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현展 / LEESUNGHYUN / 李成鉉 / painting   2016_0518 ▶︎ 2016_0531

이성현_봄_수묵채색_123×151cm_2016

초대일시 / 2016_0518_수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6_0526_목요일_02: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이성현 개인전이 갤러리그림손에서 4년 만에 초대전을 갖는다. 전통적인 형식에서 한국화의 진리를 찾아가는 이번 개인전에는 수묵채색도 선보이고 있다. 『추사코드』의 저자이기도 한 이성현 작가는 추사의 글을 통해 새로운 정치적 발현을 구현한 의미와 사상을 풀어내고 있으며 시리즈로 계속 집필 중이다. 5월 26일(목) 2:00pm에 진행되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이성현 작가의 작품론과 다양한 한국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자유롭게 갤러리에 신청하면 된다. ■ 심선영

이성현_봄_수묵채색_123×151cm_2016
이성현_창가에서_수묵채색_123×151cm_2016

천 마디 말보다 찰나의 눈빛이 진실에 가까운 법이다. 사람의 말이란 뇌가 걸러낸 것이지만 눈빛은 반응인 까닭에 꾸밀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눈빛은 친절하지 않으니,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읽어낼 수 없기에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빼어난 예술작품은 많은 것을 암시할 뿐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을 담고 있거나 설명할 수 없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예술가는 작품에 입김을 불어넣은 후 작품 곁을 떠나버린다. 작가의 품을 떠난 작품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며 세상의 일원이 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이것이 예술작품을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부르게 된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독립된 인격체와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 하겠다.

이성현_가을하늘_수묵채색_123×151cm_2016
이성현_가을비_수묵채색_95×191cm_2016

상대의 깊은 이야기를 듣고자 하면 먼저 나의 가슴을 열고 상대에 다가서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나의 눈과 가슴을 기울이는 수고로움 대신 타인의 입을 먼저 바라보는 이상한 풍조가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소위 "아는 만큼 보인다."며 무례한 것에 무신경해진 사람들이다. 물론 많이 알수록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이다.

이성현_겨울을 기다리는 이유_수묵채색_95×191cm_2016
이성현_여명_수묵채색_95×191cm_2016

누군가의 소개로 만남의 장소에 불려 나온 예술작품과 마주해보면 소개를 주선한 사람의 떠드는 소리만 요란할 뿐, 정작 주인공은 의례적인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격식을 갖춘 만남이 매끄럽긴 하지만, 문제는 "감동이 없다."는 것이다. 빼어난 걸작을 감상하며 왜 감동을 느낄 수 없을까? 작품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며, 당신이 직접 말을 건네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탓이다.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누군가가 알려준 지식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면, 나의 감각과 느낌은 어느 구석에 버려둬야 좋을까?

이성현_다반향초 茶半香初_수묵채색_137×198cm_2016
이성현_박무 薄霧_수묵채색_137×198cm_2016

예술이 아직도 감성의 영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예술작품 감상에서 '앎'이란 것에 감흥을 우선할 수 없으며, 감흥의 부산물일 뿐이란 반증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느낄 감흥의 기회를 타인이 정리한 '앎'으로 대신한 채 예술작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감동을 기대하는 것만큼 허망한 바람도 없을 것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당신의 눈길에 반응하고, 당신의 무뎌진 감각을 다듬어주며, 끝내 당신의 가슴을 벅차게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명작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그저 당신의 눈과 가슴을 믿고 작품과 마주하면 된다. 만약 당신의 예의와 성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 없는 작품이라면, 차라리 당신과 공명점(共鳴占)이 없거나 어느 순간 가슴이 먹먹할 만큼 큰 울림과 함께 다가오는 것이 예술작품 이므로, 함부로 당신 몫의 감동을 타인의 지식과 바꾸는 짓만은 피하시길 바란다. ■ 이성현

Vol.20160518g | 이성현展 / LEESUNGHYUN / 李成鉉 / painting