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숙展 / JANGMINSOOK / ??? / painting   2016_0520 ▶︎ 2016_0612 / 월요일 휴관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80.4×80.4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 ART FACTORY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5(통의동 7-13번지) Tel. +82.2.736.1054 www.artfactory4u.com

이번 아트팩토리에서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을과 집 풍경을 그려왔던 장민숙 작가의 10회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산책하는 사람'을 뜻하는 'flaneur' 연작을 선보이는데, 제목에서 부터 싱그러운 여름밤 한가로운 동네 골목길을 걸어보는 기분 좋은 경험을 상상하게 한다. 'flaneur'는 여러 뜻이 있지만 그 중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생업에 쫒기지 않으며, 마음이 내킬 때 한가하게 산보할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 있다. 과연 요즘같이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에 이런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각박한 도시에서 사는 우리에게 이런 생활이란 거의 꿈이자 로망과도 같은 것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장민숙은 화가라는 직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새롭게 선택한 화가의 길에서 수없이 그려내는 색, 선, 면의 반복된 터치가 집과 집, 창과 창, 길과 길을 만들고 또 이렇게 우연히 탄생된 단순한 도형들이 마치 우리에게 소박하고 편안한 삶의 풍경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162×89.5cm_2016

그의 작품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일상의 무게를 뒤에 두고 느린 걸음으로 한가로이 거니는, 거닐기를 바라는 작가야 말로 여유로운 시간의 'flaneur'이자 고요함이 묻어나있는 진정한 내면의 성찰자가 아닐까 하는... 끝으로 꿈꾸듯 한가로운 풍경과 우리 모두가 걷고 싶은 마음의 산책길을 그려내는 작가 장민숙의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면서 쫓기듯 달려온 우리들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작가의 10회 개인전에 진심어린 축하를 보낸다. ■ 아트팩토리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50.3×30.6×30.6cm_2016

우(宇)주(宙)를 담은 화면, 우주를 닮은 작가 장민숙 ● 하나의 작품은 하나의 세계다. 그래서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 역시 하나의 세계다.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는 것 역시 지난한 일이다. 조금더 솔직하게 고백하면 우리가 작품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다만 이러한 불가능을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기다릴 뿐이다. 때문에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관람객은 말없이 지켜보는 이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는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장민숙의 작품 역시 어떤 개별의 세계다.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27×27cm×2_2016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162×259cm_2016

화면 가득히 집이 그려진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한자로 집을 왜 우(宇)라 했고, 집을 왜 주(宙)라 했으며, 이 집들을 모아 우주(宇宙)라 부르는지에 대한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말과 글의 세상에서는 이미 그의 작품에 대해 우주라는 어떤 단서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사람이 세계라면 그 세계를 품는 집이 우주일 수 있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 그의 화면에서 빼곡한 집들은 벽돌을 재료로 삼아 이를 쌓고 올려 집을 짓는 것처럼, 기억을 쌓고 하나하나의 세계를 쌓아 올린 우주이다. 그는 이 집들 곳곳에 자그마한 창문이나 대문을 어떤 작품에서는 조금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에서는 단순한 하나의 면(面)으로 처리해 놓았는데, 이는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타인의 삶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는 어떤 장치로 읽혀진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모두는 딱 이 창문의 크기만큼만 타인에게 열려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80.4×80.4cm_2016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32×91cm_2016

집에는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이 담겨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에게 집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은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과 등가(等價)다. 이미 규격화되고 제도화된 아파트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하고 이를 부정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질문은 삶이 지속하는 한 의미 있고 유효하다. 장민숙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질문하고 그 삶이 하나의 우주이자 가장 고귀하고 가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하며 무한히 넓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그의 세계를 정면에서 마주한 것이다.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80.4×80.4cm_2015

그의 작품은 호들갑스럽지 않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공고한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화면에 온갖 장치를 추가하고 시선을 잡아끌고 부르짖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고요하다. 모든 작품에서 드러나는 일관된 제목 「산책」처럼 아주 느리고 소박하게 천천히 나아간다. 그의 작업이 가지는 미덕이다. 비록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주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아 그렇게 서서히 자신의 세계로 편입시킨다. 빠르게 지나치는 것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다. 지금의 세상이 그렇다.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어디론가 가고 있지만 무엇을 놓치고 가는지도 모르고 있다. 빠르게 가는 것이 앞서 가는 것이고 일찍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속도가 얼마나 무의미 하고 부질한지를 일깨워 준다. 그가 추구하는 세계는 어떠한 속도로도 도달할 수 없는 넓이와 공간을 갖고 있으니까 말이다.

장민숙_flaneur_캔버스에 유채_22×16cm×2_2015

그의 작품은 강요하지 않는다. 거창한 철학이나 미학적 담론을 주지시키기 위해 설득하거나 교조적인 시선으로 억압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세상을 연민하지도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냥 나를 이해하고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거대한 우주에서 한없이 미약한 개인이고 잠시 머무르다 떠나는 존재일 수밖에 없지만 결국 내가 그 세계를, 그 사람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지 사랑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나를 이해하고 발견하기 위해 마주한 세계, 미시적이고 개별적인 세계라 할지라도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지를 아주 느리지만 진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의 작품과 세계. 그래서 숙연하다. 나는 그 세계를 이해할만한 어떤 혜안도 공고한 지식도 갖추지 못했다. 다만 이렇게 겨우겨우 써내려 갈 뿐이고 기다릴 뿐이다. 그의 우주는 끝없다. ■ 박준헌

Vol.20160517g | 장민숙展 / JANGMINSOOK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