술적 오브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습적인 시선을 잠시 접어 둔 채 사물들의 발화와 발언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박천욱_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박천욱_나는 안다. 당신이 모를 거라는 것을…_스테인리스 스틸, 레진_175×140×80cm_2015
박천욱_믿음 없이_ed.1/5_피그먼트 프린트_각 38×50cm_2013
박천욱_믿음 없이5_ed.1/5_피그먼트 프린트_38×50cm_2013

박천욱은 일상의 익숙한 것들을 낯선 방식으로 재조합한 조각과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업은 초현실주의의 '낯설게 하기' 수법을 기저로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색다른 시각을 제안한다. 주전자, 컵, 건지개 등의 주방용품을 비롯하여 플라스틱 바구니, 의자, 훌라후프, 양복 걸이, 교통 방벽 등 지극히 일상적 오브제를 작품의 소재로 선택하여 이를 분해하고 재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작가는 이 과정을 '화해'라고 일컫는다. 분해와 재조합으로 온전치 못하게 구성된 오브제가 특정한 시점에서 배경을 비롯한 화면 속 모든 요소와 만나는 바로 그 순간, 그들 사이에 화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수용해왔던 시각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박천욱의 오브제들은 우리의 불완전한 인식의 세계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한 실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희킴_불가능한 열망_기부 받은 책에 잘라진 잡지조각_가변크기_2014
지희킴_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지희킴_정원의 주인_기부 받은 책 페이지에 콜라주_가변크기_2014~15 지희킴_새벽을 헤엄치는 드로잉-Another important_기부받은 책에 색지, 과슈_가변크기_2016

지희킴은 이번 전시에서 책을 오브제 삼아 세 가지 연작을 선보인다. 「새벽을 헤엄치는 드로잉」 연작은 기부 받은 책의 펼친 페이지 위에 드로잉한 작업이다. 책에 수록된 단어나 문장에서 출발한 그의 드로잉은 작가 자신이 경험해온 사건이나 단상들로 이어진 일종의 기억의 인쇄물과 같다. 다른 연작 「정원의 주인」에서 작가는 기부 받은 책 속에서 익명의 편지나 오래된 도서 열람증, 누군가 적어놓은 메모 등 사적인 텍스트와 조우한다. 작가가 영감을 얻은 마른 꽃은 낡은 책 속에서 다시 피어나며 시각과 후각을 동반한 강력한 이미지로 재탄생한다. 한편 팝업 북 형태의 드로잉 설치작업인 「불가능한 열망」은 아름다움에 대한 정형화된 정답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이성의 권위를 상징하는 학술 영문 서적 위에 껍질뿐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백인 모델의 이미지들을 대치시킴으로써 미(美)와 지(知)의 이분법의 충돌과 갈등 구조를 만든다.

허산_말하는 사물들展_스페이스K_대구_2016
허산_Ball in the pillar_콘크리트, 합판, 목재, 농구공_382×32×32cm_2016
허산_Broken Pillar #07_ed.1/10_C 프린트_76×57cm_2012

허산의 작품은 부서진 벽과 기둥 속에 드러난 오브제, 그리고 무너진 잔해와 파편들 그 자체이다. 그의 작품은 실물의 벽이나 기둥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흡사하게 제작되어 관람객들이 의도적으로 찾기 전에는 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눈앞에 있어도 작품인 줄 모르다가 이것이 작품이라고 깨닫는 순간 주변이 달리 보인다. 작품과 작품을 둘러싼 공간, 그리고 공간과 관람자, 작가의 의도 등이 점점 확대되고 맞물려 가면서 관람자는 다양한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즐거움은 이제는 평범한 벽을 보아도 그의 작품인지 의심하며 유심히 살펴보는 일상에 대한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업은 관람자들이 기둥에 뚫린 구멍 사이로 보이는 농구공을 통해 현실과 다른 세계를 엿보고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부서진 기둥과 무너진 잔해와 파편들이 어떻게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지, 부서진 기둥과 농구공에 대한 궁금증은 공간과 작가에게로 확대되어 버린다. ■ 스페이스K

Vol.20160514d | 말하는 사물들 The language of thing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